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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D는 없었다…VR시장 공략 '주춤' OLED부품 '섀도마스크' 기술 한계…경쟁사 소니 LCD로 이미 도입

이경주 기자공개 2017-03-30 08:17:55

이 기사는 2017년 03월 30일 0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갤럭시S8 시리즈에 시장의 기대와 달리 UHD가 아닌 한 등급 낮은 QHD+화질의 패널이 탑재됐다. 당초 삼성전자는 가상현실(VR)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VR컨텐츠 구현에 적합한 UHD패널을 갤럭시S8에 적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결국 부품 단계에서 발목이 잡혔다.화질을 결정짓는 핵심부품인 ‘섀도마스크' 기술이 UHD급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UHD도입으로 파생되는 전력과 발열 문제를 감안하면 실효성이 적어 서두르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 갤럭시 S8_메이플골드
갤럭시S8 메이플골드
삼성전자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언팩(Un Pack) 행사를 통해 갤럭시S8 시리즈를 공개했다. 5.8인치 크기의 일반형 모델 갤럭시S8과 6.2인치 대화면 모델 갤럭시S8플러스 등 2종이다. 외형적으론 디스플레이 변화가 가장 컸다. 2개 모델 모두 좌우 측면 테두리와 물리 하단키를 없애고 그 공간을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채워 화면 크기를 극대화 했다.

패널 화질은 일각의 예측과 달리 QHD급에 머물렀다. 시리즈 2종은 전작 갤럭시S7(QHD. 2560x1440) 때보다 해상도가 소폭 개선된 QHD+(2960x1440)패널이 적용됐다. 앞서 해외 IT전문지 폰 아레나 등은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가 VR컨텐츠 구현에 적합한 UHD패널을 도입할 것이라고 관측한 바 있다. 최근까지 일부 국내 언론도 같은 전망을 내놨다.

UHD 해상도는 3840x2160으로 QHD나 QHD+보다 크게 높다. 사실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기기에서는 QHD 이상의 화질은 필요 이상의 스펙이다. 육안으로 QHD와 UHD간 화질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VR시장이 열리면서 UHD패널 필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VR컨텐츠는 주로 기어VR 같은 전용 기기를 스마트폰과 연동시켜 감상하게 된다. 기어VR의 경우 스마트폰에서는 평면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좌우로 쪼개 3D효과를 낸다. QHD 해상도도 절반(1280x720)으로 크게 낮아져 픽셀이 보이는 모기장 현상(Screen door effect)이 나타난다.

UHD패널은 VR기기 체감 해상도가 1920x1080 수준으로 개선돼 눈에 피로감을 덜 주고 자연스러운 컨텐츠를 가능하게 한다. 때문에 UHD패널이 VR시장 공략의 핵심 '키'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VR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UHD패널 개발에 적잖은 노력을 기울였다.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5월 글로벌 디스플레이 전문 학회 SID가 주최한 전시회(SID 2016)에서 5.5인치 크기의 UHD패널 시제품 'VR-레디'를 내놓고 상용화 의지를 드러냈었다.

같은 해 7월엔 추혜용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소 팀장이 한 업계행사에서 "VR·증강현실(AR)로의 컨텐츠 플랫폼 변화는 고해상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초고화질(UHD)로 만들어야 한다"며 "현재(QHD급)의 인치당화소수(ppi)로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UHD 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내놓은 갤럭시노트7 뿐 아니라 올해 갤럭시S8 시리즈에서도 도입되지 않았다.

업계는 디스플레이 화질을 결정짓는 핵심부품인 '섀도마스크(shadow mask)' 기술 한계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모두 RGB(레드,그린,블루) 화소 증착공정이 필요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하고 있다. 섀도마스크는 RGB화소가 선택된 영역에 증착되도록 판화의 도안 역할을 하는 소모성 부품이다.

UHD 화질 구현을 위해서 섀도마스크 구멍이 더욱 세밀해져야 하는데 제조사인 일본 다이니폰프린팅(DNP)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 W사와 수년 전부터 차세대 섀도마스크를 개발해 왔지만 현재까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DNP가 UHD용 섀도마스크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국내 W사는 UHD급 제조는 가능하지만 양산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UHD를 도입하면 전력소모와 발열이 심해져 모든 부품의 스펙 상향이 필요해지고 이는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비용을 늘리기 보다는 최적의 시기에 UHD를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 연구원은 "UHD를 도입하면 소비전력이 너무 높아져 모바일 AP와 D램, 배터리 등 부품 스펙 상향이 동반 돼야 한다"며 "VR시장이 아직 수요가 크지 않은 니치마켓(niche market)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UHD도입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9년은 돼야 도입 타이밍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쟁사들은 OLED가 아닌 LCD(액정표시장치)패널로 UHD를 도입했거나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기술문제로 주춤한 사이 VR시장 선점에 나선 셈이다. LCD패널은 증착공정이 필요치 않아 UHD 화질 구현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일본 소니는 최근 세계최대 모바일쇼 'MWC 2017'에서 전략폰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을 공개하고 세계 최초로 4K(UHD) HDR 디스플레이(5.5인치)를 적용했다고 소개했다. LG전자의 패널 제조사인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SDI 2016'전시회에서 5.5인치 스마트폰용 UHD 엠플러스(M+) 패널을 공개하고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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