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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억 고성장 매력 베트남…내수기업 주목하라" [thebell interview] 소진욱 미래에셋자산운용 베트남 사무소장 인터뷰

강예지 기자공개 2016-11-08 11:20:14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4일 09: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베트남에 사무소를 열고 미래에셋베트남증권투자회사1을 설정한 지 만으로 꼭 10년이 됐다. '포스트 차이나(Post-China)'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아세안 10개국 중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인적 자원을 가진 베트남을 주목했다. 베트남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10년전과 지금, 베트남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주목…정부 정책 리스크

미래에셋자산운용 베트남 사무소장으로 펀드 설정부터 지금까지 운용을 맡고 있는 소진욱 이사(사진)는 4일 더벨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의 풍부한 인적·물적자원, 지정학적 중요성, 근면한 국민성 등이 중국의 대안을 찾는 시대적 수요와 정확히 맞물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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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진욱 미래에셋자산운용 베트남 사무소장

소 이사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베트남이 가진 고유의 잠재력 측면에서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10년전 가능성 하나만을 가지고 있었던 베트남에서 당시 기대했던 가능성이 실제 구현되기 시작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 이사는 베트남의 매력은 한마디로 고성장이라고 했다. 비용부담이 큰 저부가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경우 중국에서의 사업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의 생산거점이 탈(脫)중국의 대안으로 베트남을 찾고 있다.

소 이사는 "베트남에 유입된 글로벌 자금은 베트남 경제 그리고 기업의 성장을 담보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면서도 "외국 투자기업에 기댄 성장은 영원할 수 없기 때문에 리스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에 매혹된 기업들이 베트남을 떠날 때의 충격이 현실화될 때, 베트남 경제가 자생력을 가지고 전진할까가 관건"이라며 "그래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방 경제에 익숙하지 않은 베트남 정부의 정책 운영은 베트남 투자의 대표적인 리스크로 꼽힌다. 예컨대 중앙은행은 금리와 환율정책을 통해 시장에 깜짝 뉴스를 던지는 경우가 많았다. 2010~2012년 사이 베트남 통화가치는 50% 안팎 절하됐다.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외국인 투자자로서는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제조업 성장, 베트남 기업의 성장일지 고민해볼 문제"

미래에셋베트남 펀드의 운용철학은 블루칩 종목을 발굴해 장기 투자하는 것이다. 소 이사는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성장을 지속하는 검증된 종목"을 블루칩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아직 초기 성장국면의 베트남에서는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집중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소 이사는 "시장 개방이 심화되고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때 베트남 국내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기업이 얼마나 될지 고민해야 한다"며 "어느 정도 성장한 시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지만 베트남과 같은 초기 시장에서는 특정 기업이나 콘셉트를 비판없이 받아들이기보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의 고민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텀업(bottom-up) 분석보다 톱다운(top-down) 분석을 중시하며 매크로 트랜드 분석에 더 신경을 쓰는 이유"라고 말했다.

소 이사는 향후 제조업이 베트남 경제를 견인하겠지만 투자 관점에서는 내수 기업들이 유망하다고 봤다. 소 이사는 내수를 기반으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는 기업의 예로 베트남 최대 유제품 회사인 비나밀크(VINAMILK)를 들었다.

소 이사는 "10년 전만 해도 대형마트의 유제품 메인 코너는 외국제품 차지였지만 지금은 국영회사인 비나밀크가 유통을 장악하고 있다"며 "한국 인구의 두 배, 인구 1억 명의 나라에서 유제품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유지하며 독과점적 지위를 확보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소 이사는 베트남이 주요 생산 기지의 하나로, 관광 등으로 성장하는 여타 동남아 국가와 달리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당 국내총생산(GDP) 2000달러 수준의 개발국으로 경제 발전에 따른 인프라 확대와 내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은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투자 관점에서는 좀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소 이사는 "건설과 부동산 등 외국기업의 투자로 제조업이 성장하고 있는데, 베트남도 중국과 비슷한 길을 걸어갈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같은 성장이 베트남 기업의 성장인지가 문제"라며 "제조업이 베트남 경제를 끌고 가겠지만 향후 수혜를 입는 것은 내수 기업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소진욱 미래에셋자산운용 베트남 사무소장 주요 약력

△서울대 경영학 학사 및 석사 졸
△2001~2004년 세종투신운용 주식운용
△2004~2006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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