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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보험영토 확장]'안방표' 동양·ABL생명, 내재된 '오너리스크'⑥유사한 성장 전략…미묘하게 다른 지배구조

신수아 기자공개 2017-11-28 15:55:41

[편집자주]

보험업계의 금융지주사발(發)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생·손보사에 공공연히 관심을 드러내며 인수 득실을 재고 있다. 그룹 내 존재감이 미약했던 보험 분야를 강화해 금융그룹의 입지를 확대하고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잠재적 매물 리스트에 오른 보험사의 매력도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7일 08: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 사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이 잇따라 M&A 시장에 등장했다. 당시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자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자는 없었다. 두 보험사는 마치 수순인듯 안방보험 품에 안겼다.

안방보험을 등에 업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거침 없었다. 경쟁사들이 IFRS17 도입을 대비해 저축성 보험의 판매를 줄여나갈 때 망설임 없이 판매고를 늘렸다. 든든한 대주주 안방보험의 지원사격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안방보험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각각 5000억 원,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믿는 구석' 안방보험이 잠재적 오너리스크로 바뀐 것은 찰나였다. 지난 6월 안방보험 창업자 우샤오후이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중국 정부는 안방보험의 견제수위를 높였다. 당시 해외 자산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소문은 꽤나 무게감 있게 거론됐다. 일각에선 내재된 '오너리스크'로 인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언제든 시장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닮은 듯 다른 동양생명·ABL생명…재무지표는 '합격점'

저축성 보험의 강자로 꼽혔던 동양생명과 보장성·변액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자랑하던 ABL생명은 안방보험 이후 유사한 행보를 걸었다. 대주주 변경 직후 저축성보험 위주로 외형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수입보험료 기준 2015년 동양생명의 저축성 보험은 전체의 52.4%를 기록했다. 그러나 인수 첫 해인 2016년 68.8%로 확대됐다. 이는 ABL생명도 마찬가지다. 2016년 말 기준 36%에 불과했던 저축성보험은 인수 반년 만인 2017년 6월 71.4%까지 증가했다. 특히 2016년 말까지만 해도 ABL생명의 신계약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상황이다. 피인수 6개월만에 신계약 증가율이 업계 최고수준인 57.8%로 올라서며 턴어라운드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저축성보험이었다.

외형성장 전략은 적중했다. 2015년 말 기준 22조5709억 원 이던 동양생명의 총자산은 2016년 말 26조6663억 원으로 약 18% 증가했으며, 2017년 8월 기준 29조46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했다. 업계 상위권 보험사들이 한 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던 모습과는 사뭇 비교된다. 2016년 말 기준 17조6028억 원이던 ABL생명의 총자산 역시 2017년 8월 18조6374억 원으로 10.7% 확대됐다. 2016년 5.7%, 2015년 4.2%, 2014년 4.9%로 ABL생명의 성장률은 줄곧 한 자리수를 기록해오던 터다.

저축성 보험은 새롭게 도입되는 IFRS17 체제하에서 책임준비금에 대한 부담이 크다. 저축성보험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자칫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새 회계기준에서는 부채를 시가평가한다. 보험사가 판매한 저축성보험 만큼 지급을 대비해 동일 규모의 책임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판매가 늘어날수록 부채 또한 증가할 수 있는 위험이 따르게 된다.

동양생명_ABL생명_보장성_저축성

재무적 위험부담을 기꺼이 짊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안방보험 때문이다. 인수 당시부터 공공연히 자본 확충을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대주주 간판을 바꿔 단 이후 각각 5283억 원, 2180억 원의 자금을 수혈 받았다.

이후 두 회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은 모두 200% 초과했다. 육류담보대출의 부실이 반영되며 182%로 주저앉았던 동양생명의 RBC비율은 유상증자 이후 46.9% 포인트 증가하며 2017년 상반기 228.9%까지 확대됐으며, 인수직후 210.8%을 기록했던 ABL생명의 RBC비율 역시 2017년 상반기 기준 40%포인트 증가한 250.8%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생보사 평균 RBC비율은 272%을 기록한 상태다. 두 회사의 RBC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안방보험이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고려하고 있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추가 유상증자에 대한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은 부담이다.

동양생명_ABL생명_RBC비율

◇내재된 '오너리스크'…미묘하게 다른 '지배구조'

든든한 우군이었던 안방보험이 잠재적 리스크로 비춰진 것은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창업자가 사임한 직후다. 최종 결정권자의 부재로 대내외적 의사결정이 일시적으로 중단됐고, 시장은 안방보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특히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에 대한 조사 수위를 높이며 해외 자산의 매각 가능성이 불거졌다. 안방보험이 단속에 나섰지만 위기설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다만 현재 최상위 지배자인 안방보험그룹의 최대출자자는 우 회장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만약 오너리스크가 현실화된다면 동양생명·ABL생명에 받게 될 타격은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최대주주는 각각 안방보험그룹의 자회사인 안방생명보험유한회사(Anbang Life Insurance Co.,Ltd., 이하 안방생명)와 손자회사인 안방그룹지주회사(Anbang Group Holdings Co., Ltd., 이하 안방그룹지주)다. 안방그룹지주는 안방생명이 100%출자한 페이퍼컴퍼니다.

동양생명은 지분 42%를 안방생명보험유한회사가, 33.4%를 안방그룹지주회사가 보유하고 있다. 반면 ABL생명의 경우 지분 100%를 안방그룹지주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안방생명보험은 본점을 북경에 두고 있으며, 안방그룹지주는 홍콩 소재의 회사다. 이는 향후 자금 운영의 효율성에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본토의 자금은 해외로 유출되기 상당히 까다롭고 중국 금융당국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안방생명의 경우 향후 추가적인 자본확충이나 재투자 등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홍콩에 적을 둔 안방그룹지주는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는 당국이 안방보험의 해외 자산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동양생명에 미치는 후폭풍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지난 3월 동양생명이 5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제3자 배정 방식을 빌어 안방그룹지주를 2대 주주로 맞이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대주주를 통해 중국 본토의 영향력을 일부 상쇄한 셈이다.

안방보험_동양_ABL_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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