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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겁지겁 제출, 부랴부랴 철회 '오락가락 신세계' 금호산업 인수 롯데 견제하려다 불참 확인 뒤 발 빼, 금호 백기사 관측도

문병선 기자공개 2015-02-27 15:14:04

이 기사는 2015년 02월 27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이 전격적으로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를 포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LOI 제출 단계에서부터 뒤늦게 허겁지겁 제출하는 행보를 보이다 LOI를 제출한 지 이틀만에 다시 전격적으로 LOI 제출을 포기하는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7일 "금호산업 지분 매각과 관련, 금호산업의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에 광주신세계가 입점해 있어 영업권 방어 차원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바 있다"며 "하지만 경쟁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향후 본입찰 참여 등 급호산업 지분 매각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날 오전 11시30분경 금호산업 매각 주관사측에 관련 의견을 구두로 전달했다.

신세계그룹이 전격적으로 금호산업 인수전에서 발을 빼기로 결정한 배경엔 '롯데그룹'이 자리잡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LOI를 제출했던 25일만 하더라도 롯데그룹이 모 사모펀드(PEF)와 출자 약정을 맺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 신세계 뿐 아니라 일부 IB업계 인사들 사이로 관련 소식이 전해졌다. 정확한 PEF는 알려지지 않았다. 뒤늦게 관련 사실을 확인한 신세계는 매각 주관사에 시한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LOI 접수 시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급하게 LOI 서류를 만들어 마감이 임박해서 제출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만일 롯데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할 경우 신세계는 광주 지역 알짜 백화점인 광주신세계백화점의 영업 터전을 잃을 가능성이 있었다. 광주신세계는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토지와 건물을 약 5000억원을 주고 20년간 임차해 사용 중이다. 금호터미널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이고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의 자회사다. 금호산업의 주인이 롯데그룹으로 바뀌면 금호터미널의 주인도 롯데그룹이 되는 상황이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신세계는 LOI를 제출한 뒤 여러 경로를 통해 재차 확인한 결과 롯데그룹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확실한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는 사모펀드 뒤에 숨어서 M&A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며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는 절대 없다"고 강경하게 말했다. 신세계그룹도 관련 IB 인력을 통해 롯데의 금호산업 인수전 불참 결정을 확인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세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도 "경쟁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향후 본입찰 참여 등 급호산업 지분 매각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경쟁업체는 바로 롯데그룹을 지칭한다.

일각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간 모종의 논의가 있었을 거라는 얘기도 흘러 나온다. 금호터미널이 소유한 광주신세계 백화점 부지와 관련 다른 그룹에게 넘기지 않는다는 확약을 받고 인수전 참여를 포기했다는 추측이지만 확인되지는 않는다.

박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있다. LOI를 제출한 기업들은 모두 '박삼구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확약서를 매각 주관사측에 제출해야 한다. 일단 확약서를 제출하면 그 이후 '박삼구 컨소시엄' 참여는 불가능해진다. 전략적인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는 뜻이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아예 인수전에서 발을 빼고 추후 상황에 따라 박삼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을 수 있다는 해석이 고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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