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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매자 이탈 조짐, 베어링의 '고민' "사실상 UPS만 남은 듯"..본입찰 스케줄 '미정'

한형주 기자공개 2016-06-01 16:38:28

이 기사는 2016년 05월 31일 0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젠택배 매각 본입찰 시점이 예정(5월 6일)보다 한 달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 이쯤 되면 셀러인 베어링PEA가 무언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인수 후보들의 피로도는 나날이 누적되고 있다. "숏리스트(본입찰 적격자) 3곳 중 2곳은 사실상 드롭"이란 이야기도 들린다. 이번 딜이 무사히 성사될 수 있을 지에 대한 불안감도 비례적으로 고조되는 모양새다.

30일 M&A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 인수 숏리스트들은 이 시각 현재까지 매각자로부터 본입찰 스케줄을 통보받지 못했다. 매각 주관사인 JP모간 측에서 당초 "6월 초에 실시할 것 같다"는 식의 언급은 있었으나, 아직도 정확한 일정은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잠재 투자자들은 하나 둘 지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숏리스트 중 유일한 재무적 투자자(FI)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예비실사 기간 일찌감치 인수전 참여 철회 의사를 내비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엔 믿었던 글로벌 동종업체 DHL마저 불참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셀러와의 기본적인 밸류 눈높이 차가 크다는 점에 더해 매물 자체에 대한 평가 역시 전만 못하다는 지적.

업계는 로젠택배 특유의 '에셋 라이트(Asset-light: 보유자산이 적은)' 비즈니스 모델, 즉 대형사인 CJ대한통운이나 현대로지스틱스처럼 종합물류업을 영위하지 않는다는 점이 평가절하의 한 요인이라고 진단한다. 대리점 체제를 고수하는 로젠택배는 직영점 형태가 익숙한 대기업과 조직 구성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대형 택배사 입장에선 로젠 인수 후 대리점에서 직영점으로의 매장 전환 이슈 등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PMI(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대비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할 개연성도 있다. 같은 이유로 지난 3월 17일 열린 예비입찰에는 국내 전략적 투자자(SI)가 한 곳도 응하지 않았다. 베어링이 IM(Information Memorandom) 등을 통해 에셋 라이트 모델을 주요 투자 포인트로 제시한 것을 감안하면 아이러니다.

해외 SI들도 숏리스트로 선정된(3월 30일) 이후 약 7주 간의 데이터룸 실사를 거치는 동안 로젠택배의 매력도에 대해 국내 기업과 차츰 유사한 시각을 견지하게 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가격 조건만 어느 정도 맞으면 인수를 고려할 만하지만, 베어링의 최소 요구치인 '4000억 에퀴티 밸류(100% 지분 기준)'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일 수 있다는 평이다. 로젠택배를 비관적으로 보는 일각에선 '사업 영속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런 사유로 숏리스트가 주관사에 보다 무거운 실사자료를 요청했고, 매각자 측은 이에 부응하는 과정에서 입찰기일을 지금껏 미루게 됐다는 게 로젠택배 공개매각의 현 주소다. 이에 따라 실사 마감일은 5월 4일에서 20일, 본입찰 예정일은 5월 6일에서 6월 초(잠정)로 순연됐다. 일부 투자자가 빠져나갈 기미를 보이자 추가로 자료를 제공하면서 입찰 준비 기간을 넉넉히 설정, 인수 후보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자 하는 베어링PEA의 의도가 엿보인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 결과적으로 로젠택배 원매자는 또 하나의 SI인 UPS 정도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실제 UPS 단독 응찰로 굳어진다면 베어링이 원하는 값을 받아내기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본입찰을 당장 진행할 유인도 없어진다. 향후 1~2주 내 입찰을 예고한 베어링으로서는 고민이 깊지 않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베어링은 로젠택배 공개비딩에 착수하기 전부터 UPS를 매각 대상으로 염두에 두고 별도로 접촉해 왔던 것으로 안다"며 "따라서 UPS가 남아있는 한 거래 성사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매각가에 있어선 일정 부분 양보해야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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