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앱클론 동행 전략]표면적으론 CAR-T 사업화, 숨은의미 제약업 'CGT 주도권'①네스페셀 상업화 가능성에 베팅, 국내 판매 우선권 확보
이기욱 기자공개 2025-05-16 08:35:19
[편집자주]
항체·CGT 바이오텍 앱클론이 종근당을 2대주주로 유치했다. 종근당은 앱클론에 120억원을 투자한다. 양 사는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공동 연구개발과 CAR-T 치료제 국내 상업화 등 폭넓은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오픈이노베이션 산물의 시너지 기대효과를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08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많은 바이오텍, 당연해진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짝짓기는 흔해보이지만 또 쉽게 이뤄지는 일은 아니다. 누구나 협업을 얘기하지만 또 기술이라는 지적재산권(IP) 더 나아가 불확실의 영역인 신약에서 손을 잡는 일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그런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돈이 있는 제약사들이 선택한 바이오텍은 상당히 신중하고도 어려운 결정이라는 점에 의미가 실린다. 최근 종근당과 앱클론의 협업도 그래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더욱이 항체와 더불어 뉴 모달리티인 CGT(세포유전자치료제)를 타깃하는 앱클론 손을 맞잡았다는 점도 특이점으로 꼽힌다.
종근당은 앱클론의 핵심 파이프라인 '네스페셀(AT101)'의 국내 사업권을 확보하면서 제약업계 CGT 주도권 선점에 나선다. 기존 CAR-T 치료제와는 차별화된 항체에서 높은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고 국내 대형 제약사 중 처음으로 CAR-T 상업화 계획을 공식화했다.
앱클론은 임상 이후 단계에서 필수적인 인허가 노하우와 국내 영업 인프라를 확보했다. 중장기 연구·개발(R&D) 협업 체제도 구축해 후속 파이프라인 사업의 안정성도 높였다.
◇3년 전 기술 초기 단계 CGT 가능성 공감대, 작년 세부 논의 시작
종근당과 앱클론의 지분 투자 및 파트너십 계약은 작년 말부터 구체화되기 시작됐다. 차세대 파이프라인 후보를 물색하던 종근당이 앱클론의 기술을 접한 시기는 약 3년 전이지만 당시에는 개발 초기 단계였다. CGT 기술의 가능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했지만 실질적인 협력까지 진전되지는 못했다.
2023년 네스페셀의 임상 1상 결과 공개됐고 작년 국내 82명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2상에도 진입했다. 네스페셀 임상 2상은 국가신약개발사업으로도 선정됐다. 앱클론은 작년 하반기 이러한 네스페셀을 비롯한 주요 개발 사업의 진전 사항들을 다시 공유했고 종근당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종근당은 다른 바이오텍들과 비교해 앱클론의 CAR-T 치료제의 상업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앱클론은 올해 상반기 중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도출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르면 2027년 상업화를 기대하고 있다.

앱클론 네스페셀의 가장 큰 강점은 기존 CAR-T 치료제들과는 다른 자체 항체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킴리아와 예스카타, 테카투스, 브레얀지 등 현재까지 상업화가 이뤄진 4개의 CAR-T 치료제는 모두 마우스 유래 'FMC63' 항체를 기반으로 하지만 네스페셀은 신규 항체 h1218를 이용한다.
이들 치료제와 동일한 CD19 단백질을 타깃하지만 특허 이슈에서 자유롭다. FMC63 항체와 차별화된 부위에 결합하고 체내 지속성도 높아 재발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종서 앱클론 대표는 "고유 항체 개발 플랫폼 기술 NEST를 기반으로 자체 발굴한 고유한 항체기 때문에 상업화 추진 시 특허 문제에서 자유롭다"며 "기술 이전 측면에서도 보다 높은 가능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이르면 2027년 출시 기대, 제약사 선발 주자 위치 확보
종근당은 지분 투자와 함께 체결한 파트너십 계약에 네스페셀에 대한 국내 사업권 내용도 포함시켰다. 네스페셀이 계획대로 2027년 조건부 출시가 이뤄진다면 종근당이 판매 우선권을 갖는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 중 CAR-T 치료제에 대한 상업화 계획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곳은 종근당이 처음이다. ADC 등 항체의약품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약사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는 CGT 분야의 주도권을 선점하고자 하는 의지다.
종근당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연구·개발(R&D) 분야의 영역 확장을 예고했다. 이장한 회장은 올해 초 "합성신약은 물론 ADC와 같은 항체치료제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의 분야에서 종근당만의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근당은 이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KD-703' 개발 사업으로 ADC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앱클론 지분 투자로 CGT 분야까지 보강했다.
앱클론은 종근당이 갖고 있는 임상 이후 단계의 인허가 노하우와 영업 인프라 등을 이식 받는다. 대형사와의 공동 연구개발 체제 구축으로 네스페셀의 뒤를 이을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의 안정성도 높였다.
종근당 관계자는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바이오 신약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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