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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와이브로인프라 조기 청산 이유는 합작사 삼성전자 풋옵션 행사 가능성, '출자금 수백억' 갚아줄 리스크 피하기

장소희 기자공개 2016-12-26 10:44:25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3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오는 2019년 주파수 사용권 만료를 3년이나 앞둔 시점에 합작으로 운영하던 KT와이브로인프라 청산을 택해 관심이 쏠린다. 아직까지는 흑자를 내며 재무상태도 나쁘지 않아 회사 운영에는 문제가 없지만 설립 당시 정했던 주주 간 계약으로 KT가 합작사들에 수백억 원의 자본금을 돌려줘야 할 수도 있어 조기 청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감독원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KT와이브로인프라를 조기 청산하게 된데는 설립 당시 주주들과 약정했던 계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KT와이브로인프라는 KT가 650억 원의 자본금을 출자한 1대 주주(지분율 26.22%)고 삼성전자가 600억 원을 출자해 지분 24.2%를 보유하고 있다. 그 외에 KBIC제3호사모투자전문회사와 인텔 캐피탈 코퍼레이션이 우선주 형태로 각각 1000억 원, 229억 원을 출자해 주주로 참여했다.

KT와이브로인프라 주주 현황

KT와이브로인프라의 전체 자본금 규모는 2479억 원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이를 출자한 합작사들도 출자 당시 적지 않은 투자를 감행하며 나름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보통주 형태로 출자에 참여했고 나머지 투자전문회사들은 우선주 형태로 출자했기 때문에 각기 다른 옵션으로 투자금을 지키기 위한 방패 마련에 나섰다.

우선 삼성전자는 두가지 사유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KT와이브로인프라 주식을 KT에 되팔 수 있는 매수청구권(Put Option) 행사 계약을 맺었다. 첫 번째 사유는 KT와이브로인프라의 청산이 주주 간 계약에 정한 기간 내에 종력되지 않는 경우로 지정했다. 여기서 말하는 주주 간 계약에 정한 기간이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계약 사항을 지키기 위해 KT가 KT와이브로인프라의 청산에 속도를 내는 것이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대상주식 인수가액의 80%나 대상주식의 순자산가치 중 큰 금액을 행사가격으로 택할 수 있다. KT와이브로인프라가 청산을 하더라도 출자했던 600억 원 중 20% 가량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고스란히 다시 챙길 수 있는 것이다. 결국 KT가 삼성전자에 이 금액을 보상해주는 셈이 된다.

KB인베스트먼트와 인텔 캐피탈 코퍼레이션과 같은 투자전문회사들의 우선주 매수청구권은 이보다 더 복잡한 구조로 짜여졌다. 연복리 4.95%의 이자도 지급해야 하는 조건도 있다. 이 모든 매수권이 모두 KT에 청구된다는 점은 삼성전자의 옵션 계약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 투자전문회사들과의 옵션 계약은 이번 KT와이브로인프라 조기 청산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과의 계약에서는 청산 시점이 매수청구권 행사의 사유로 지목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KT는 삼성전자와 맺은 옵션 계약에 따라 조기 청산을 결정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KT와이브로인프라는 지난 2010년 설립 이후 실적이 하향세에 있지만 여전히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재무상태에도 문제가 없어서 아직 청산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있었다.

KT는 KT와이브로인프라의 조기 청산 이후에도 내부적으로 와이브로 고객 관리 사업은 이어간다. 오는 2019년 4월까지는 와이브로 주파수 사용이 가능해서 주파수 이용권 소멸 시점에 맞춰 와이브로 서비스 전체를 중단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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