[저평가 시그널: PBR 0.3]코오롱그룹, 신사업 전초기지 중심 저밸류 탈피승계 엮이며 지주사는 PBR 0.12배…신약 개발 다시 나선 티슈진 12배 눈길
최은수 기자공개 2025-05-16 08:12:27
[편집자주]
주가는 단기적으론 인기 투표지만 길게 보면 계량기라는 말이 있다. 왜 헐값에도 투자자가 발길을 돌릴까. 시간이 지나면 진짜 무게가 드러난다. 그 괴리를 찾는 과정에 사용되는 지표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최근 유력 대선후보는 PBR이 0.3배도 안되면 시장에서 정리해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가시방석에 앉은 종목들을 더벨 SR본부가 저울에 올렸다. 저평가인지, 벗어날 수 없는 밸류트랩인지, 시장평가와 본질가치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재고 구조적 원인을 파헤쳐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2일 14시2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54년 이원만 창업주의 개명상사로부터 시작한 코오롱그룹은 국내에서 나일론을 생산하며 섬유산업의 효시로 성장해 왔다. 2025년 기준 재계서열 38위, 45곳의 계열사를 갖춘 대기업집단으로 자리하고 있다.출범 후 70여년이 지나 코오롱그룹은 7곳의 상장계열사로 섬유에서 건설 등을 포함한 중후장대, 그리고 바이오를 아우르는 대기업집단이 됐다. 오너2세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은퇴하고 오너3세 승계도 시작했다. 그룹 일부 기업이 구조적 밸류트랩에 빠져 있으며 신사업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도 이런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코오롱그룹 주요 계열사들 중 지주사 및 코오롱인더스트리는 PBR이 0.3배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신사업으로 꼽히는 코오롱티슈진 등 바이오 산업은 허가 취소 이슈를 딛고 반등에 성공해 높은 PBR을 기록하고 있다.
◇코오롱그룹 지주·중간지주 3개사 PBR>0.3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 상장사 808개, 코스닥 상장사 1675개 등 2483개 기업을 전수조사한 결과 2024년 말 기준 PBR이 0.3배에 미달한 기업은 225개로 집계됐다. 코오롱그룹 가운데선 코오롱과 코오롱글로벌, 그리고 코오롱인더 총 3개 사가 이에 해당했다.
PBR은 주가를 BPS(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인데, 수치가 1배 미만이라는 것은 당장 회사를 청산하더라도 자산 장부상 가치 전액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코오롱그룹의 경우 7곳의 상장계열사 중 5곳이 PBR>1에 해당했다. 앞서 3곳(코오롱, 코오롱글로벌, 그리고 코오롱인더)은 PBR이 0.3배를 밑돌았다.

시장에선 통상 PBR 배수가 5년 간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한 건 주가 관리에 의지가 낮다고 본다. 코오롱그룹의 경우 코오롱글로벌을 제외하면 2020년부터 5년 간 PBR이 내린 곳은 없다. 다만 적잖은 상장계열사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PBR을 나타내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내 전체 상장사 가운데 저 PBR을 나타낸 기업들을 각 업종별로 나눠보면 지주사가 16개(18.8%)로 가장 많았다. 이를 고려하면 코오롱과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지주사 및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디스카운트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인더의 경우 지주사는 아니지만 석유화학 업황이 급격하게 악화한 2021년을 기점으로 PBR이 낙하하기 시작했다. 그룹 내에서도 상당히 무게감 있는 사업부문을 쥐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어두운 화학 업황을 이겨내지 못하는 셈이다.

◇신사업 책임지는 바이오 반등 시작…'중간지주 체제' 모빌리티는 하락세
반대로 자동차 사업과 바이오·의약품 계열사들은 비교적 양호한 BPR을 보인다. 현재로선 코오롱그룹의 미래이자 신사업을 책임지는 전초기지들이 그룹의 비전을 지탱하고 가리키는 셈이다.
그룹 내 PBR 으뜸은 바이오 사업을 책임지는 코오롱티슈진이다. 2024년 말 기준 PBR이 12.68배를 가리키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다.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허가를 취소 당했지만 미국 임상이 무르익으면서 반등을 시작했다.
장기간의 거래정지와 시장 퇴출 위기를 이겨내고 임상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코오롱티슈진만의 서사를 만든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수 년 간 부침을 겪었지만 여전히 TG-C가 타깃하는 골관절염 치료시장의 미충족의학수요(언멧니즈)가 여전히 거대한 점도 밸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엔 TG-C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도 걷어내는 모습이다. 국제골관절염학회(OARSI) 총회에서 최대 15년에 걸친 장기추적조사 결과 TG-C가 암을 유발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데이터를 내면서다. 미국에서 수행된 임상 2상 환자 33명과 임상 3상 환자 11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TG-C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중 미국 임상 3상 환자들의 추적 관찰을 마치는 대로 FDA에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을 할 계획이다. 적어도 상업화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는 동안엔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2023년 코오롱글로벌에서 인적분할로 출범한 비교적 신생회사다. 코오롱글로벌 내 수입차 판매·정비 및 수입오디오 판매 사업이 떨어져 나와 산하에 코오롱아우토(아우디), 코오롱오토모티브(볼보), 코오롱제이모빌리티(지프) 등을 배치했다. 그해 9월에는 BMW·미니 브랜드 수입차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코오롱모터스를 설립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최근 주가 추이가 부진해 2023년 상장 당시 공모가(3540원)를 밑돌고 있다. 2023년 코오롱글로벌에서 인적분할로 출범한 비교적 신생회사다. 코오롱글로벌 내 수입차 판매·정비 및 수입오디오 판매 사업을 분할해 신설회사로 만들었다.
자동차 관련 사업은 전반적인 호조를 보이지만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사업회사이면서도 중간지주사 형태를 띠는 점이 밸류를 누르는 모습이다. 현재 코오롱모빌리티 산하에는 코오롱아우토, 코오롱오토모티브, 코오롱제이모빌리티, 코오롱모터스 등이 배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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