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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암코 '못다 이룬' CRV 꿈 이룰까 동부건설 숏리스트선정·IBK 합작펀드 조성...구조조정 새 프레임 제시 기대

윤동희 기자공개 2016-04-14 10:26:14

이 기사는 2016년 04월 12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동부건설 인수 숏리스트에 선정되는 등 기업 구조조정 업무의 틀을 잡고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10년 전 사라진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CRV)의 후신(後身)으로서 유암코가 새로운 프레임을 들고 부활을 노리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 예비입찰에 참여해 숏리스트에 선정된 유암코와 6개 회사는 본입찰을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유암코는 재무적투자자(FI)임에도 불구하고 호반건설 등과 함께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힌다. 유암코의 인수 구조가 열려있는 만큼 후보간 합종연횡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번 동부건설 입찰 참여는 구조조정 지원 차원에서 진행되는 작업이다. 유암코는 지난달 말 오리엔탈정공 채권 인수계약 체결사실을 공표하며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로서의 첫 걸음을 뗐다. 해당 작업은 유암코가 계획한 4개의 구조조정 프레임 중 하나로서 '경영정상화 촉진' 항목에 속한다. 유암코는 이 외에 △프리워크아웃 △회생기업 재기지원 △구조조정 지원 등 총 4개 형태의 역할을 제시했다.

유암코
유암코 기업 구조조정 프레임 (자료 출처: 유암코)

동부건설이 속한 '구조조정 지원' 항목은 정기 신용위험평가 결과 C등급(워크아웃)을 맞은 중견·대기업이나 기존 워크아웃 업체, 회생기업을 바이아웃하는 작업을 말한다. 오리엔탈정공이나 영광스텐처럼 은행과 직접 협약해 채권을 인수하는 형태가 아닌, 선제적으로 시장을 물색해 비교적 규모가 큰 구조조정 대상 회사를 찾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동부건설의 경우와 같은 차원의 구조조정 업무는 내달부터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12일 39개 주채무계열을 선정했는데, 은행들은 이들 계열을 중심으로 재무 구조평가를 실시한다. 내달 말까지 이뤄진 신용위험 평가에 따라 C등급에 속하게 된 회사들은 대부분 주채권은행과 워크아웃을 진행하게 된다. 유암코는 이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워크아웃 대상 기업을 선별해 개별 프로젝트 PEF를 조성, 투자를 할 방침이다.

이외에 유암코는 기업은행과 합작으로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해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프로젝트펀드와 달리 이미 펀드가 먼저 조성돼 있어 잠재 부실 중소기업을 적시에 찾아 지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차 조성 규모는 500억 원이며 출자 규모와 구조 등을 협의 중이다.

회생기업이나 회생조기졸업 기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유암코는 오퍼스와 함께 조성한 PEF를 통해 회생 건설사나 부동산을 인수하는 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암코는 민간GP인 오퍼스와 공동GP 형태로 2012년과 2015년에 각각 580억 원, 141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유암코가 이처럼 기업 구조조정 업무 추진의 틀을 확정하고 시장에서 선보이는 행보는 10년 전 사라진 CRV의 부활을 의미한다.

CRV는 2000년 한시법에 근거해 도입된 기업구조조정 투자회사다. 1998년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차원에서 기획한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제도와 기업구조조정증권투자회사(CRF) 제도의 장점을 모아 만든 게 CRV다. CRV는 현대카드와 다이너스클럽코리아 거래를 성사시키는 등 일부 성과를 내기도 했으나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탓에 효용성이 낮아져 도입 6년 만에 소멸됐다.

직접적인 연속성은 없지만 이성규 유암코 사장이 CRV설립추진위원회 사무국장으로도 일한 것부터 현재의 유암코를 CRV의 후신 볼 수 있는 요인은 많다. CRV는 채권금융기관 간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하고 워크아웃 기업의 채권·출자전환 주식을 한 곳으로 집중해 관리해줄 특별기구가 필요하다는 수요에 따라 만들어졌다. 유암코가 지난해 금융위로부터 '민간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 업무를 부여받게 된 배경과 동일하다. 세부적인 구조는 다르지만 은행의 채권 이전가격에 대한 이견 문제나 외부 투자자 유치 문제 등 안고 있는 이슈도 비슷하다.

CRC나 CRV 등은 2009년 근거법 일몰로 이제 자취를 감췄지만 현재의 벤처캐피탈과 사모투자펀드(PEF)의 전신이 됐다. 하지만 그간 민간 투자회사들이 기업 구조조정 영역에서 특별한 수익모델을 보여주거나 시장을 형성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월 기준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기업재무안정펀드는 32개에 불과하고 총 펀드 조성규모는 4조 8722억 원이다. 이중 유암코가 관여되지 않은 펀드는 26개에 펀드 규모도 3조 원을 넘기지 못한다.

유암코 관계자는 "유암코가 검토하던 어떤 기업을 인수하지 못했다고 해도 시장을 조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자본시장에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다양한 투자구조와 수익모델을 제시한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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