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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업금융·기술투자, M&A 공식등장 못한 이유는? [정몽일의 귀환 ③]'자본금 큰 신기사 + 가치평가 까다로운 창투사'...시장 반응 '시큰둥'

김나영 기자공개 2016-09-05 09:56:26

이 기사는 2016년 09월 02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가 정몽일 대표의 신설법인 현대미래로에 인수되기 전 정식 매각대에 오르지 못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는 공식적인 매물이 아닌 채로 양사 합병설에 휩쓸리다가 정 대표가 만든 현대미래로에 전격 인수됐다.

2일 인수·합병(M&A)업계 및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보유했던 현대기업금융 지분을 현대미래로에 매각하기 전 시장에 은밀히 의사를 타진했다. 이는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의 잠정적 합병 추진과 별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입장에서는 현대기업금융의 지분매각으로 현금이 유입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기업금융의 자회사인 현대기술투자의 단독매각은 그룹 입장에서는 자금 유동성의 메리트가 없었으므로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M&A업계에서는 잠정적 매물인 현대기업금융에 대해 시장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짚었다. 실제로 자본금만 915억 원에 달하는 등 매수하기에는 현대기업금융의 덩치가 너무 크다는 분위기였다. 현대기업금융의 자산총계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1563억 원을 넘어섰다.

대부업에서 신기술사업금융사(신기사)로 업종을 전환한 것도 그리 환영받지는 못했다. 관련법이 변경되면서 자본금 100억 원 이상이면 신기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매입자가 많은 돈을 들여 굳이 현대기업금융을 인수하기보다는 차라리 신설하는 게 효율적인 셈이다.

◇ 투자자산 가치평가, 매도자-원매자간 '이견'

자회사인 현대기술투자를 분리 매각한다 해도 현대중공업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각대금이 현대중공업그룹이 아닌 현대기업금융으로 유입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자금 유동성 메리트를 젖혀 놓고 보더라도 매각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한다.

현대기술투자의 자본금은 현대기업금융보다 훨씬 적은 200억 원이지만 총 운용자산(AUM)은 1000억 원에 가깝다. 창업투자회사인 현대기술투자의 경우 기존 투자자산의 가치평가는 지분법 이익 및 손실을 고려해 산정된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매도자와 원매자 간 이견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현대기술투자는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한국성장금융, 옛 정책금융공사 등에서 출자받은 벤처투자조합 4개와 농식품투자조합 1개 등 총 5개의 벤처펀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투자한 투자기업은 수십여 곳이기 때문에 아무리 지분법을 적용하더라도 서로의 희망가격에서 갭이 발생한다. 이 같은 관문을 거친 후에도 앵커 유한책임출자자(LP)들로부터의 동의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

때문에 M&A 시장의 정식 매각대에 올랐더라도 별 소득 없이 끝났을 것이라는 게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산이다. 떠났던 정몽일 대표가 1년여 만에 현대미래로를 신설해 다시 현대기업금융과 자회사 현대기술투자를 인수하게 된 것도 원매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M&A 시장에서 현대기업금융은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었으며 현대기술투자도 단독 매각하기에는 별 이점이 없었다"면서 "공식 매각대에 오른다 해도 원매자가 없어 실패했을 가능성이 커 잠정적 합병을 추진하다가 정 대표의 신설법인에 매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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