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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의 한계…'큰 물'에서 수익 극대화 노려 펀드사이즈 키워 효율성 도모...빠른 엑시트도 강점

민경문 기자공개 2011-12-07 18:32:17

이 기사는 2011년 12월 07일 1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탈(VC)이 앞 다투어 사모투자펀드(PEF) 조성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기 혹은 성장 단계 기업 투자로 꾸준히 실적을 인정받고 있는 톱티어급(Tier-1) 벤처캐피탈들은 자연스럽게 ‘업종 전환'에 나서는 분위기다.

스틱인베스트먼트를 필두로 L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은 이미 ‘본업(벤처캐피탈)'보다는 ‘부업(PEF)'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원익투자파트너스와 파트너스벤처캐피탈도 정책금융공사와 우정사업본부에서 출자하는 PEF의 단독 운용사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벤처조합은 기본적으로 비상장 혹은 초기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투자 영역이 제한돼 있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거두기 위해선 PEF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책금융공사와 한국IT펀드(KIF)에서 출자하는 벤처조합의 경우 '명목상'으로는 상장사 투자를 허용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 딜이 성사된 경우는 거의 없다.

PEF도 기업 가치를 높여 향후 매각을 통한 고수익을 올린다는 점에서는 벤처캐피탈과 비슷하다. 하지만 투자 대상에 거의 제약이 없고 경영 참여가 수반돼야 한다. 주로 꾸준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상장사 혹은 중견기업이 타깃이다.

펀드 규모 역시 작게는 1000억원에서 조단위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한 포트폴리오 구성 회사를 넉넉잡아 10곳으로 잡아도 건당 100억원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껏해야 전체 약정액이 300억원을 넘지 않는 벤처조합과는 대조적이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 펀드 사이즈가 커지면 무엇보다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어차피 10억원이든, 100억원이든 금액과 상관없이 딜소싱부터 최종 투자결정까지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운용 인력이 한정돼 있는 만큼 인당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규모의 경제'를 도모할 수 있다.

더구나 초기 기업은 중견 혹은 대기업과 달리 '주먹 구구식' 경영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공개(IPO)가 성사될 때까지 지속적인 사후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벤처캐피탈로서는 투입 금액은 작더라도 오히려 ‘품'이 더 많이 들어갈 수도 있다. 아예 회수도 못하고 '물리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엑시트(자금 회수) 측면에서도 벤처캐피탈은 PEF에 비해 불리하다.

초기 벤처기업이 설립 이후 IPO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년 이상이다. 그만큼 투자금 회수까지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인수합병(M&A)을 통한 방법도 있지만 성사되기가 쉽지 않다. 이와 달리 바이아웃(Buyout), 그로스 캐피탈(Growth capital) 투자가 주력인 PEF는 길어야 5년이면 회수를 끝낼 수 있다.

PEF를 통해 펀드 사이즈를 키우면 그만큼 관리 보수도 늘어나게 된다. 벤처조합의 관리 보수율은 유한책임투자자(LP)별로 차이가 있지만 1%~2.5% 수준이다. PEF의 경우 1%~1.5% 정도로 낮지만 ‘파이'가 커진 점을 고려하면 수익도 더 커지는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PEF투자와 관련, 벤처캐피탈이 전문 운용사에 비해 유리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말한다. 창업 단계부터 인연을 맺어 놓을 경우 상장 이후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게 됐을 때 해당 벤처캐피탈이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당 기업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곳이 바로 초기 투자에 들어간 벤처캐피탈"이라며 "별도 딜소싱 없이도 인큐베이팅 단계부터 향후 PEF투자까지 원스톱으로 투자 전략을 세워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제도적으로 벤처캐피탈과 PEF의 구분을 두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며 "향후 대형 유한책임투자자(LP)들의 PEF운용사 공모에 이들 벤처캐피탈이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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