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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증권 영향력 줄어든 이사진 [지배구조 분석] ③모기업 출신 사외이사 감소…외부서 보험사 출신 영입 '새판짜기'

이효범 기자공개 2018-04-13 08:40:00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그 과정과 체계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산운용사 업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주주 등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1일 09: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남권 대표이사가 지휘봉을 잡으면서 신영자산운용 이사회에 드리워져 있던 신영증권의 그림자가 한층 옅어졌다. 그동안 신영자산운용의 이사회 멤버들은 대부분 모기업인 '신영증권'과 관계가 있었던 인물들이었다. 이사회의 독립성 문제가 지적돼 왔던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허 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후 신영자산운용의 이사회는 은행, 증권, 보험사 등에서 자산관리(WM) 사업과 자산운용업무를 담당했던 전문가들로 채워지고 있다. 앞선 사외이사들과 달리 신영증권과 드러난 연결고리가 없는 인물들을 선임해 이사회 독립성도 강화했다. 또 보험사 출신의 사외이사를 영입해 실익을 챙기는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신영증권 입김 컸던 이사회

더벨이 신영자산운용의 사외이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09년 2분기~2017년 4분기까지 사외이사로 활동했거나 활동 중인 인물은 총 9명이다. 가장 오랫동안 몸담았던 분야의 경력을 기준으로 분류해보면 절반 가량인 4명이 계열사인 신영증권 임원 출신이다. 이 외에 교수 1명, 경제계 1명, 관료 1명, 금융 2명 등으로 구성됐다.

신영자산운용 사외이사들

신영자산운용의 사외이사로 활동했거나 활동 중인 총 9명 가운데 7명은 신영증권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김태길, 이열재 전 사외이사는 신영증권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재홍, 권정수 사외이사도 각각 신영증권에서 임원이었다. 김성기 전 사외이사는 금감원 부국장을 지낸 관료 출신이지만 신영증권의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또 오해석 전 사외이사도 오랫동안 교수로 지낸 동시에 신영증권 사외이사직을 수행했다.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인물도 배치됐다. 원 회장은 1933년생으로 서울대 상과대학 상학과를 졸업했다. 대림산업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계열사인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에서 부장까지 역임했다. 증권업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 그는 지인 6명과 함께 신영증권을 인수해 직접 경영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김웅태 전 사외이사는 원 회장과 동문으로 서울대 상학대학을 졸업했다. 1934년생으로 원 회장과 나이로도 1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김 사외이사는 신영증권의 주주이기도 하다. 작년말 기준 지분율 1.2%를 갖고 있다. 영업보고서 상 친인척, 임원 등이 아닌 '공동보유자'로 명시돼있다. 특히 그는 총 9명의 전·현직 사외이사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이사회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신영자산운용에 신영증권 출신이나 관련된 인사들이 배치되는 것은 지분율과도 무관치 않다. 작년말 기준 신영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지분 85.9%를 보유한 신영증권이다. 나머지 주주는 코리안리(9.4%), 서울보증보험(4.7%) 등이다. 업계에서는 다른 주주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지분율이 높은 모회사 신영증권과 관계가 있는 인사를 신영자산운용 이사회 멤버로 앉히면서, 유기적인 협업관계를 유지해왔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신영자산운용 사내이사들

◇허남권 체제, 이사진 물갈이…보험사 출신 발탁 '실익 챙기기'

하지만 허남권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신영증권의 그림자들을 조금씩 지우고 있다. 지난 2017년 2분기 신영자산운용의 이사진은 허 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교체됐다. 황혁 전 신영증권 개인고객사업본부 이사를 신영자산운용 관리부문 총괄 상무로 발탁, 사내이사로 앉혔다. 또 신영증권에서 자산운용본부장을 지냈던 권정수 전 전무를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나머지 2명의 사외이사를 모두 외부인사로 채웠다는 점이다. 그동안 신영증권 임원출신이나, 필요에 따라 신영증권의 사외이사를 역임했던 관료나 학계출신 인사를 선임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이사진 교체로 인해 신영증권과의 연결고리가 한층 약화된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번 조치로 이사회에는 원국희 회장이나 신영증권과 직접적인 연관성 있는 인사들의 수가 줄었다. 상대적으로 이사회 내에서도 허남권 대표의 영향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서 선임된 2명의 사외이사는 운용업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이병용 사외이사는 국민은행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WM사업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는 국민은행 PB사업부장, 신탁기금본부장, WM사업본부장 등으로 활동하다가 KB생명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김종대 사외이사도 패러곤투자자문 대표를 역임했고, 메리츠화재에서 자산운용총괄 전무를 거쳤다.

특히 2명의 사외이사가 모두 보험사 출신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보험사들은 자산운용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운용을 하기 때문에 주식보다 채권을 운용하는 비중이 높다. 더욱이 주식 운용도 대부분을 자산운용사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보험사 출신을 사외이사로 활용해 영업적으로 실익을 챙기는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영자산운용의 이사진은 신영증권 출신이 많았던 점과 비교하면 허 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후 신영증권과의 연결고리가 상대적으로 느슨해진 분위기"이라며 "기존과 달리 보험사 출신 외부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해 다양한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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