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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향한 무언의 압박?…실트론 지분 매각나선 2대주주 속내는 원매자 찾기 쉽지 않아…협상 우위 선점 시각도

김일문 기자공개 2017-02-28 09:02:15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3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실트론 2대주주인 채권단과 재무적투자자(FI)가 지분 매각 움직임을 구체화 한 가운데, 이 움직임의 진짜 의도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지분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실트론 새 주인이 된 SK그룹에 대한 무언의 압박일 것이란 추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LG실트론 2대주주는 삼일PwC를 주관사로 선정해 지분 49% 매각을 준비 중이다. 2대주주가 SK그룹에 지분 매각을 시도할 것으로 예측했던 당초 시장의 전망을 뒤집은 셈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들 2대주주의 지분 매각 시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권 없는 LG실트론 지분 49%를 가져갈 외부 원매자를 찾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는 것이 시장의 다수 의견이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이유는 지분 매각 과정부터 순탄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우선 LG실트론의 새 주인이 된 SK그룹이 실사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외부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실사를 꼭 거쳐야 하지만 SK그룹이 이를 용인하지 않는다면 거래가 진행되기 어렵다.

특히나 지난달 초 LG그룹측과 주식매매계약(SPA)만 체결했을 뿐 잔금 납입 등 거래 절차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SK그룹이 2대주주의 지분 매각에도 순순히 응해 협조하기에는 정황상 쉽지 않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소수 지분을 얻게 되더라도 LG실트론 경영은 SK그룹 주도로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이번 매각 작업이 어렵다고 보는 또다른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현재 총 7명의 등기임원으로 구성된 LG실트론 이사회에서 2대주주가 확보한 자리는 단 2개에 불과하다.

LG실트론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49%에 달하는 지분을 가져오더라도 단 두 석의 이사회 밖에 얻지 못한다면 누가 수천 억 원을 투자하겠냐"며 "현재 상황에서는 2대주주 지분의 외부 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SK그룹도 잔여지분을 추가로 더 사들일 개연성은 남아있다. LG실트론의 경영권을 갖고 있지만 혹시라도 적대적 투자자가 주주로 들어와 회사 경영에 지나친 간섭을 하거나 불필요한 요구를 하게 될 소지를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2대주주의 LG실트론 지분 매각 시도가 전략적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지분 인수자인 SK그룹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지분 가치로 인수금융 대출 원금 회수 정도를 바라고 있는 눈치"라며 "SK그룹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지분을 인수하게끔 만들려는 것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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