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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타격 스튜디오드래곤, 회복 기미 안 보인다 [2017 하반기 ECM 전망]6000억 밸류 가이드라인…고밸류 논리 사라져, 공모가 책정 고심

이길용 기자공개 2017-07-28 17:11:47

이 기사는 2017년 07월 25일 08: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드라마 제작사 중 기대주로 손꼽히던 스튜디오드래곤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파고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보다 시장이 절대적으로 큰 중국에서의 흥행 성공이 필수적인데 사드 이슈 이후 국내에서 제작된 드라마가 중국에서 방영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6000억 원의 밸류에이션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제시한 스튜디오드래곤은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달 2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 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심사 청구가를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예심 통과 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공모가를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티슈진과 함께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손꼽히는 기대주 중 하나였다. 연초 더벨이 국내 자산운용사 1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투자가치가 높은 곳으로 스튜디오드래곤과 티슈진이 선정됐다. 점유율은 각각 23%씩을 차지했다.

지난해 5월 CJ E&M이 드라마 사업본부를 분할해 설립한 스튜디오드래곤은 상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문화창고, 화앤담픽쳐스, KPJ 등 3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문화창고는 '별에서 온 그대', '푸른바다의 전설'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와 배우 전지현 씨가 소속돼 있다. 화앤담픽쳐스는 '태양의 후예', '도깨비'를 쓴 김은숙 작가가 포진해 있으며 KPJ는 '대장금', '육룡이나르샤' 대본을 쓴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속해 있다. 특히 3사를 인수하면서 주요 작가와 연예인 경영진들에게 예우 차원에서 지분 스왑을 단행해 공생 관계를 형성했다.

연간 20여 편의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드래곤은 다른 드라마 제작사를 질과 양으로 압도한다. 보통 드라마 제작사들은 지상파 방송국의 입김에 휘둘리지만 스튜디오드래곤은 모회사인 CJ E&M이 갖춘 16개 방송채널에 드라마를 공급할 수 있다. 케이블 방송이라도 작품성을 인정받는 드라마는 지상파만큼 시청률이 나오는 환경이 형성되면서 스튜디오드래곤의 경쟁력은 더욱 부각됐다.

지난해 9월 스튜디오드래곤은 소속 작가들을 대상으로 신주 1만 1000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규모가 30억 2500만 원에 달했으며 증자 신주 1주당 가격 27만 5000원을 토대로 한 기업가치는 6060억 원에 이른다. 사실상 스튜디오드래곤이 밸류에이션 가이드라인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IPO 업계에서는 이를 토대로 스튜디오드래곤이 1조 원에 달하는 밸류에이션을 원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기대와는 달리 높은 밸류에이션을 시장에서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분할 이후 지난해 5~12월 매출액(연결 기준)은 1544억 원을 기록했다. 1~6월 매출이 25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16년 한 해 동안 1700억 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감사보고서 상 순이익(5~12월)은 81억 원이었다. 상반기 순익 45억 원을 더하면 전체 순익은 120억 원 안팎으로 추정이 가능하다. 당초 1년 전체 순이익이 2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한령 등의 여파가 예상보다 컸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사드 이슈는 현재 진행형이다. 한한령 등으로 사드 보복의 1차 피해를 입었던 드라마 제작사들은 여전히 중국 수출 길이 막혀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엄청난 수요를 창출해 이익을 급격히 늘려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야 하는 스튜디오드래곤 입장에서는 타개할 만한 방책이 없는 상황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밸류에이션 6000억 원은 주가수익비율(PER) 기준으로 50배에 달한다. 중국 시장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이 원하는 밸류에이션은 달성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신고서 제출 과정에서 공모가를 산정하는데 스튜디오드래곤이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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