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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인터, 그린본드 시장 정공법으로 뚫었다 [Deal Story]윌셔 그랜드 센터, 친환경 건물 등재…발행 자격 획득

이길용 기자공개 2017-09-29 12:32:46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7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Hanjin International Corporation, 이하 한진인터내셔널)이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보증(guarantee)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에 성공했다. 한진인터내셔널이 지은 윌셔 그랜드 센터(The Wilshire Grand Center)가 친환경 건물로 인정을 받으면서 조달한 자금을 그린본드 발행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있었다. 성공적 그린본드 발행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꼽힌다.

한진인터내셔널은 지난 25일 오전 아시아 시장에서 그린본드 발행을 선언(announce)하고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3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으로 트랜치(tranche)를 구성했으며 이니셜 가이던스(Initial Pricing Guidance·IPG, 최초 제시 금리)는 3개월 리보(Libor)에 105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딜은 유로본드(RegS) 형태로 진행됐다.

북빌딩(수요예측)을 거치면서 한진인터내셔널은 가이던스를 95~100bp로 수정했다. 아시아와 유럽에서 최대 4억 7500만 달러의 주문이 쌓였지만 가이던스 수정 과정에서 일부 수요가 이탈해 최종 유효 수요는 3억 169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진인터내셔널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95bp로 확정하고 발행 규모를 3억 달러로 결정했다. FRN 특성상 실수요 주문이 많고 그린본드로 주문을 받다보니 주문 물량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딜은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성사된 보증 그린본드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이 채권에 보증을 제공했다. 지난 2014년 10월 한진인터내셔널이 3억 달러 유로본드를 발행했을 때도 수출입은행이 보증했다. 차환을 위해 외화채권을 찍은 한진인터내셔널은 그린본드로 투자자들을 모집했고 성공적으로 딜을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한진인터내셔널은 198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윌셔 그랜드 호텔을 인수했다. 2009년 4월 해당 호텔을 최첨단 건물로 바꾸는 '윌셔 그랜드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8년 간 총 13억 달러를 투입했다. 상층부는 호텔로 사용하고 저층부는 오피스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윌셔 그랜드 센터는 친환경 건물로 인정을 받아 그린본드로 조달한 자금을 투입할 경우 목적에 맞게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북한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그린본드 투자에 관심이 많은 유럽 투자자들은 주문을 거의 내지 않았다. 지역별로 배정된 내역을 살펴보면 아시아 99%에 달했고 유럽은 1%에 그쳤다. 아시아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크게 개의치 않지만 유럽과 미국 투자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지적이다.

그린본드는 채권 발행 자금을 환경 개선 및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등에만 쓸 수 있도록 목적을 제한하는 채권이다.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기업 재무의 새로운 영역으로 떠올랐다.

그린본드는 채권 발행을 통해 발행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수 있는 수단이다. 다른 조달 방법과 달리 비싼 비용이 수반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2008년 이후 그린본드 시장이 형성되면서 투자자들이 늘어나 일반 채권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린본드 발행을 위해서는 노르웨이 국제기후 환경연구센터(CICERO)의 인증이 필요하다. 주요 투자자는 북유럽이나 미국 주정부 연기금, 대학기금 등이다.

우리나라에서 그린본드를 발행했던 곳은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민간 금융사인 현대캐피탈이다. 이들은 대출 등을 통해 그린본드의 목적에 맞게 자금을 집행한다. 한진인터내셔널은 윌셔 그랜드 센터에 3억 달러를 그대로 투입하면 그린본드 목적에 맞게 자금을 쓸 수 있다. 금융사가 아니지만 한진인터내셔널이 그린본드 발행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번 딜은 BNP파리바, 다이와증권, 골드만삭스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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