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통합증권사 파생상품, '1+1=2' 가능할까 ⑥인력·조직 '슬림화' 관측, '시너지 미흡' 외부인사 영입 관측도

이상균 기자공개 2016-01-27 10:08:22

이 기사는 2016년 01월 25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는 파생상품 시장의 일대 격변을 예고한다. 대우증권은 파생상품 중 가장 높은 수익을 안겨주는 ELS 발행액 1~2위를 다투는 곳이다. 파생상품 시장의 사관학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인력 양성도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ELS 발행액 5위 안팎을 넘나드는 곳이지만 아무래도 대우증권에 비해 한 수 처진다는 지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역량이 높은 대우증권의 조직과 인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변수가 많다. ELS 시장의 축소로 파생상품 조직의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하락에 따른 증권사의 운용손실 증가, 미래에셋증권의 거물급 인력 영입 추진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우증권 39명 > 미래에셋증권 25명

대우증권의 경우 세일즈&트레이딩(Sales&Trading) 사업부문 내 파생상품본부가 존재한다. 김형익 본부장이 부서장을 맡고 있다. 그 밑에 20명 규모의 파생상품운용부(김호영 부장)와 19명 규모의 파생상품영업부(명진훈 이사)가 있다. 인력규모가 업계 최대 수준인 40명에 육박한다.

이중 핵심은 파생상품운용부다. ELS와 DLS, ETN 등의 자체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주로 선물과 옵션 운용을 맡고 있으며, 채권운용까지 책임진다. 파생상품 개발과 운용경험이 오랫동안 쌓인 곳이어서 ELS 별도 계정이 존재하고, 리스크 관리도 철저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파생상품영업부는 ELS 발행과 마케팅, 세일즈 등을 담당한다. 금융공학부는 구조화상품 개발과 운용을 위한 공학기법을 지원한다. 이밖에 파생결합증권의 리스크를 측정·관리하는 리스크관리부,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상품개발 적정성과 판매 과정을 점검하는 금융소비자보호부, 파생결합증권 등과 관련된 공시 및 신고를 맡은 S&T사업추진부 등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에 비해 인력 규모가 작다. 파생상품본부(전경남 본부장) 내에 14명의 파생상품솔루션팀(류지해 팀장)과 11명의 파생상품운용팀(최은희 팀장)으로 구성됐다.

파생상품솔루션팀은 백투백 헤지와 마케팅, 상품기획, 개발 등을 담당한다. 파생상품운용팀은 ELS 자체 운용을 맡고 있다. 파생상품운용팀 내 4명의 운용인력이 1조 7000억 원을 자체 운용하고 있다. 이들은 선물과 옵션 운용만 맡고 가장 비중이 큰 채권운용은 다른 팀에서 담당한다. 원금보장형인 ELB의 일부 운용도 맡고 있다.

◇ELS 자체헤지 북, 대우가 1조원 이상 커

파생상품 인력과 조직의 규모를 결정짓는 것은 ELS와 DLS의 자체 헤지 북 규모다. 대우증권은 2조 6000억 원, 미래에셋증권은 1조 7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매월 자체 헤지 북 규모가 달라지지만 업계에서는 대우증권의 자체 헤지 북 규모가 미래에셋증권보다 1조 원 가량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3조 원이 넘었지만 최근 축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하자마자 양사의 파생상품 인력을 줄이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복 업무를 줄여나가면서 인력 규모를 축소시킬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파생상품 자체 헤지 경험과 능력 등에서 우위를 보이는 대우증권에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에서 근무 중인 파생상품 인력 중 대우증권 출신도 다수 포진해 있을 정도다.

다만 변수가 많다. 우선 파생상품 부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ELS 발행액이 올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가 HSCEI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 발행액을 제한시켰기 때문이다. HSCEI ELS의 녹인 진입으로 투자 손실이 나타나면서 투자심리도 극도로 위축된 상태다. 발행액 감소는 증권사의 ELS 자체 헤지 북 감소를 의미하며 이는 인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통합한다면 자체 헤지 북을 4조 원까지 늘리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국내에서 ELS 자체 헤지 북이 가장 크다는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도 4조 원에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대우증권의 현재 ELS 자체 헤지 북을 유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1+1=2가 아닌 1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시장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HSCEI 급락으로 ELS 녹인 진입이 급증하고 있다. 증권사마다 운용손실 규모에 차이가 크지만 ELS 자체헤지 북 규모가 큰 증권사들의 손실 규모가 클 것이란 전망이 많다. 대우증권에 불리한 상황이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선방했다는 평이 많다. 대우증권의 손실 규모가 커질수록 양사가 후일 합병을 진행할 시 대우증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이 파생상품 역량 강화를 위해 인력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조만간 미래에셋증권이 거물급 파생상품 전문가를 영입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고급인력 영입에 투자를 한다면 대우증권과의 역량 격차도 급속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