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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회장, 멈추지 않는 '학교 사랑'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부영그룹]①우정교육문화·우정학원 애착, 사회기부 전면에 '부영주택'

이상균 기자공개 2017-11-29 08:40:46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0일 13: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그룹은 우정교육문화재단과 서울과 전남의 우정학원 등 3곳의 공익재단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재단은 철저히 학교 교육과 학자금 지원에 매달리고 있다.

부영그룹의 기부활동은 재단보다는 이중근 회장(사진)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뒷받침 해주는 것은 부영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부영주택이다.

◇학교법인에 '아호' 붙여...외국인 유학생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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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이 회장은 건국대 정치외교학과를 다니다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도중에 학업을 그만뒀다. 이후 부영그룹을 재계순위 16위로 성장시키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이 회장은 늘 대학 중퇴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는 게 주변 설명이다. 60세 넘는 나이에 고려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6.25 전쟁사, 일제강점기 역사를 정리한 책을 직접 집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영그룹 재단 활동도 철저히 교육에 방점이 찍혀 있다. 우선 우정학원은 이 회장이 상당한 애착을 보인 곳이다. 우정학원은 서울에 위치한 덕원여고, 덕원예고, 덕원중학교 등을 거느린 학교법인이다. 이 회장이 우진건설산업을 경영할 당시인 1977년 설립한 우진학원이 모태다. 1979년 우진건설산업이 폐업하면서 우진학원도 다른 재단으로 넘어갔다.

이후 이 회장은 절치부심한 끝에 1983년 부영건설을 만들어 재기에 성공했고 지난해 다시 금룡학원(옛 우진학원)을 사들였다. 학원명은 이 회장의 아호(우정)를 따 우정학원으로 변경했다. 최근에는 전남에서 학업열기가 높기로 유명한 능주고등학교를 인수해 우정학원에 편입시켰다.

우정학원은 특이하게도 같은 이름의 재단이 서울과 전남에 두 곳 존재한다. 재단 이사장도 이 회장(전남)과 부인 나길순 씨(서울)가 나눠 맡고 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같은 이름의 재단도 각 지역마다 별도로 설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정교육문화재단은 부영그룹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 2008년 12월에 설립됐다.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도 장학금을 지급한다. 지난해에만 베트남 등 12개국, 총 202명에게 장학금 9억 원을 지급했다. 각 국가의 대사관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장학생을 선정한다. 장학금 지급 대상을 외국인으로 특정한 것에는 이 회장의 장기적인 안목이 깔려 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이들 외국인 유학생이 고국으로 돌아간 뒤 그곳의 엘리트로 성장하게 되면 우리나라 국익에도 보탬이 될 것이란 게 이 회장의 생각"이라며 "동남아 출신 외국인 유학생은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장학금이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회 기부, 재단보다 그룹 중심

부영그룹은 재단 3곳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사진에는 이 회장과 부인 나 씨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회장의 세 아들과 딸은 전혀 없다. 우정교육문화재단과 우정학원(전남) 이사장을 이 회장이 직접 맡고 있다. 부인 나 씨는 우정학원(서울) 이사장을 역임 중이다. 70이 넘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룹 경영을 직접 챙기는 이 회장에게 재단 활동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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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부영그룹의 기부활동은 재단보다 부영주택이 추진하는 학교와 기숙사 설립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동안 부영주택이 지은 뒤 기부한 초중고 교육시설이 95개, 대학교 교육시설이 12개(전문대포함), 기숙사가 87개에 달한다. 전국에 퍼져있는 '우정학사'라는 이름의 기숙사는 모두 부영주택의 작품이다.

다만 외부에는 기부활동 주체를 부영주택이 아닌 이 회장을 내세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부영 계열사는 사실상 이 회장의 개인회사나 마찬가지라는 부영그룹의 인식이 깔려 있다. 이 회장은 ㈜부영의 지분 93.7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부영주택은 ㈜부영의 100% 자회사다.

부영주택의 첫 기부는 1991년 이 회장의 고향인 전남 순천에 설립한 부영초등학교다. 이어 목포와 여수에도 부영초등학교를 건립했다. 여천에는 부영여고를 지었다. 1994년 말부터는 지방 학교에 기숙사 '우정학사'를 지어 기증하기 시작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초등학교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며 "의사 표현을 자유롭게 하고 국가의 정책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초등교육을 통해 문맹을 퇴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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