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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투자풀 지각변동]ETF 포트폴리오 추가…삼성·미래에셋운용의 '고민'⑥하반기 시행 전망, KODEX·TIGER 제외시 선택폭 적어…편입 규모 미미할 수도

구혜린 기자공개 2025-05-20 15:13:59

[편집자주]

연기금투자풀 운용은 까다롭고 보수가 낮지만, 70조원 자금을 굴린다는 점에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에게 '명예의 전당'으로 인정된다. 올해로 '25돌'을 맞은 투자풀은 대변혁을 앞두고 있다. 그간 통합펀드를 운용하는 주간운용사 자격은 자산운용사에게만 주어졌으나, 증권사에게도 개방되면서다. 더벨은 연기금투자풀 제도의 변화 배경과 이를 둘러싼 업계의 다양한 이슈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5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기금투자풀 제도 개편안에는 주간운용사 조건 완화 말고도 새로운 내용이 담겼다. 포트폴리오상 국내 주식형 및 채권형 ETF(상장지수펀드) 추가다. 주간운용사는 국내주식 또는 채권 운용자산의 20% 한도 내에서 ETF형 재간접펀드를 운용할 하위운용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ETF 업계는 시장 확장의 청신호로 이를 받아들였다.

두 주간운용사가 ETF업계 거인이라는 점은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긴다. 양사가 편입할 수 있는 자사 ETF는 최대 7.5%에 그친다. 순자산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상당한 ETF를 KODEX, TIGER를 배제하고 선택해야 하는 셈이다. 자산운용사가 주간사임에 따라 ETF '운용의 묘'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증권사는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는 올초 연기금투자풀에 ETF를 편입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지난 2월 발표한 연기금투자풀 제도 개편 방안 하위 내용 '투자풀 운용전략 다변화'의 한 축으로 "국내 ETF 시장 성장에 따라 국내 주식, 채권형 ETF 투자를 허용해 상품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내용을 기재했다. 이는 주간운용사의 사전 설득 등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뤄진 개편안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연기금투자풀 제도 혁신을 위해 기재부가 독자적으로 고안해 낸 방안이라는 의미다.

큰 틀에서는 ETF 투자 룰이 정해졌지만, 세부적인 기준은 아직이다. 전체 국내주식 또는 국내채권 자산을 100으로 봤을 때 여기서 20% 비중 이내 ETF를 투자할 수 있게 제한을 두고 허용한다. 운용보수는 주식형 ETF가 16bp, 채권형이 10bp 이하여야 한다. 또 동일 운용사 ETF 비중은 30% 이내로, 동일 ETF는 20% 이내로 편입할 수 있다. 이같은 룰을 기반으로 볼 때 기재부는 ETF를 직접투자자산이 아니라 펀드 단위로 보고 연기금투자풀 내 운용을 허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획재정부 '연기금투자풀 제도 개편안' 자료

자산이 아닌 펀드로 취급할 때 예상되는 난제가 있다. 두 주간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는 '7.5%' 내로 밖에 편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2022년부터 기재부는 주간운용사의 겸임운용을 5%까지 풀어줬다. 통합펀드를 운용하면서 개별펀드(하위펀드)도 운용할 수 있는데 양사 각각 5%까지 가능하다는 뜻이다. 여기서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2.5%포인트(p)씩 추가하거나 감할 수 있는데 양사 모두 합격점을 받아 오는 7월부터 7.5%로 겸임운용이 확대된다.

ETF 시장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TIGER와 KODEX를 배제하면 30% ETF만 선택지가 된다. 연기금투자풀에 ETF 포트폴리오를 추가할 때 최우선 고려 사항은 '언제든지 제가격에 돈을 넣고 뺄 수 있는지'다. 운용전략이 동일한 ETF라도 유동성이 적은 경우 환매가 어려울 수 있고, 순자산 규모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가격충격을 받아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삼성과 미래에셋이 7.5% 전체를 ETF형 개별펀드 운용에 쓴다고 해도 운용사 선정, ETF 선택 가이드라인 마련은 쉽지 않을 예정이다.

유니버스(개별운용사 후보 풀) 구성도 고민거리다. 삼성자산운용은 매 2년마다 유니버스를 구성하며 미래에셋자산운용 유니버스 마련 후 평가에 따라 수시로 개별운용사를 추가 선정하고 있다. 현재 마련돼 있는 유니버스 내에서 ETF형 개별펀드를 운용할 개별운용사를 선정할 경우 'ETF 상품이 없는 자산운용사', '유니버스에 소속돼 있지 않지만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자동적으로 배제돼 연기금투자풀의 운용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ETF 유니버스를 별도로 구성하는 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실제 ETF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연기금투자풀 ETF 편입안이 발표되자 ETF업계는 시장 확장성의 청신호가 켜졌다고 봤다. 그러나 연기금투자풀이 투자하는 주식형 ETF는 테마형보다는 지수형으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을 기준으로 연기금투자풀이 투자할 수 있는 ETF 규모가 7000억원 수준이라면 실제는 이에 절반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채권형의 경우 종류가 제한돼 있어 운용사에 커스토마이징을 의뢰하지 않는 이상 실제 편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

실제 연기금투자풀 ETF 편입은 올 하반기가 돼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기재부는 2부기 내 편입을 계획했으나, 세부적인 운용 기준을 마련하는 데 시일이 소요되는 모양새다. 두 주간운용사는 기재부에 제출할 검토보고서를 준비 중이며 다양한 제안 및 협의를 통해 가이드라인 지침이 마련될 전망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 1, 2위가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을 맡고 있어 고민이 클 것"이라며 "(주간운용사를 계속 맡는다면) ETF에 한해서만 겸임 룰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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