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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립 회장의 지배 중추 '파라다이스글로벌' [오너십의 탄생]①오너가 소유…2004년 전락원 창업주 증여, 지주사 지위 구축

박창현 기자공개 2017-08-24 08:24:18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기업과 오너십도 마찬가지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서 있는 오너들도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배구조 재편의 풍파와 무게를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왕관을 쓸 수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오너십의 형성 스토리와 핵심 변곡점들을 되짚어 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1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국내 카지노 사업 역사 그 자체나 다름없다. 고 전락원 창업주는 1967년 국내 최초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인천에 개장했다. 1972년 ㈜파라다이스의 모태인 파라다이스투자개발을 설립해 SK그룹의 워커힐호텔 카지노 사업권을 따내는 등 외형을 넓혔다. 이후 부산과 제주도에 추가로 카지노를 열면서 중견그룹사로 성장했다.

크기변환_2017 회장님 프로필(보정ver.)
파라다이스그룹의 후계 승계는 철저히 장자 중심으로 진행됐다. 장남인 전필립 회장(사진)은 31살이 되던 1992년부터 경영 수업을 받는다. 특히 기획과 재무 부문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반면 나머지 두 딸은 그룹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

전 회장 중심의 승계 계획은 빠르고 치밀하게 전개됐다. 입사 후 7년이 지난 1999년 이미 기틀이 마련됐다. 그 중심에 전 회장 개인회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옛 파라다이스부산)'이 있었다.

전 회장은 마흔이 되기도 전에 부산 카지노 사업을 영위하던 매출 529억 원, 자산 432억 원의 알짜 계열사 최대주주(90%)가 됐다. 더욱이 파라다이스글로벌은 그룹 핵심인 ㈜파라다이스 지분을 37.4%나 갖고 있는 2대주주였다. 최대주주인 전락원 창업주(38.8%)와도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았다. 이 때 이미 '전필립 회장→파라다이스글로벌→㈜파라다이스→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배체제가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이후부터는 파라다이스글로벌이 주도하는 1인 오너십 구축과 조율 작업의 연속이었다. 최대 목표는 ㈜파라다이스 지배력 강화였다. 먼저 2002년 10월 ㈜파라다이스가 주식 시장에 상장된다. 신주를 모집하게 되면서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이 희석됐다. 1, 2대 주주였던 전락원 창업주와 파라다이스글로벌 지분율도 각각 25.61%, 24.49%로 낮아졌다.

2004년 들어 파라다이스그룹 오너십이 다시 한 번 변곡점을 맞았다. 그 해 전락원 창업주가 별세하면서 본격적인 지분 증여·상속 절차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파라다이스글로벌이 최대 수혜자로 급부상했다.

전락원 창업주는 2004년 5월부터 11월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파라다이스 보유 지분 25.61%(2408만 6000주) 전량을 증여했다. 대표적으로 그 해 5월에 파라다이스복지재단에 83만 4000주(0.92%)를 넘겼다. 한달 뒤에는 가족들에게 149만 2000주를 증여했다. 전 회장도 이 때 0.37%에 해당하는 34만 2000주를 받았다.

2004년 6월에는 계열사 '파라다이스호텔부산'에 지분 576만 4000주(6.34%)를 넘겼다. 8월에는 두 딸인 원미 씨와 지혜 씨에게 300만 주(3.29%) 씩을 증여했다. 11월 들어서는 남은 지분 604만 6000주(6.64%)를 모두 장남 소유의 파라다이스글로벌에 넘겼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지분 수증 즈음에 파라다이스호텔부산이 창업주에게 증여받았던 주식 대부분(491만 4000주)을 다시 되사왔다. 증여가 이뤄진지 채 반 년도 지나지 않아 곧바로 소유권 이전이 이뤄진 셈이다.

파라다이스그룹 지분도

결과적으로 파라다이스글로벌은 ㈜파라다이스 지분 수증과 추가 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37.39%까지 끌어올렸다. 전락원 창업주가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자연스럽게 지배구조 최상단 자리도 꿰찼다. 오너 일가와 그룹 차원의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전 회장 1인 지배 체제가 완성됐다는 분석이다.

추가로 파라다이스글로벌은 ㈜파라다이스 주식 외에도 창업주로부터 다수의 계열사 지분을 증여받으면서 지주사 면모까지 갖췄다. 파라다이스산업(110만 주)과 파라다이스제주(27만 5000주), 워커힐(현 SK네트웍스, 34만 8000주) 지분이 수증 자산 내역에 포함돼 있다. 당시 증여 자산 평가이익만 400억 원이 넘었다. 또 대주주에게 빌렸던 차입금 120억 원도 면제받았다. 이후 파라다이스글로벌은 수증 받은 자산들을 되팔아 지주사 체제 구축을 위한 밑천으로 활용했다.

파라다이스글로벌은 10년 여가 지난 2014년 7월,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42만 주를 추가로 취득하면서 현재의 지분율(37.85%)을 갖췄다.

파라다이스글로벌 내부 지배구조도 2004년 이후 변화를 거쳤다. 전락원 창업주 지분 상속이 한창이던 2004년 11월에 파라다이스글로벌은 관계사 파라다이스유통을 흡수합병했다. 그 결과 전 회장 지분율이 82%로 조정됐다.

2011년 12월에는 전 회장의 세 자녀가 주요주주로 있던 '파라다이스인천'과 한 몸이 되면서 최 회장 지분율이 67.3%까지 희석됐다. 다만 합병 대가로 장녀 우경 씨와 장남 동혁 씨, 차남 동인 씨 등 3세들이 새롭게 그룹 지주사격인 파라다이스글로벌 신주를 받았다. 취득한 주식 비율은 20.1%에 달했다. 사실상 오너십이 더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파라다이스그룹은 워낙 초기 단계에 승계 작업을 마무리지으면서 이후부터는 지배구조를 단순화시키는 방향으로 후속 거래가 진행됐다"며 "현재는 파라다이스글로벌을 중심으로 사실상 지주사 체제가 구축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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