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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방어가 목적이었다 [메이플세미컨덕터 법정관리⑭]회사측, 법정관리인으로 박용포 대표가 적합하다는 입장 밝혀

권일운 기자/ 김세연 기자공개 2017-02-20 08:31:13

이 기사는 2017년 02월 14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이플세미컨덕터의 갑작스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이 대주주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정황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기타 주주 및 채권자들의 권리를 무시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메이플세미컨덕터는 인천지방법원에 제출한 법정관리 신청서에 "법정관리인은 대표이사인 박용포씨가 선임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대표가 회사 자산을 유용하거나 은닉하는 등의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메이플세미컨덕터 측이 내세운 근거다.

법원이 메이플세미컨덕터의 이같은 요청을 받아들일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법원이 횡령이나 배임 등의 범죄 혐의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기존 경영진을 법정관리인으로 중용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현행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 범죄 혐의가 없다는 전제 하에 기존 대표이사의 경영권을 보장하게끔 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메이플세미컨덕터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최대주주인 박용포 대표 측이 이같은 제도의 허점을 노리고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신 주주들의 동요를 막고, 법정관리 신청 조짐을 파악한 채권자들이 선제적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밀리에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은 법정관리 신청서 접수와 동시에 메이플세미컨덕터에 대한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채권자들이 회사의 자산에 법원의 허가 없이는 절대 손을 댈 수 없다는 의미다. 매출채권 회수 부진으로 인한 유동성 악화에 시달려 온 메이플세미컨덕터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조치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 상당한 현금이 남아 있었고, 영업활동 또한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데 대해 이해관계자들은 '모럴 해저드'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특히나 향후 영업활동은 물론 기업공개(IPO) 등 재무적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대외 신인도에 타격을 입혔다는 점은 치명적이라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주나 채권자들의 압박에 시달렸다는 이유로 자산을 동결시켜버리는 오너나 최고경영자(CEO)를 누가 신뢰하겠느냐"며 "메이플세미컨덕터의 법정관리 신청이 고의적으로 이뤄진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 드러나면 향후 영업활동은 물론 자본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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