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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치킨, 확장경영의 산물 '상표·영업권' [Company Watch]브랜드·고객정보 등에 1600억 투자···가치 유지·상각비 '부담'

박창현 기자공개 2017-06-28 08:38:19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6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HC치킨이 브랜드 투자에 올인했다. 소고기와 순댓국, 불고기 등 종류도 다양하다. 투자 대상은 대부분 브랜드와 고객 정보, 영업권 등 보이지 않는 무형자산들이다. BHC치킨 지주회사가 최근 4년간 취득한 무형자산만 1600억 원이 넘는다.

무형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향후 브랜드 가치 유지가 투자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매년 100억 원이 넘는 상각비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계 사모펀드 '로하틴그룹(The Rohatyn Group)' 품에 안긴 BHC치킨은 프랜차이즈 공룡으로 다시 태어났다. '종합외식기업으로의 성장' 기치 아래 최근 4년 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 행보에 나섰다.

BHC치킨은 2014년 창고43을 시작으로 이듬해 숯불양념갈비 전문점 '불소식당'과 순댓국 전문점인 '큰맘할매순대국'을 차례로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소고기 전문점 '그램그램'을 791억 원에 인수했다.

주목할 점은 BHC치킨 지주회사인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이하 FSA)'가 투자금 대부분을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무형가치를 사들이는데 썼다는 점이다.

당장 2013년 BHC치킨을 인수할 때도 취득 자산 대부분이 브랜드와 고객정보, 영업권 등 무형자산이었다. FSA가 BHC치킨 인수 대금으로 지불한 현금은 1130억 원이었다.

당시 취득 대가로 늘어난 자산은 대부분 무형자산이었다. 그 해 사업 결합으로 FSA 무형자산이 836억 원이나 증가했다. 상표권과 영업권이 각각 147억 원, 283억 원 씩 늘었고 고객 관련 무형자산이 405억 원 더 커졌다. 사실상 BHC치킨의 고객 데이터 베이스와 브랜드 가치, 영업망에 투자를 한 셈이다.

이후 BHC치킨은 FSA를 대신해 공격투자의 최전선에 섰다. 직접 프랜차이즈 인수 주체가 돼 사업 영역을 넓혀나갔다. 순자산보다는 브랜드와 고객 정보, 영업망에 방점을 둔 투자 방식은 이후에도 계속 유효했다.

2014년 BHC치킨은 프리미엄 한우 전문점인 '창고43'을 136억 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창고43 순자산은 31억 원에 불과했다. 우선 차액 중 43억 원을 상표권 등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다. 나머지 61억 원에 대해서는 영업권을 설정했다. 눈으로 식별되는 유형자산은 아니지만 미래의 경제적 효익을 반영해 자산으로 평가한 셈이다.

BHC치킨은 이후에도 순자산 가액보다 더 높은 가격에 프랜차이즈들을 인수하면서, 인수가격에서 순자산을 뺀 차액 만큼을 무형자산 항목으로 대체했다. 2015년, 2016년 연이어 인수한 '큰맘할매순대국'(법인명 보강엔터프라인즈)과 '그램그램'(빅투)도 마찬가지다. 프리미엄을 얹어 기업들을 사면서 수 백억 원 규모의 차액을 모두 무형자산으로 갈음했다.

260억 원이 투입된 큰맘할매순대국은 순자산이 40억 원에 불과했다. 그 결과 106억 원이 상표권과 고객 관련 무형자산으로 인식됐고, 나머지 113억 원은 영업권으로 설정했다. 791억 원에 인수한 그램그램은 순자산 가치가 168억 원이었다. 나머지 345억 원은 무형자산, 276억 원은 영업권으로 계상됐다.

이렇게 최근 4년 쌓인 무형자산 총액만 1600억 원이 넘는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상표권이 530억 원에 육박하고, 영업권은 650억 원이 넘는다. 고객 정보 데이터 가치도 444억 원으로 집계됐다. FSA 관계자는 "창고43과 그래그램 등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무형자산이 증가했다"며 "회계기준에 맞춰 상각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FSA와 BHC치킨은 건물과 공장 등 유형자산이 아닌 상표권과 영업권, 고객 정보 등 무형의 브랜드에 수 천억 원을 투입한 모습이다. 업계는 프랜차이즈 M&A 특징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bhc

프랜차이즈 업체는 대부분 가맹 사업을 통해 수익 구조를 구축한다. 직영점은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실제적인 자산이 별로 없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내세울 수 있는 기업가치는 브랜드와 영업망이다. 보이지 않은 자산인 셈이다. 실체가 없지만 브랜드가 한번 구축되면 별다른 투입 비용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프랜차이즈 부가가치는 바로 여기서 나온다.

FSA와 BHC치킨 역시 이 같은 프랜차이즈 사업의 특성을 반영해 순자산 가치보다 수 배 더 높은 가격에 기꺼이 브랜드와 영업권를 샀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FSA가 인수한 브랜드 가치를 얼마나 잘 유지하고 성장시키느냐가 투자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SA 전체 자산에서 상표권 등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육박한다. 브랜드가 망가질 경우 FSA 자산 구조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과거 잘 나갔던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영속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실패를 맛봤다"며 "과거 사례를 봤을 때 FSA와 BHC치킨이 단기간 내 브랜드시너지를 창출한 후 빠르게 자금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매년 수 백억 원에 달하는 상각비도 부담이다. FSA는 2013년 이후 줄곧 무형자산에 대해 가치를 상각하고 있다. 무형자산 규모가 증가하면서 상각 액수 역시 커지고 있다. 2013년 30억 원 불과했던 상각 규모는 지난해 103억 원으로 늘었다. 대표적으로 최근 4년 동안 상표권과 고객 정보가 각각 62억 원, 217억 원 씩 상각 처리됐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무형자산은 매년 손상검사를 통해 그 가치를 평가받게 된다"며 "유형자산과 비교해 가치 등락이 클 수 있기 때문에 투자 안전성 측면에서 투자자에게 부담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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