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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해외투자의 그늘 '재무부담' [Company Watch]홍콩·싱가포르 법인, 2236억 투입···외부 차입 활용 충당

박창현 기자공개 2017-08-22 08:16:04

이 기사는 2017년 08월 18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신라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해외 면세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부 살림 살이가 팍팍한 상황에서도 대규모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다만 투자금 대부분을 외부 차입으로 충당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신라는 올해도 해외 면세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 4월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첵랍콕 국제공항은 지난해 기준 이용자가 7050만명에 달하는 아시아 대표 공항 중 하나다. 사업권 획득으로 2024년 9월까지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다.

이로써 호텔신라는 인천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포함해 아시아 3대 공항에서 모두 면세점을 운영하는 국내 최초 기업이 됐다. 이 때문에 호텔신라의 중장기 글로벌 전략이 또 한번 의미있는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성장 기회를 잡았지만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기 전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당장 투자 비용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직격탄을 맞은 호텔신라는 외부 차입에 의존해 자금을 충당하는 모양새다.

호텔신라

호텔신라는 홍콩 면세 사업권을 획득할 즈음에 현지 해외법인인 '신라트레블리테일 홍콩 리미티드(Shilla Travel Retail Hong Kong Limited)'에 864억 원을 대여한다. 호텔신라의 상반기 현금 지출 내역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이 자금은 홍콩 면세점 임대 보증금과 법인 초기 운용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추가 자금이 필요했던 호텔신라는 한 달 뒤 2500억 원 규모의 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모집 자금 중 1000억 원이 홍콩 면세점 투자 용도로 쓰인다. 세부적으로 시설투자에 500억 원을, 상품대금 및 운영자금 목적으로 500억 원을 쓸 방침이다.

실제 호텔신라는 지난 달 말 홍콩법인에 대한 추가 투자 결정을 내린다. 먼저 신규 출자를 단행한다. 호텔신라는 690억 원의 신규자금을 홍콩법인에 수혈할 계획이다. 출자 시점은 본격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올해 12월로 예정돼 있다. 여기에 304억 원을 추가로 더 빌려주기로 결정했다. 추가 대여로 홍콩법인에 빌려준 자금은 1168억 원으로 늘었다. 신규 출자와 대여금을 포함해 홍콩 면세점 사업에 투입될 자금은 1800억 원이 넘는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외부 차입금이다.

여기에 호텔신라의 아픈 손가락인 싱가포르법인에도 신규 자금을 출자했다. 호텔신라는 2012년 싱가포르 면세사업 투자를 위해 현지법인 '신라트레블리테일(Shilla Travel Retail)'을 설립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면세점을 내고 향수와 화장품 운영권을 따내는 등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총 1528억 원의 자금을 투자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지난해까지 누적된 손실만 1300억 원이 넘는다. 창이공항의 경우, 유동 이용객 수가 많지만 대부분 환승객과 비지니스 고객들인 탓에 흑자 수익구조를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법인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자 호텔신라는 지난해 800억 원이 넘는 신규 자금을 투입했다. 올해도 추가 운영자금이 필요하다고 판단, 376억 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해외 면세 사업에 대한 자금 지출이 계속 이어지면서 호텔신라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당장 올 상반기 홍콩 면세사업 투자를 위해 대규모 사채를 발행하면서 부채비율이 작년 말 208%에서 231%로 올라갔다.

더욱이 최근 사드 여파로 수익성이 후퇴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호텔신라는 올 상반기 1조 9208억 원의 매출과 27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줄었다. 사드 보복 여파에도 선방을 했다는 평가지만 수익성 악화는 뼈아플 수 밖에 없다. 자체 현금 창출력이 저하됨에 따라 차입금 의존도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호텔신라의 가중된 차입 부담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 3곳은 모두 올해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호텔신라의 장기신용등급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곽노경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4실장은 "싱가포르와 홍콩 면세점 투자로 호텔신라의 차입금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사드 배치 여파로 현금 창출력까지 저하되자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다"며 "추가적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적자 축소 여부와 홍콩 신규 면세점 실적 추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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