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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안, '워크아웃 4년' 업계 8위로 추락 [전환기 엔지니어링업]②모기업 프라임개발 부실 영향, 급전직하 속 인력유출 심각

이명관 기자공개 2017-12-20 08:16:00

[편집자주]

엔지니어링은 기술 기반의 설계 산업이다.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산업이지만 정작 건설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드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이 베일에 가려졌던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5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안은 설립 이후 꾸준히 엔지니어링 업계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특히 2000년대 들어 활발한 수주활동을 벌이며 업계 2위로 발돋움 했다. 한동안 지속될 것 같던 삼안의 상승세는 모회사인 프라임개발의 경영난으로 제동이 걸렸다.

프라임개발의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자회사인 삼안의 실적도 곤두박질 쳤다.

◇10년 성장 제동 건 모기업의 무리한 M&A

삼안은 2000년대 들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2000년 500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2009년 2916억 원으로 불었다. 10년 사이 6배 증가한 셈이다.

외형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꾸준했다. 흑자 규모는 매년 증가와 감소를 반복했지만 단 한차례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덕분에 이익잉여금도 해가 갈수록 증가했다. 2000년 69억 원에서 2009년 714억 원으로 10배 이상 불어났다. 2010년엔 12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이익잉여금은 800억 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성장세가 한풀 꺾인 것은 2011년이다. 모기업인 프라임개발의 워크아웃으로 삼안도 덩달아 위기를 맞이했다. 프라임개발의 유동성 위기는 무리한 M&A 때문이었다.

프라임개발은 2008년 그룹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꾸려 동아건설산업을 6780억 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2000억 원 가량을 우리은행을 포함한 7개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렸다. 금리는 5.63% 수준이었다. 연간 발생하는 이자비용은 무려 112억 원에 달했다. 이 때 삼안을 비롯한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문제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프라임개발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비용을 감당하기도 어려운 처지가 됐다. 금융권으로부터 차입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던 프라임개발은 2010년 말 알짜 계열사인 삼안을 매물로 내놨다. 매각 대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매각 작업은 순탄하게 진행됐다. 2011년 1월 삼안의 새 주인으로 롯데건설이 낙점됐다. 거래금액도 2030억 원대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거래 막판, 매각차익에 부과될 세금을 두고 롯데건설과 프라임개발이 이견을 보였고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엔지니어링 업계 관계자는 "당시 시장에선 프라임개발이 삼안을 매각하겠다는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나돌았다"며 "프라임개발이 알짜 기업인 삼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딜을 무산시켰다는 해석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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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그리고 추락 업게 2위 → 8위

삼안 매각 실패 이후 프라임개발은 2011년 9월 워크아웃을 신청한다. 이때 주식이 전부 담보로 잡혀있던 삼안도 워크아웃에 돌입한다.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던 삼안은 워크아웃 이후 내리막 길을 걸었다. 삼안의 신용도 하락은 수주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2011년부터 시작된 신규수주 부진으로 삼안의 매출액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1년 매출액은 1847억 원으로 전년 대비 864억 원 감소했다. 이후로도 외형 축소는 계속됐고, 2015년 1167억 원까지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뒷걸음질 쳤다. 2009년 16%를 상회했던 점유율은 2012년 10%로 떨어졌다. 시장점유율 순위도 한국종합기술과 건화, 유신에 밀리며서 2위에서 5위로 3계단 하락했다.

이처럼 삼안의 경쟁력이 해가 갈수록 악화된 데는 모기업인 프라임개발의 책임이 컸다. 워크아웃 기간 중 채권단 주도로 삼안의 매각이 이어졌지만 번번히 프라임개발의 방해로 매각이 무산됐다.

삼안 관계자는 "2013년부터 매각을 재개했지만 이사회를 장악한 프라임개발이 사사건건 방해를 했다"며 "주식매매계약서 서명 거부, 정관 변경 거부 등으로 매각을 지연시켰다"고 말했다. 실제 2015년 6월 철도신호제어시스템 개발 업체 대아티아이가 삼안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프라임개발의 방해로 최종 계약서에는 서명을 하지 못했다.

삼안은 2015년 말 전환점을 맞았다. 우여곡절 끝에 장헌산업-한맥기술을 새주인으로 맞이하면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았다. 4년만에 워크아웃에서도 벗어났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삼안은 좀처럼 예년의 위용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001억 원으로 전년보다 100억 원가량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은 설립이래 최저 수준인 6.96%까지 하락했다. 한 수 아래로 봤던 이산, 동명, 선진 등에 뒤쳐지면서 업계 순위가 8위까지 내려앉았다.

워크아웃을 거치면서 핵심 자산인 인력 유출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때 1600여 명을 웃돌던 종업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900명까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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