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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순환출자 허용 배경은? 채권단, 구조조정 과정 불가피한 경우 '신규순환출자 금지 예외' 인정

문병선 기자공개 2013-08-19 10:03:58

이 기사는 2013년 08월 16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금호산업의 자본확충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보유 금호산업 비협약채권의 출자전환을 허용키로 했다. 이렇게되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상호출자 상태에 놓이게 된다. 상호출자 지분 중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지분을 다시 금호터미널에 넘겨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신규 순환출자 구조로 지배구조가 바뀐다.

한달여전까지 이 방안을 사실상 거부하며 심사숙고하던 산업은행이 이번에 허용키로 가닥을 잡은 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기업구조조정 목적을 위한 순환출자 허용 방침에 따른 발빠른 변화다.

산은 관계자는 16일 "계속 검토가 돼 왔던 사안으로 얼마전까지도 순환출자가 이슈였으나 지금은 달라졌다"며 "기업 구조조정 목적을 위한 순환출자를 허용키로 가닥이 잡히고 있고 금호산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다른 방안이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사실 국책은행이 직접 나서서 그룹의 순환출자를 유도하는 건 국내 기업 정책과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노력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순환출자를 보는 정책 기류가 바뀌었다. 노대로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더라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경우까지 금지하면 경제정책 이전에 경제가 무너진다"며 신규 순환출자 금지 예외규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신규 순환출자 금지 법안에 기업 인수합병이나 구조조정 등 경영활동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순환출자는 예외로 인정하는 조항을 두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처음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비협약채권 출자전환 방안을 접하면서 '불가' 입장을 실무진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 회장은 새 정부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 인수위원회에서 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논의했으니 경제민주화 추세에 거스르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순환출자 추진 방안은 부담으로 다가왔을 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홍 회장도 최근 정책기류가 바뀌자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의 구조조정 방안을 수용키로 했다는 후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최근 2~3개월 동안 전략기획본부 중심으로 꾸준히 아시아나항공의 비협약채권 출자전환안을 밀어부쳤다. 그룹 고위 임원은 "금호산업 정상화가 발등의 불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왔다. 여러 안 중에는 금호터미널이 직접 금호산업에 출자하는 방안, 아시아나항공의 비협약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중 금호터미널이 금호산업에 직접 출자하는 방안은 꽤 설득력있는 방안이었으나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 금호터미널은 광주신세계로부터 임대보증금 5000억원을 새로 받아 자금이 충분하다. 금호산업 입장에서는 '뉴 머니(New Money)'가 수혈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 희석 문제, 대놓고 신규순환출자에 나선다는 여론 부담, 금호터미널의 자체 자금 수요 등 적지않은 난관을 가지고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비협약채권 출자전환 방안은 금호그룹 입장에서는 더 없이 좋은 구조조정 방안이다. 기존 채권을 출자전환하면 부채를 줄이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 예외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 아울러 출자전환된 지분을 금호터미널에 매각하면 아시아나항공은 워크아웃 채권을 별 어려움없이 회수하는 길이 트인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이 방안을 추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방안이 없기 때문"이라며 "금호산업의 정상화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지난 14일 회의를 갖고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비협약채권 약 790억원 어치를 출자전환키로 했다. 아울러 채권단이 보유한 비협약채권의 출자전환도 동시에 이뤄진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거래 이후 상호출자 상태에 놓이게 되고, 아시아나항공은 이 지분을 금호터미널에 넘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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