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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조 회사채' 기한이익상실 모면用 [대한항공 유상증자]한진해운 손상차손·외화손실 이중고…2016년 결산전 자본확충 절박

임정수 기자공개 2017-01-10 07:38:58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6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급기야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유상증자는 영구채 발행이 어려워진 대한항공이 부채비율을 떨어트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최후의 보루였던 유상증자를 선택한 것은 대주주의 자금 부담을 감내하더라도 자본 확충이 절실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자본 확충 없이 2016년 연말 결산이 이뤄질 경우 1조 4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한 조기상환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4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유상증자의 핵심 배경으로 부채비율 관리를 꼽았다. 유상증자를 통해 연결 기준 부채비율을 200%포인트 가량 떨어트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910.09%. 계획대로 유상증자에 성공할 경우 부채비율은 700%대 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약 자본 확충 없이 재무제표 작성이 마무리되면 2016년 말 기준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에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연말 재무제표에 4300억 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미국 달러 가치 급등으로 인한 외화환산 손실도 부채비율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손상차손이나 외화환산손실은 고스란히 자기자본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부채비율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액을 4500억 원으로 잡은 것도 한진해운 관련 손상차손과 외화환산손실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연말 부채비율 급등을 예상한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부터 계속 영구채 발행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신용도가 추락한 상황에서 3억 달러 규모의 영구채 투자 수요를 찾는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채권단을 포함한 은행권은 대한항공 영구채에 대한 지급보증에 손사래를 쳤다.

더이상 영구채 카드를 계속 밀어붙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대한항공이 최후의 보루였던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해석된다. 자본 확충 없이 연말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설 경우 상당한 수준의 재무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1조 4200억 원어치의 회사채 발행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이 중 8700억 원어치의 회사채는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서면 투자자들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할 수 있도록 트리거(Trigger)를 설정해 놓았다. 채권자들이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면 대한항공은 회사채를 조기 상환해야 한다.

또 크로스디폴트(Cross Default) 조항에 따라 다른 회사채까지 모두 기한이익을 상실한 것으로 간주된다. 크로스디폴트란 특정 회사채에 대한 기한이익상실이 선언될 경우 다른 채권에 대해서도 투자자가 기한이익 상실을 선언할 수 있도록 한 투자자 보호 장치다. 이 경우 대한항공은 1조 4200억 원어치의 회사채에 대한 조기상환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신용등급이 BBB까지 추락해, 자체적인 자금조달 능력마저 극도로 저하된 상태다. 신용등급이 BBB+일때만 해도 하이일드펀드나 개인들의 투자 수요에 힘입어 만기 채권에 대한 차환이 어느 정도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짜투리 투자 수요조차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락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결산 재무제표가 나오기 전에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은 연말 부채비율이 1000%를 넘으면 안 된다는 절박한 상황 인식 때문 "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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