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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금호산업 '상호출자' 검토 아시아나 보유 금호산업 비협약채권 출자전환 카드 '만지작'

문병선 기자공개 2013-05-02 08:45:13

이 기사는 2013년 05월 02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의 자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모회사(금호산업) 지분을 취득하는 방안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의해 검토되고 있다. 아직 검토 단계이고 성사 가능성도 낮다. 하지만 검토안이 현실화 할 경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30.08%, 21.16%씩 상호출자한 상태가 되는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시작될 수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30일 금융권 및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회계법인에 의뢰해 다양한 방식의 금호산업 경영정상화 방안을 검토 중이고, 특히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비협약채권(790억원)의 출자전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채권은행 한 관계자는 "산은이 비공식적으로 출자전환 가능성을 다른 은행권에 타진해 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계법인과 함께 여러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해말 금호산업 감자 절차가 끝난 이후 금호산업에 대한 정기 재무 실사를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실사와 동시에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회계법인과 찾았고 그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 보유 비협약채권의 출자전환 가능성 등을 함께 타진해 봤던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검토를 해 봤지만 논의를 하는 단계는 아니다"며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다른 채권은행의 동의를 받지 못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은 낮게 본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도 "채권은행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감자 끝낸 금호산업, 여전히 자본잠식 해소 시급

산은이 검토하고 있는 출자전환 카드는 금호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카드다. 구체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비협약채권(790억원)과 주요 재무적투자자(FI) 및 은행권이 보유한 무담보 협약채권 500억원 어치 등 총 1290억원 어치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안이다.

이 안을 검토하게 된 까닭은 금호산업의 자본 잠식 상태를 해소할 수 있다는 현실감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12월14일 7대1 무상감자를 실시했고 현재 자본금은 1232억원(연결기준), 자본총액은 652억원 등의 자본현황을 보이고 있다. 자본잠식률은 47%다. 잠식률이 50%를 넘지 않아 상장 폐지 상황은 피했지만 여전히 절반 가까운 자본이 잠식된 상황이어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만일 검토 안대로 총 1290억원 어치 협약 및 비협약채권을 주당 1만원(액면가 5000원)에 출자전환한다고 가정할 경우 자본금은 1877억원으로, 자본총액은 1942억원으로 늘게 된다. 자본잠식은 모두 해소될 수 있다.

산은 관계자도 "금호산업 재무구조 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검토해본 것"이라고 말했다.

◇출자전환 성사되면 금호산업 지분율 크게 변화..상호출자까지도

그러나 이렇게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에도 큰 변화가 시작될 수 있어 성사 가능성과 관계없이 관심을 끌고 있다. 금호산업의 지배구조 변화는 곧 금호산업 FI와 채권은행들의 엑시트(투자회수) 전략과도 연결돼 있다.

구체적으로 이번 출자전환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총 1290만주의 금호산업 보통주가 발행된다. 현 발행주식 수(2436만여주)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금호산업 지분율 현황(2013년 추가출자전환 이후)

주주별로보면 아시아나항공은 790만주를 갖게 돼 금호산업 지분 21.16%를 갖게 된다. 주요 FI들은 현재 1374만여주(56.39%)를 갖고 있고 추가 출자전환으로 주식수는 1733만여주로 늘게 되지만 지분율은 총 46.42%로 줄게 된다. 은행권은 현재 520만여주(21.36%)를 갖고 있고 협약채권의 출자전환으로 총 668만여주를 보유하게 되지만 역시 지분율은 17.91%로 줄어든다. 박삼구 회장 부자는 현재 346만여주(14.19%)를 갖고 있고 출자전환에 참여하지 않으므로 지분율만 9.26%로 낮아진다.

이런 지분율 변화 중 핵심은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 지분을 21% 가량 갖게 돼 금호산업과 상호출자 상태에 놓인다는 점이다. 금호산업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30.08%)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돼 있어 이를 빠른 시일 내에 해소해야 한다. 해소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금호산업 지배구조에 일대 큰 변화가 올 수 밖에 없다는 게 금호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배구조 변화오나

업계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상호출자 상태를 해소하려면 금호산업이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하거나,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이는 곧 산은의 출구 전략과 연결돼 있다는 시각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가설이긴 하지만 PEF에 매각할 수도 있고 금호타이어가 출자할 수도 있는 등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 같은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안으로 보고 있다"며 "추가 출자전환을 하지 않고 연말까지 지금의 상태로 그대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제3자 매각안도 경우에 따라 고려될 수 있다"며 "지배구조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는 구조를 산은이 검토했다는 점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은행권 또 다른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의 지배지분율이 상호출자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을 경유할 경우 30%대로 높아질 수 있다"며 "현 지배구조의 공고화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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