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이지모바일, 군장병 특화 서비스했지만 결과는 '자본잠식' [존폐위기 중소 알뜰폰]①설비투자·유지보수 비용 급증…순손실 전환 어쩌나

김성미 기자공개 2017-09-26 08:05:23

[편집자주]

중소 알뜰폰 업계가 사업 존폐 위기에 처했다. 알뜰폰 가입자 이탈이 심각해지면서 중소 알뜰폰 업계는 적자를 면할 방법이 묘연해졌다.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도 휘청이는 와중에 중소 알뜰폰 회사들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가 내놓는 보편 요금제 등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은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또 다른 비수가 됐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의 현 상황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5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경산업개발 자회사 이지모바일은 전체 알뜰폰 시장에서 5위에 오른 중소업체다. 가입자 수는 60만 명에 달한다. 자산도 2013년 41억 원에서 지난해 221억 원까지 빠르게 늘렸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재무 부담은 커졌다.

매출이 늘어도 손실만 커졌다. 자본잠식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부채만 키웠다. 납입자본을 늘렸지만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알뜰폰 업계에선 이지모바일이 언제 사업을 접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지모바일은 군장병 휴대폰 대여 서비스로 특화된 곳이다. 알뜰폰 성장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뛰어든 신사업이지만 자본잠식의 결정타로 작용했다. 군장병을 위한 서비스로 설치비용뿐만 아니라 유지보수비용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이지모바일은 지난해 58%의 자본잠식률을 기록했다. 2015년 자본잠식률은 마이너스(-) 13%로 비교적 건전한 재무상태를 보였으나 1년 새 50%이상으로 치솟았다. 2015년 123억 원에 이르던 자본총계가 2016년 46억 원까지 급감한 점이 자본잠식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 213억 원, 영업손실 73억 원을 기록했다. 2013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48%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지모바일_재무지표 추이

이지모바일은 비상장사여서 한국거래소(KRX)의 관리종목 지정 등의 수순을 밟진 않는다. 하지만 재무건전성이 매우 악화돼 향후 금융권 차입 등이 어려울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사업연도 말 자본잠식률이 50%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런 상태가 2년 연속 지속되면 상장을 폐지한다.

약 20년간 별정통신업을 영위한 이지모바일은 전체 알뜰폰 시장에서 5위 안에 드는 등 중소 알뜰폰 사업자 중 순위권에 진입한 몇 안 되는 업체다. 특히 대기업 계열이 아니면서 이정도 실적을 낸 거의 유일한 회사다.

이지모바일은 알뜰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하자 군장병 휴대폰 대여 서비스라는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지모바일은 2015년 4월부터 군장병들이 부대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 대여 서비스인 이지톡을 제공하고 있다. 군 장병들은 부대 내 마트(PX)에서 휴대폰을 빌려 충전한 금액만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부대 내에서는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휴가나 외출 시에는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자신의 유심을 스마트폰에 장착해 친구나 가족들의 연락처도 유심에 저장할 수 있다.

이지모바일은 당시 5년 간 독점적 지위를 얻으면서 안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2년간 2번 연장할 수 있어 사실상 9년간 독점 공급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국군복지단과 전국의 대대급 이상 부대에 이지톡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계약하면서 인프라 설치 투자비용 급증이 자본잠식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지모바일 관계자는 "인프라 설치만 1년 이상 걸리는 등 중소기업이 전국 단위를 커버하기에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며 "전용 거치대, 단말기 구입 등 부대비용도 상당히 많이 투입된 데다 부대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보안 프로그램 설치 등 관리비용도 많이 투입되면서 자금 상황이 좋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지모바일이 현재의 자금 악화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순손실로 전환한데다 올 상반기도 손실을 이어가는 등 실적 개선을 통한 현금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지모바일은 지난해 85억 원, 올 상반기 2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모회사인 일경산업개발로부터의 자금 지원도 불투명하다. 일경산업개발은 지속된 적자로 지난 5월 경영권 분쟁 소송에 휘말린데 이어 얼마 전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돼 25일 매매거래가 정지되는 등 경영환경이 불안정하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지모바일 가입자가 60만 명가량 되지만 80~90%가량이 선불가입자다 보니 실제 서비스에 대한 매출이 크지 않아 사업이 어렵다는 얘기가 돈다"며 "군장병 대상 사업 또한 인프라 설치 대비 사용량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