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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해운, '시행사 변신'에 시장은 '우려' '미분양·시행사업 장기화' 리스크, 주가도 내림세

고설봉 기자공개 2018-03-09 08:16:19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8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행사로 변신한 대한해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싸늘하다. 주력인 해운업과 연관성이 없는 시행사업에 뛰어든 것에 대한 염려로 주가가 하락했다. 미분양 우려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대규모 채무보증을 서는 등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다.

대한해운은 충북 청주 오송바이오폴리스지구에서 청주오송 동아라이크텐 분양사업을 시행한다. SM그룹 계열사인 동아건설산업과 우방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2020년 입주 예정이며 분양세대는 총 970가구이다. 오는 9일 견본주택을 개관할 예정이다.

대한해운은 2014년 12월 택지를 낙찰 받았다. 추첨방식으로 진행된 입찰에 총 40곳의 시행 및 시공사가 뛰어들었고 대한해운이 당첨됐다. SM그룹이 사업밑천인 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대한해운을 무더기 입찰에 동원한 결과다.

택지는 확보했지만 사업성은 높지 않아 사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며 미분양 우려가 커졌다. 대한해운은 지난해 9월 29일자로 사업방식을 분양에서 단기임대로 변경했다. 4년간 전·월세 선택 거주 후 입주자에게 분양 우선권이 부여되는 민간임대주택 방식으로 사업을 틀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오송 임대아파트의 경우 주변 시세 대비 낮은 임대보증금과 다양한 주거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단기간내 분양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발생 수익은 장기운송계약 신조선박 투자대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주오송 동아 라이크텐
<대한해운이 시행하는 청주오송 동아라이크텐 조감도.>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다. 주력인 해운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주택분양사업에 뛰어들면서 우려가 커졌다. 우려는 그대로 주가에 반영됐다. 이날 대한해운이 분양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단시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같은 시장의 반응은 미분양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대한해운이 미분양을 의식해 사업 방식을 '분양'에서 '4년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려는 더 커졌다. 초기 미분양 물량을 줄이더라도 4년 후 분양 전환 시점에 대규모 미분양이 터져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단기임대 후 분양전환' 방식은 이미 여러 시행사 및 건설사에서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서 어쩔 수 없이 단기임대로 사업방식을 튼 경우다. 그러나 임대 기간이 끝난 뒤에도 분양전환은 쉽지 않다. 대부분 시행사 및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자산으로 떠안고 임대를 연장하는 사례가 많다.

이럴 경우 시행사업은 종료되지 않고, 시행사는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사태를 맞는다. 분양자들이 낸 임대 보증금은 향후 다시 반납해야 할 돈이기 때문이다. 결국 사업을 종료하지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 임대사업을 지속하게 되는 악순환이 빚어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세종시에만 아직 4생활권, 5생활권, 6생활권 등 분양사업이 진행될 택지가 많다"며 "KTX 오송역이 있긴 하지만 오송 지역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아 미분양 우려가 큰 지역"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단기임대 후 분양전환 사업은 사실상 미분양 때문에 한 번에 주택을 털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꺼내는 최후의 카드"라며 "임시방편인 만큼 분양전환이 되지 못하면 시행사가 주택을 그대로 떠안고 어쩔 수 없이 임대사업자가 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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