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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KT&G 경영권 갈등]ISS가 이사회 손 들어준 이유는 '배당'컨콜서 기은에 '고배당' 정책 유지 요구

안경주 기자공개 2018-03-12 10:42:5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9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복인 KT&G 사장의 연임과 사외이사 증원 문제를 놓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KT&G 이사회의 손을 들어준 결정적 배경에 배당정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은행의 주주제안으로 추천된 사외이사가 선임되면 현재의 고배당 정책이 유지되지 않고 배당성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ISS는 최근 백 사장의 연임을 찬성하는 입장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전달했다. 기업은행이 제안한 사외이사 증원에 대해선 반대했다.

ISS는 검토를 거쳐 "공모 기간이 짧았지만 전체적인 과정이 사외이사에 의해 공정하게 진행됐고 인도네시아 자회사 분식회계와 관련한 금융당국 감리가 진행 중이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중대한 혐의는 없다"고 의견을 냈다. 또 사외이사 증원 요구에 대해선 "KT&G 이사회는 2명의 사내이사와 6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고 정관에 의해 CEO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돼 있다"고 설명했다.

ISS는 사실상 기업은행의 주주제안에 반대하고 KT&G 이사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KT&G의 '정부 경영 간섭' 프레임이 먹혀 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기업은행과 업계 관계자의 얘기를 종합하면, ISS는 배당성향 축소를 우려해 KT&G 이사회 손을 들어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ISS와 기업은행의 컨퍼런스콜 과정에서 나온 질의응답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컨퍼런스콜에서 ISS는 기업은행의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한 사외이사가 고배당정책을 앞으로도 이어갈지에 대해 집중 질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고배당정책 유지에 대해 기업은행이 확답해 줄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주주제안을 통해 추천된 사외이사를 선임할 시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수 있는지, 기업은행이 보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의해왔다"며 "배당성향을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바탕에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주주의견을 이사회에 전달하는 창구역할을 할 수 있지만 배당정책과 관련해선 확답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배당정책 문제가 아무래도 ISS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백 사장은 KT&G 사장에 선임된 후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배당성향도 높여왔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감소했지만 오히려 배당 확대를 결정했다.

실제로 KT&G의 2017년 주당 배당금은 4000원으로, 전년동기(3600원)보다 11.1% 높아졌다. 시가배당률은 3.32%이며, 배당금 총액은 5050억원이다. 통상 실적 부진시 배당 규모를 축소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배당을 늘리는 경우는 못봤다"며 "더욱이 담배판매량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을 확대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고배당 정책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담배회사에 비해 KT&G의 배당성향이 낮다는 점에서 KT&G가 배당성향을 더욱 높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ISS의 의결권행사 자문과 관련해 KT&G의 배당정책 방향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한편 KT&G의 외국인 주주 비중은 53.16%다.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을 기준으로 하면 58.5%까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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