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계열' 팬오션, '공정위 칼끝' 어떻게 피했나 그룹내 자산·매출 최대…총수일가 직접지분 미미 '규제대상 제외'
고설봉 기자공개 2018-03-14 08:17:0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2일 1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하림그룹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주요 계열사인 팬오션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룹 내에서 자산규모 및 매출이 가장 많은데도 불구하고 공정위의 칼날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하림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혐의와 관련해 지난 6일부터 사흘 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추가 현장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됐다.
이번 조사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김준영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 올품에 집중됐다. 김 회장이 김 씨에게 올품의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 및 이후 사업 과정에서 편법 증여와 일감 몰아주기 등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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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하림그룹 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팬오션은 공정위 조사를 피해갔다. 자산 및 매출 규모가 가장 크지만 지배구조에서 한 발 비켜서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 및 김 씨가 사실상 우회적으로 51.2%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직접 지분이 적어 규제를 했다.
공정위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대규모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팬오션은 하림그룹 58개 계열사 가운데 매출이 가장 많다. 그룹 전체 매출의 약 25.19%가 팬오션으로부터 나온다. 팜스코와 하림 등이 뒤를 잇고 있지만 팬오션 매출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자산규모 면에서도 팬오션은 그룹 내 가장 큰 계열사다. 그룹 총 자산이 10조 592억원인 가운데 팬오션은 이중 40.22%에 달하는 4조2596억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의 자산이 1조1219억원인 것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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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그룹에 인수된 뒤 팬오션은 하림그룹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 대상과 금액을 부쩍 늘렸다. 계열사에서 팬오션에 일감을 몰아주는 성격의 거래가 주를 이뤘다. 팬오션은 계열사들로부터 대거 매출이 발생하지만 매입 등 거래는 규모가 크지 않다.
하릅그룹에 인수되기 직전인 2015년 상반기 팬오션이 특수관계자들과 맺은 내부거래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하림그룹 인수 뒤 팬오션은 특수관계자들과 거래를 꾸준히 늘렸다. 인수된 뒤 첫 성적표를 받은 2015년 하반기 패오션은 특수관계자들로부터 총 20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입 등 기타 거래는 총 1억원 규모였다. 이어 2016에는 매출 831억원, 매입 등 기타거래 12억원을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내부거래가 더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내부거래 매출이 718억원을 기록했다. 반대로 매입거래는 1억원 미만으로 줄었다. 팬오션이 계열사들을 상대로 매출을 늘리고 매입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장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림그룹과의 내부거래를 늘리고 있지만 팬오션은 직접적으로 공정위의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 팬오션의 주주구성 때문이다. 김 회장 일가의 보유 지분율은 0.07%에 그친다. 그럼에도 김 회장 일가의 팬오션 지배력을 견고하다. 주요 계열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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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의 최대주주는 지분 50.89%를 보유한 제일홀딩스이다. 이외 에코캐피탈이 지분 0.11%를 보유 중이다. 계열사 임원들이 보유한 0.13%도 김 회장 일가의 팬오션 지배력을 높인다.
김 회장 및 일가로부터 팬오션으로 이어지는 지배력의 핵심은 제일홀딩스이다. 더불어 김 씨의 개인회사이자 이번 공정위의 조사 대상인 올품도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한다. 김 회장은 '김홍국-제일홀딩스-팬오션'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어 놓은 상태다.
김 씨의 팬오션에 대한 지배력은 구조가 더 복잡하다. 그러나 통로는 올품 한 곳이다. '김준영-올품-제일홀딩스-팬오션' '김준영-올품-한국인베스트먼트-제일홀딩스-팬오션' '김준영-올품-에코캐피탈-팬오션' 등 올품을 통해 김 씨의 지배력이 팬오션에 미친다.
팬오션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의 하림그룹 조사와 과련해 팬오션에 대한 직접적인 자료 요청 등은 없었다"며 "그룹 주력 사업인 양계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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