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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일감의 힘'…승계 지렛대 된 사조시스템즈 [Company Watch]사조인터와 합병, 내부거래 3배 급증…사조산업 지속 매입

박창현 기자공개 2017-04-19 08:23:06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8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조그룹 오너 3세 주지홍 상무의 개인회사인 사조시스템즈가 내부 일감 수혜를 받으면서 승계 지렛대로 떠오르고 있다. 내부 매출 비중이 높은 사조인터내셔널과 한 몸이 되면서 일감 수혜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분석이다. 주 상무는 향후 사조시스템즈를 발판 삼아 그룹 전체 장악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적통 후계자인 주 상무는 부동산 임대·용역 서비스 계열사인 사조시스템즈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주 상무는 사조시스템즈 지분 39.7%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아버지인 주 회장도 13.7%의 지분을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사조해표와 사조화인코리아, 취암장학재단 등 다른 계열사들이 나눠갖고 있다. 사실상 오너 일가가 100%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있는 가족 회사인 셈이다.

주 상무는 수년 간에 걸쳐 사조시스템즈를 중심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당장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사조산업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사조산업은 원양어업과 식품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그룹 핵심 계열사다. 자산 규모도 1조 원에 달한다. 아울러 사조씨푸드와 사조해표, 사조대림, 사조비앤엠 등 다른 계열사들도 지배하고 있다.

주 상무는 사조시스템즈를 전면에 앞세워 사조산업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조산업 지배력만 확보하면서 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만 하더라도 사조시스템즈의 사조사업 지배력은 미비했다. 무엇보다 지분율이 1.97%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승계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지배력을 빠른 속도로 키워나간다.

당장 이듬해인 2015년 8월 주 회장은 사조산업 지분 50만 주(10%)를 한꺼번에 사조시스템즈에 판다. 이 거래로 사조시스템즈는 단숨에 사조산업 2대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같은해 12월에는 합병카드를 꺼내든다. 사조시스템즈는 농수축산물 도매 계열사인 사조인터내셔널과 합병을 단행한다. 이 과정에서 사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사조산업 지분 33만 9000주(6,78%)가 사조시스템즈 자산으로 편입됐다. 합병 종료 후 사조시스템즈의 사조산업 지분율은 18.75%까지 상승한다.

지난해 10월 사조그룹은 승계 작업에 방점을 찍는다. 주 회장이 사조산업 지분 25만주(5%)를 사조시스템즈에 넘기면서 사조시스템즈가 사조산업의 최대주주(23.75%)가 된다. '주지홍 상무→사조시스템즈→사조산업→사조대림→사조오양→사조화인코리아'로 이어지는 완벽한 3세 지배 체제가 구축된 셈이다.

사조시스템즈는 이 과정에서 약 5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안정적인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한 탄탄한 수익구조를 갖춘 덕분에 이 같은 자금 부담을 짊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조시스템즈

사조시스템즈는 사조그룹의 대표적인 일감 수혜 계열사다. 부동산 임대업과 용역 경비업, 전산업무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대부분의 그룹 계열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실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꾸준히 70억~80억 원 어치의 일감을 제공받아왔다. 전체 매출에서 내부 일감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곧 50%가 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내부 일감 총액이 237억 원으로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173% 늘어난 규모다. 또 다른 일감 수혜 계열사인 사조인터내셔널과의 합병이 결정적이었다.

사조인터내셔널은 사조 계열사들에 참치 미끼와 선상 식자재 공급을 전담했었다. 대부분의 매출이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창출되는 구조다. 실제 합병 직전해인 2014년에도 전체 매출의 98.7%에 해당하는 189억 원을 내부 일감을 통해 벌어들였다.

사조시스템즈가 사조인터내셔널을 흡수 합병하면서 자연스럽게 내부 거래액도 급증했다. 아울러 전체 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74%까지 뛰어올랐다. 수직계열화 시스템이 더욱 확고히 구축된 만큼 사조시스템즈는 향후에도 내부거래를 통해 창출된 자금을 활용해 그룹 장악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조시스템즈 관계자는 "지난해 사조인터내셔널 합병 효과가 온전히 나타나면서 내부 매출 거래액이 커졌다"며 "이 밖에 사조그룹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용역을 새로 수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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