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글로벌전략 점검]글로벌도 슬림하게…KB국민카드, 조직개편 해외사업 효율화②글로벌사업그룹, 3년 만에 통합…중복기능 정비, 시너지·내실 강화 초점
김보겸 기자공개 2025-05-16 12:56:14
[편집자주]
국내 카드사들에겐 글로벌이 선택이 아닌 필수다. 포화된 내수시장을 넘어서기 위해 수익원 다각화 돌파구로 해외 진출이 절실해졌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불확실성은 아시아 저개발국 금융시장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쿠데타 같은 정치리스크와 지진 등 자연재해도 영업을 위협하고 있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시점, 카드사들 해외사업 현주소와 미래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15시5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카드가 글로벌사업 조직을 통합하는 조직개편에 나서며 전략 축을 성장에서 효율로 전환하고 있다. 과거 이창권 전 대표 체제에서 빠르게 확장됐던 글로벌 조직이 최근 2년간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올해부터 금융영업그룹과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해외법인의 실적 반전이 쉽지 않은 가운데 조직 효율화와 시너지 제고를 우선순위에 둔다는 판단이다.◇본부→그룹→통합…3년 만에 달라진 글로벌조직 위상
KB국민카드의 글로벌사업을 전담하는 조직은 2022년 글로벌사업본부로 출발했다. 당시 이창권 대표가 취임 1년 차에 신설한 본부급 조직이다. 이 전 대표는 KB금융지주에서 글로벌전략총괄(CGSO)을 맡아 해외진출과 인수합병 전략을 주도해 온 인물이었다.
이 전 대표는 글로벌사업을 KB국민카드의 차세대 성장영역으로 삼고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3개국 법인의 관리 역량을 본사 차원에서 집중 강화했다. 본부 신설은 이 같은 전략의 첫 단추였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글로벌사업본부를 글로벌사업그룹으로 격상했다. 이는 KB국민카드 조직체계상 최고 수준의 지위로 당시 상무 직급이 글로벌사업그룹장을 맡았다. 해외사업의 전략기획부터 리스크관리, 경영성과 점검까지 포괄적 책임을 담당하며 위상을 높였다.
하지만 2023년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동남아 경기둔화, 코로나19로 인한 채무유예 종료 등 대외환경 변화로 해외법인의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이다.
2022년 254억원에 달했던 해외법인 순이익은 2023년 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24년에는 507억원의 대규모 손실로 전환했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KB FMF는 대손충당금 확대 등으로만 5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KB국민카드는 김재관 대표 체제에서 올해 글로벌사업그룹을 금융영업그룹과 통합해 금융·글로벌사업그룹으로 재편했다. 이로써 글로벌사업그룹은 별도 조직으로서의 지위를 내려놓고 금융사업과 연계한 효율운영에 들어갔다.
현재 글로벌사업은 금융·글로벌사업그룹 내 글로벌사업부에서 전담하고 있다.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 3개국 현지법인과의 커뮤니케이션과 경영관리 기능을 하고 있다. 글로벌사업부는 전사 해외전략 수립과 현지 자회사 컨트롤타워 기능, IT 시스템 기획, 글로벌 사업 공시 및 대내외 보고 업무 등을 수행한다.
각 법인에는 RM(Relationship manager)이 배치돼 본사와 현지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해외법인 경영 모니터링 및 지원 업무도 한다.
◇해외법인 성장 둔화에 전략 수정…기존 포트폴리오 안정화 집중
이번 개편의 핵심은 중복 기능의 통합이다. 금융영업그룹이 수행하던 비카드사업 관리 기능 일부가 글로벌사업그룹과 유사하게 운영되면서 효율이 낮아졌다는 판단이다. 두 조직을 하나로 묶어 유사 업무를 정비하고 조직 슬림화를 통해 글로벌사업을 효율화하겠다는 취지다.
KB국민카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확대 전략을 펼쳤다. 2020년 인도네시아 금융사를 인수해 KB FMF를 출범했고 2021년에는 태국 J핀테크를 인수한 KB J캐피탈을 설립했다. 2022년에는 캄보디아의 i파이낸스리싱을 인수했다.
3년 연속 확장 행보로 KB국민카드는 캄보디아·인도네시아·태국 3국을 거점으로 한 동남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러나 인수 후 2~3년이 지난 지금 외형 확장만큼의 수익을 거두지는 못했다. 인도네시아는 연체율 급등과 자산건전성 악화로 대규모 충당금을 반영했고 캄보디아 역시 환율·금리 리스크 등으로 손실이 커졌다.
KB국민카드는 올해 글로벌사업 전략을 비즈니스 효율화 및 경영관리 고도화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시장에서는 지속가능성 기반을 다지고 새로운 시장은 검증된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지역에 한해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는 "동남아 자회사의 사업을 효율화하고 경영관리체계를 고도화해 현지법인의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확립할 것"이라며 "소비자금융업 성장 가능성이 높고 기존 현지법인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이 적용 가능한 시장을 적극 발굴 중"이라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동남아시아 외 국가 진출도 지속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김보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고금리 벽 감내한 롯데카드, 외형확장 계속된다
- [카드사 글로벌전략 점검]글로벌도 슬림하게…KB국민카드, 조직개편 해외사업 효율화
- [카드사 글로벌전략 점검]확장보다 효율…KB국민카드, 해외사업 기조 전환
- [카드사 글로벌전략 점검]신한카드, '카자흐 질주'로 재도약…베트남도 기지개
- [카드사 글로벌전략 점검]단독체제 2년차 신한카드, 유관부서 시너지로 새 판 짠다
- [Sanction Radar]228억 배상받는 NH농협카드, 10년전 정보유출 후 보안 강화
- [카드사 글로벌전략 점검]신한카드, 글로벌 4각편대…카자흐, 'JV전환' 덕 봤다
- [Policy Radar]기부받은 코인, 즉시 현금화 허용된다
- [NPL 자금조달 리포트]키움F&I, 열위한 등급에도 유리한 조달, 비결은
- [Policy Radar]상호금융 PF 대출, '20% 룰' 도입되나…당국·업계 줄다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