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 주요 계열사 재무건전성 악화 [격랑 헤치는 해운업계]②38곳 총자산 1.4조…단기차입 급증, 순차입금비율 244%
고설봉 기자공개 2017-09-13 08:18:12
[편집자주]
국내 최대의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 격랑 속에서 표류해 온 해운업계가 혹독한 구조조정 등을 거치며 옛 영광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국적 선사들을 중심으로 한국해운연합이 출범했다. 치킨게임을 중단하고 사라진 항로를 다시 개척하는 일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격랑을 헤치고 있는 해운사들의 현주소와 앞으로 항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8일 12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아해운은 외부 차입금 의존도가 과도한 편이다. 많은 부채를 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악화까지 겹치며 코너에 몰렸다. 총차입금 중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다.주력인 흥아해운과 국보는 실적 부진에 따른 잉여금 감소와 결손금 증가에도 시달리고 있다. 자본총액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치솟았다. 비주력 계열사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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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특수관계사 38곳, 자산 합계 1조 4000억
흥아해운은 국내외 계열사 및 특수관계사(이하 계열사) 등 38곳을 이끌고 있다. 흥아해운 및 계열사들의 지난해 12월 기준 총 자산규모는 1조 40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실적을 공시한 법인들의 재무상태표를 기반으로 자산총액을 단순 합계한 결과이다. 연결 재무상태표에 반영된 종속 법인들의 자산도 포함됐다. 연결에 포함되지 않는 별도 법인 자산총액을 추가했다.
같은 방식으로 합산한 흥아해운과 계열사들의 부채총액은 총 1조 8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산총액은 3284억 원이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329%이다. 계열사 등 국내외 법인들의 자본금은 총 1058억 원이다. 자본잉여금은 539억 원이고, 이익잉여금은 1655억 원이다
외부차입금이 대거 불어나면서 부채총액을 키웠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8507억 원으로 집계됐다. 단기차입금 2771억 원, 유동성장기부채 19억 원 등으로 유동성금융부채가 많았다. 1년 이내 단기간 상환해야 할 부채가 많다. 장기차입금은 총 5718억 원으로 집계됐다. 장기차입금과 비유동사채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반면 보유현금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335억 원으로 집계됐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191억 원, 단기금융자산 180억 원 등이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은 8172억 원을 기록했다. 순차입금비율이 249%까지 치솟은 상태이다. 통상 순차입금비율이 100%를 넘을 경우 재무건전성이 크게 훼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체적으로 마이너스(-) 14억 원을 기록했다. 주력인 흥아해운 마이너스(-) 14억 원, 피케이밸브 마이너스(-) 33억 원, 흥아프로퍼트리그룹 마이너스(-) 4억 원, 흥아로지스틱스 마이너스(-)2억 원 등이다. 매출채권이 쌓이면서 유동성이 막힌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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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흥아해운·국보, 재무상태 '심각', 피케이밸브 '양호'
계열사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흥아해운과 국보의 재무상태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자본대비 부채가 너무 과도한 상태다.
올 6월 기준 흥아해운은 부채비율 485%를 기록했다. 자산 총액 9157억 원 대부분 부채로 채워졌다. 자본총액 1564억 원으로 지난해 12월 대비 약 19%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채총액은 7593억 원으로 큰 변동 없었다.
차입금 규모가 재무건전성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올 6월 기준 총차입금은 2783억 원이다. 단기차입금 1524억 원, 유동성장기부채 277억 원 등 유동성금융부채 비중이 높았다. 장기차입금은 982억 원을 기록했다. 보유 현금 고갈로 순차입금은 2477억 원 수준이다. 이에 따른 순차입금비율은 158%를 기록했다.
국보는 상황이 조금 낫다. 올 6월 기준 부채비율 299%를 기록, 지난해 12월대비 133% 포인트 낮아졌다. 부채총액 596억 원, 자본총액 19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대비 부채총액은 부채총액은 9.7% 줄고, 자본총액은 30% 늘었다.
그러나 재무현황을 살펴보면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부채비율은 낮췄지만 순차입금비율은 137%를 기록했다. 총차입금 306억 원, 순차입금 272억 원을 기록했다.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수년째 결손금이 발생하면서 자본총액을 갉아먹고 있다. 올 6월에는 손실이 더 늘며 이익잉여금 마이너스(-) 52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대비 결손금이 431억 원 더 발생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지만 결손금 감축에 대한 근본 대안은 아니다.
피케이밸브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보이고 있다. 올 6월 기준 부채비율 77%를 기록 중이다. 자본총액 906억 원, 부채총액 700억 원이다. 총차입금은 411억 원, 순차입금은 370억 원이다. 이에 따른 순차입금비율은 41%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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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명하게 갈린 비주력 계열사, '자본잠식 vs 우량'
비주력 계열사들의 재무상태는 극명하게 갈린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거나, 부채비율이 3340%로 치솟은 계열사가 있는 반면 우량한 재무건전성을 보이는 법인도 존재한다.
흥아해운의 자회사인 흥아프로퍼티그룹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자본금 74억 원인 이 법인은 지난해 12월 기준 결손금이 170억 원에 달했다. 필리핀 일대에서 부동산 투자 및 개발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흥아해운이 지분 출자해 설립한 에이치앤브이물류안성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기준 부채비율 3340%를 기록했다. 경기도 안성에 BMW 물류창고를 짓기 위해 설립한 이 법인은 물류창고를 짓는 과정에서 금융권으로부터 차입을 대거 늘렸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 801억 원, 순차입금 776억 원을 기록 중이다.
흥아로지스틱스와 에이치앤브이물류는 부채비율이 각각 374%와 238%로 집계됐다. 아직까지 결손금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엠씨시로지스틱스는 계열사들 중 재무구조가 가장 우량하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1.28%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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