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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패스 투자 개미는 어떻게 당했나 [이희진 비상장사 불법거래]이희진측에서 16만 원 대 투자 권유…BMS 계약 해지 후 2만 원 대로 추락

양정우 기자공개 2016-12-26 08:23:52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3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바이오벤처 올리패스는 지난해 중순 장외 시장에서 주당 16만 원 상당에 거래됐다. 당시 시가총액은 비상장 바이오 기업치고는 이례적으로 2조 원 안팎으로 치솟았다. 사실 코스닥 시장에 정식 상장된 신약 개발 바이오업체 중에서도 시가총액이 2조 원에 달하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어디까지나 거래가 발생했으니 주식의 가격이 결정되는 법. 물론 정상적으로 거래를 끝냈다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급등해도 문제가 될 일은 없다. 하지만 거래 과정에서 상대방을 속이는 기망행위가 개입됐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 때는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높을 경우 당연히 피해 규모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측을 통해 올리패스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는 모두 기망을 당해 주식을 매입했다고 주장한다. 검찰측에서도 부정한 수단으로 개인 투자자를 속인 것으로 판단해 이희진씨를 재판정에 세웠다.

만일 법정에서 이희진측의 유죄를 확정한다면 올리패스에 투자해 큰 손실을 입은 개인 투자자에게 무모한 투자를 벌인 결과라고 말할 수 없다. 그들이 한푼 두푼 모은 쌈짓돈은 적극적인 기망행위에 따라 주식 투자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희진측이 개인 투자자를 상대로 올리패스 주식을 고가에 팔아치운 시점은 지난해 5월부터 7월 사이에 집중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간 동안 이희진측은 비인가 투자사인 미래투자파트너스 등을 통해 1~2차에 걸쳐 각각 주당 7만 4000원, 16만 원에 주식을 넘겼다. 검찰측에서는 이 시기를 포함해 이희진측에서 올리패스를 매도한 전체 금액이 약 93억 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한다.

장외시장 정보업체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5~7월은 올리패스의 주가가 고공행진의 정점을 찍었던 시기다. 지난 2014년 후반 올리패스가 주로 벤처캐피탈에서 거래됐던 당시 주식의 가치는 주당 1만 원 아래(무상증자 후 기준)로 평가됐다. 실제 이후인베스트먼트와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는 같은 해 9월 주당 8335원 수준(무증 전 주당 3만 840원)에서 올리패스에 투자했다.

2014년 10월을 기점으로 올리패스의 주가는 폭발적으로 급등하기 시작한다. 지난해 5월 중순 주가가 주당 6만 원 대까지 상승하더니 재탄력을 받아 7월에는 한 때 16만 원을 넘어섰다. 1년이 채 안돼 주가가 20배 가까이 폭등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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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중순부터 2016년 12월 21일까지 올리패스 주가 추이. 출처:장외시장 정보업체 38커뮤니케이션

당시 국내 증권시장에는 '바이오 훈풍'이 불었다. 한미약품이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7억 달러 규모의 면역질환 치료제 기술수출을 체결하며 불을 붙였다. 올리패스도 앞서 글로벌 10위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와 체결했던 기술수출 계약이 시장에서 조명을 받았다.

주가는 얼마안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한다. 지난해 8월 들어 올리패스의 주가는 주당 6만 원 대 수준으로 급락했다. 장외 시장에서 거래한 비상장 주식인 만큼 개인 투자자가 쉽게 대응할 수도 없었던 상황이었다.

시장에서는 8월 후반부터 9월 중반 사이 올리패스와 BMS의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주가를 끌어올렸던 호재가 사라지자 급락을 거듭했던 것이다. 올리패스의 주가는 주당 4만 원 대 수준까지 하락을 거듭했다.

결국 올리패스와 BMS와의 결별은 사실로 확인됐다. 하지만 시장 정보에 어두운 개인 투자자들은 이 소식을 10월 들어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게 된다. 그 뒤 올리패스는 주주배정 및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차례 단행했고 현재 주가는 주당 2만 원 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리패스 주식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는 이희진측에서 차익 실현이 확실하다는 전망을 내세우며 자극적 문구로 주식 매입을 추천했다고 주장한다. 이희진측의 비인가 투자사는 이미 추천 가격보다 저가로 주식을 매집해놨지만 개인 투자자에게는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희진측은 개인 투자자에게 팔아치운 올리패스 주식의 대부분을 벤처캐피탈을 통해 확보했다. 벤처캐피탈이 운용하는 벤처펀드와 증권사 신탁에서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희진측을 수사했던 검찰이 벤처캐피탈업계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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