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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인수추진 PEF 뒤에 '롯데' 숨어있나 LOI 제출 마감 막판 신세계 부랴부랴 의향서 제출..시한 연장 요구하기도

문병선 기자공개 2015-02-26 08:01:04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5일 19: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제출 시한이 마감된 가운데 일부 LOI 제출 사모펀드(PEF) 뒤에 롯데그룹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LOI 제출을 둘러싼 신세계그룹의 묘한 행동이 역설적으로 롯데그룹이 거래에 참여했다는 정황 증거가 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IBK펀드 또는 자베즈펀드 뒤에서 자금 참여를 약정하고 이들 PEF가 거래에 참여토록 유도한다는 관측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금호산업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 M&A실에 제출 시한이 임박해서야 LOI를 제출했다. 뒤늦게 확인된 이 사실은 거꾸로 유통업계에서 늘 신세계와 영토 싸움을 벌여 온 롯데그룹도 거래에 참여하고 있을 가능성을 역설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사실 이날 오전 매각 주관사측에 이번주말까지 LOI 제출 시한을 연장해달라는 모 대기업의 요청이 있었다. 시한이 너무 촉박하다는 이유였다. 산업은행M&A실 등 매각 주관사는 이 요청을 받고 최초 긍정적으로 검토했다가 최종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이 요청을 한 대기업은 막판에 부랴부랴 LOI 관련 서류를 꾸렸고 마감 시한인 2시가 임박해서야 LOI를 제출했는데, 그 대기업이 바로 신세계그룹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자금력을 갖고 있고 막강한 M&A 인력풀을 갖추고 있는 신세계그룹이 왜 막판에 가서야 허겁지겁 LOI를 제출했고 시한 연장까지 요청했었는지가 거래 관계자들 사이에서 의문으로 남는다.

현재로서는 추측이지만 신세계가 뒤늦게 롯데그룹의 거래 참여 사실을 알게 됐고 막판 거래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여러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 말고는 설명이 잘 안되는 상황"이라며 "LOI 제출 시한 연장을 요청한 것이나 미처 준비를 못한 듯 뒤늦게 LOI를 제출했던 정황 등은 롯데를 의식하지 않고는 신세계그룹에서 잘 일어날 것 같지 않은 행보"라고 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주신세계는 현재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토지 위에 들어서 있다. 약 5000억원을 지급하고 장기 임차 중이다. 광주 지역 백화점 중 최대 매출을 올리는 곳이다. 그런데 만일 롯데그룹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게 되면 금호터미널은 롯데의 수중에 떨어지게 된다. 최악의 결과이지만 이렇게 되면 광주신세계는 해당 부지에서 보증금을 돌려받고 롯데에 의해 쫓겨날 수도 있다.

비슷한 사례가 인천 지역에서 발생했다. 신세계가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인천터미널 부지를 롯데그룹이 인수했고 신세계는 수년 후 이 부지 위에서 더 이상 백화점 등의 사업을 벌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인천 지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백화점은 인천터미널 부지 위에 있는 신세계이듯, 광주 지역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백화점은 금호터미널 소유 부지 위에 있는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그룹의 고민은 그래서 롯데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하는지 여부에 늘 있었다. 마지막까지도 정황을 살펴보던 신세계는 롯데그룹이 단독으로 LOI를 제출하지는 않았으나 사모펀드와 손잡고 간접적으로 거래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는 관측이다. 부랴부랴 인수전 참여를 결정하게 됐고 매각주관사측에 충분한 시간을 달라며 LOI 제출 시한 연장까지도 요청했었다는 게 거래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그렇다면 정말 롯데그룹은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에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참여하고 있는 걸까.

PEF업계와 금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그렇다"는 의견이 많다. 구체적으로 IBK 또는 자베즈파트너스가 조성할 펀드에 출자 약정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매각 주관사측에 LOI를 제출한 사모펀드는 MBK, IBK, IMM, 자베즈파트너스 등이다. 전략적투자자(SI)로 LOI를 제출한 곳은 호반건설과 신세계다.

거래 핵심 관계자는 "어떤 방식인지는 모르지만 개연성이 충분하다"며 "들리는 얘기로는 사모펀드 뒤에 대기업이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이는데 그 대기업이 롯데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다만 신세계의 행보로 볼 때 롯데가 참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날 매각 주관사측에 LOI 제출 시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한 대기업이 있었는데 뒤늦게 생각해보니 신세계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그룹의 행보에 자극을 받아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롯데와 신세계는 유통업계 맞수다. 유통업에서 물류는 핵심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 면세점 등 유통업을 직접 영위하고 있다. 중국 고객이 많아지는 요즘 항공업은 여러 면에서 유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가장 많은 중국 승객을 실어 나라는 국적 항공사이기도 하다. 게다가 광주신세계와 연관된 정황도 두 유통 대기업이 금호산업 인수를 탐낼만한 요인이기도 하다.

신세계 관계자는 "LOI 제출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도 "LOI 제출 시한을 연장하지는 않는다"며 "LOI 제출 기업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 역시 "LOI 제출 여부를 알 지 못한다"고 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거래 완료된 현대로지스틱스 인수전에서 사모펀드인 오릭스 및 현대상선과 함께 이지스일호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88%를 인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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