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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자산운용, 코리안리와 우호관계...희석되는 명분 [지배구조 분석] ①모회사 신영증권, 10년전 코리안리와 주식 교환

이승우 기자공개 2018-04-13 08:39:00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그 과정과 체계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산운용사 업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주주 등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9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 계열사가 없는 신영자산운용의 주주 명부에 서울보증보험과 코리안리재보험이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들 보험사가 주주 명부에 등장한 지는 길게는 20년, 짧게는 10년이 넘었다.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원하는 보험사와 장기 자금을 굴릴 기회를 갖는 운용사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신영자산운용 지분 현황

특히 코리안리는 지난 2007년 신영증권과 지분 교환을 하면서 신영자산운용의 지분까지 취득,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선대 회장들간 친분 관계가 지분 교환으로까지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분 교환을 통한 양사간 손익 정산을 해보면 신영 측의 손해가 크다. 이로 인해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양사간 지분 관계도 조금씩 정리될 것이라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현재 양사의 지분 구도상, 특히 신영측은 외부의 공격을 받을 상황이 아니어서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보험사가 주요주주, 우호관계 코리안리 '주목'

서울보증이 신영자산운용의 주요 주주로 올라선 건 지난 1996년이다. 당시 대한보증보험이었던 서울보증은 신영투자신탁운용주식회사 설립과 동시에 지분 출자를 했다. 당시 대한보증보험이 취득한 신영자산운용의 주식은 30만주. 서울보증은 이후 증자에 참여하거나 지분 매각을 하지 않고 현재까지 신영자산운용 주식 30만주를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다. 현재 지분율로는 4.7%다.

서울보증이 신영자산운용에 지분 투자를 한 것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보증은 가입자로부터 수취하는 보험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필요성이 있었고 지분 투자를 한 자산운용사에 채권 위주로 장기 자금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서울보증 관계자는 "아주 오래된 일로 1996년 신영자산운용의 전신인 신영투자신탁운용이 설립될 당시부터 단순 투자 목적의 지분 출자였다"며 "출자 이후 추가 취득이나 매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와의 관계는 2007년 형성됐다. 신영자산운용의 모회사 신영증권과 코리안리가 서로간 백기사를 자청하면서 양사간 우호관계가 맺어졌다. 신영증권은 코리안리 지분을 4.42%, 그리고 코리안리는 신영증권 지분 6.55%와 자회사 신영자산운용 지분 9.4%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었으나 지분율이 높지 않다는 지배구조의 취약함을 서로 보완하기로 한 것이다.

이같은 관계는 원주 원씨 종친이라는 인맥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과 고(故) 원혁희 코리안리 회장은 가까운 친척은 아니지만 친촉 관계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금융권 지배구조 모범규준 강화로 친인척 관계에 있는 주주의 지분을 공시해야 하나 신영자산운용이 보유한 지분은 공시할 사항이 아니다"며 "돌아가신 원 회장님과 신영의 원 회장님은 종친일 수 있으나 교류를 할 정도의 가까운 친척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간의 관계는 매우 돈독하게 유지돼 왔다. 2007년 우호 관계가 맺어진 후 코리안리의 원혁희 회장이 사망한 이후에도 양사간 지분 관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엇갈린 손익, 교환 지분 청산 가능성은

돈독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주판을 튕겨보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두 회사의 손익이 엇갈린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코리안리는 신영자산운용 지분으로 상당한 평가 이익을 얻었지만 신영 측은 그 반대다.

신영증권이 보유한 코리안리재보험의 장부가액은 580억원 가량으로 최초 취득금액 300억원 정도보다는 높다. 하지만 최근 5년 사이 신영증권이 지분 출자한 코리안리재보험의 평가 손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최근 5년간 평가손실은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코리안리재보험이 지분 투자한 신영자산운용은 지난 5년간 평가이익을 내고 있다. 보험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같은 성과 차이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제적인 논리대로라면 신영증권과 코리안리의 우호 지분관계는 유지되기 어려워 보인다"며 "특히 신영자산운용의 경우 굳이 코리안리를 백기사로 둘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위협할 만한 지분 경쟁이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점도 양사간 관계 변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신영증권은 신영자산운용 지분을 85.9%나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위협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신영증권 역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40%가 넘고 있다.

반면 코리안리는 아직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지배하고 있으나 지분 보유율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코리안리는 고 원혁희 회장의 아내 장인순 씨가 5.76%, 장남인 원종익 고문이 3.52%, 원종규 사장이 3.50%, 차남 원영 씨가 3.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코리안리 지분 구조

세대 교체가 이뤄지면서 양사의 우호적인 지분 교류가 중단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코리안리는 2세 원종규 대표이사가 경영권을 인수받은 상태고 신영증권 역시 원 회장의 아들 원종석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원 대표이사의 부친 원국희 희장은 고령(1933년생)으로 원종석 대표는 지속적으로 신영증권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영증권과 신영자산운용 입장에서 보면 경영권에 위협을 받을 만한 일이 딱히 없는데 세대 교체가 완전히 이뤄지면 지속적인 손실을 보고 있는 관계에 대한 시각 수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로서는 양사간 관계 변화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현재의 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영운용 관계자는 "(코리안리 지분 보유는) 단순투자 목적의 지분 출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신영자산운용 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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