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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Money-Flix]'세기의 혁신가'와 '날강도 귀족' 사이 어디쯤미국 초기 자본주의 거물들을 다룬 다큐 <미국을 일으킨 거인들>

이철민 VIG파트너스 부대표공개 2017-12-19 19:17:44

[편집자주]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들이 금융과 투자를 소재로 다룬다. 하지만 그 배경과 함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는 참인 명제다. 머니플릭스(Money-Flix)는 전략 컨설팅 업계를 거쳐 현재 사모투자업계에서 맹활약 중인 필자가 작품 뒤에 가려진 뒷이야기들을 찾아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9일 19: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왕 카네기, 철도왕 밴더빌트, 석유왕 로커펠러, 금융왕 JP모건, 자동차 산업의 아버지 포드. 어린 시절 읽었던 위인전엔 ‘무슨 왕 혹은 아버지'라 불리는 이 미국인들이 꼭 끼어 있었다. 대체로 유복하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각고의 노력으로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그들의 이야기는, 가난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들에겐 롤모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돈을 벌었고 그에 대한 평가가 어땠는지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관련 전문서적을 읽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그들은 우리에게 그저 위인전 속의 인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거의 동일한 시대에 살면서 미국 자본주의 초기 모델을 완성했다는 사실을 알기란 쉽지 않다.

미국의 히스토리 채널이 2012년 10월에 방영한 <미국을 일으킨 거인들>(The Men Who Built America)은, 그 다섯 명의 거물들을 중심으로 카네기 철강의 회장을 지낸 헨리 프릭을 비롯해 에디슨, 테슬라, 조지 웨스팅하우스, 루즈벨트 대통령 등 유명한 역사적 인물들이 어떻게 성공하고, 경쟁하고, 협잡하고, 반목하고, 반성했는지를 아주 흥미롭게 그려낸8부작 다큐멘터리다.

국내에서는 2013년 TV조선에서 방영했으나, 채널의 특성 때문인지 안타깝게도 많은 대중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필자조차 2년 전 우연히 비행기 안에서 앞 승객이 노트북으로 이 다큐를 시청하는 것을 보고 이 작품의 존재를 알게 됐다. 다행히 한글자막 버전이 유튜브에 공유되어 있는 상태여서, 집에 돌아오자 마자 바로 정주행할 수 있었다.(유튜브 링크는 기사 하단에)

미국을일으킨거인들
미국을 오늘과 같은 자본주의 본산으로 만든 장본인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미국을 일으킨 거인들'


그렇게 만난 이 다큐의 가장 큰 미덕은 일종의 재현 드라마 형식을 기본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간 중간 관련 영상 자료들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어 사실감을 더했다. 그 때문에 다큐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인기 드라마 <나르코스>와 같은 미드를 보는 듯한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더해 잭 웰치, 칼리 피오리나, 앨런 그린스펀, 스티브 윈(윈 호텔 카지노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챨스 슈왑, 스티브 케이스(AOL 창업자)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등 미국 경제계 거물들이 각 인물에 대하여 자신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코멘트하는 장면들이 추가됨으로써, 다른 경제·경영 관련 다큐에서 보기 힘든 깊이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다큐가 그 주인공들을 위인전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들이 사업이나 기술의 혁신을 만들어낸 ‘세기의 혁신가'였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 중 다수는 그 과정에서 독점이윤을 추구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부를 쌓기도 한 ‘날강도 귀족'이라는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카네기를 중심에 놓고 전체적인 전개를 이어나간 점은 의미심장하다. 자신의 파트너인 헨리 프릭과 함께 철강 시장의 독점적 구조를 완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막대한 이익을 축적하며 노동자들을 탄압했지만, 어떤 사건 이후 크게 삶의 방향을 틀어 카네기 철강을 JP모건에게 매각하고 만든 돈으로 본격적인 기부 활동에 나선 인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한 어떤 사건이란 이 다큐 4부에 등장하는 이른바 '존스타운 홍수'를 말한다. 카네기 철강의 회장인 헨리 프릭은 자신들이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가족들이 기거하는 존스타운 상류 에 댐을 짓고, 부자들을 위한 사교 클럽을 만들어 운영했다. 그런데 부실 공사로 만들어진 댐이 무너지면서 홍수가 나, 2000명 이상이 희생되는 끔찍한 참사가 일어났던 것이다.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그 사건은, 911 이전 미국에서 일어났던 가장 큰 인재(人災)였다. 마치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재연된 그 사건의 모습과 당시 사진들을 보면,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그 장면 바로 뒤, 이젠 대통령이 된 도널드 트럼프가 등장해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이어져 보는 이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존스타운 홍수 장면: https://goo.gl/1HkkAT

미국을 일으킨 거인들 8부작 모음: https://goo.gl/BKpD4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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