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듯 다른 '신영마라톤' 펀드…천차만별 수익률 [Fund Watch]신영운용 "매니저 모두 달라…별개의 펀드로 봐야"
김슬기 기자공개 2017-10-25 08:32:16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0일 16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운용전략과 펀드명이 비슷해 쌍둥이펀드로 불리는 신영마라톤펀드의 수익률 격차가 커지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름에서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어느 판매사에서 가입을 하더라도 비슷한 성과가 나길 기대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운용규모가 가장 큰 신영마라톤A펀드와 A1펀드의 수익률 격차가 연초 이후 3% 포인트 이상이 차이 나는데다가 특정 은행에서만 가입가능한 F1펀드와 K-1펀드의 성과가 우수해 일부 펀드만 관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A1펀드를 팔고 있는 일부 판매사는 수익률 격차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 추천 목록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신영운용 측은 해당펀드는 이름은 같지만 운용역이 달라 수익률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선취 판매수수료 부과 여부에 따라서도 성과 차이가 크다는 입장이다.
◇ 신영마라톤펀드만 4개…수익률 들쪽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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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신영마라톤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펀드는 총 4개다. 대부분의 펀드들이 수수료의 차이에 따라 클래스를 달리 사용하지만 신영마라톤펀드의 경우 수수료 뿐 아니라 전략도 달라 투자자 입장에서는 잘 확인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02년 가장 처음 설정된 펀드는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주식)A'였다. 처음에 출시했던 신영마라톤펀드는 선취 판매수수료가 없었다. 이 때문에 판매사들은 판매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는 펀드를 설정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2005년 12월에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A1(주식)'이 출시됐다.
또 펀드 판매사별로 독점적으로 팔 수 있는 펀드를 설정해달라는 요구에 따라 두 개의 펀드가 탄생하게 됐다. 2005년 12월에 옛 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에서만 팔 수 있는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F1'이 나왔고 2006년 7월 KB국민은행 단독상품인 '신영마라톤증권투자신탁K-1(주식)'이 추가적으로 설정됐다. 국민은행은 2000년대 초반 신영운용의 수탁고가 늘어나는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한 곳이기도 하다.
theWM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해당 4개의 펀드의 수익률은 조금씩 차이가 나고 있다. F1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0.62%인 반면 A1펀드는 마이너스(-) 2.79%를 기록했다. 연초후 수익률로 시계열을 넓히면 격차는 더 커진다. F1은 19.97%의 수익을 냈고 A1은 12.6%에 불과하다. 수익률이 최대 7%포인트까지 차이가 나는 셈이다.
하나은행이나 국민은행 등 소수의 판매사에서만 판매되는 F1펀드와 K-1펀드의 성과가 원 펀드에 비해 높다는 데 일부 판매사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펀드 담당자는 "단독펀드 설정을 요구한 판매사들 외에는 A펀드와 A1펀드를 팔 수밖에 없는데 수익률 격차가 크게 나서 계속 추천을 해야 할지 고민이 컸다"며 "일단은 추천목록에서 내리고 포트폴리오 점검을 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수의 판매사에서 팔고 있는 A펀드의 3개월 수익률과 연초후 수익률은 각각 -1.63%, 16.11%이다. A1펀드와는 1%포인트, 3.5%포인트 괴리가 있다. 두 펀드만 놓고 봐도 3년 수익률이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 운용역 달라…포트폴리오 중 30%는 부책임운용역 몫
4개의 펀드 모두 책임운용역은 허남권 신영운용 대표로 되어있다. 하지만 실제 운용은 마라톤가치본부에서 담당하고 있다. 김대환 마라톤가치본부 총괄운용본부장이 전체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다른 부책임운용역들이 펀드의 스타일을 결정짓는다. 즉, 5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신영운용의 투자유니버스 중 70%를 담고 나머지 30%는 각 펀드의 담당 매니저가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종목을 편입하는 식이다.
운용규모가 가장 큰 A펀드의 부책임운용역은 김대환 본부장이며 A1펀드는 장미 운용역, F1은 윤하국 선임운용역, K-1펀드는 최민아 선임운용역으로 되어 있다.
허남권 신영운용 대표는 "신영마라톤펀드는 기본적으로 대형주 중심의 가치주를 편입하지만 펀드매니저의 성향이 달라 포트폴리오가 다르다"며 "A1펀드는 중대형주 중심의 운용을 하고 있고 현 상황에서는 수익이 나는 종목 편입이 적었기 때문에 타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F1펀드나 K-1가 수익이 더 좋았던 부분은 펀드 사이즈가 작아 더 효율적으로 관리가 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실제 8월 1일자 투자섹터 비중을 보면 차이를 가늠할 수 있다. A펀드는 경기관련소비재 비중을 22.02%로 가장 많이 담았고 정보기술(21.60%), 산업재(19.74%), 소재(14.83%), 금융(11.34%) 순으로 투자했다. A1펀드는 정보기술 섹터를 20.35% 담았다. 산업재 (19.88%), 경기관련소비재(18.22%), 소재(16.37%), 금융(11.84%)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들어 코스닥 시장이 안 좋았기 때문에 △중형주 △중소형주 △소형주 비중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펀드 담당자는 "A1펀드의 경우 타 펀드에 비해 초대형주의 비중이 적고 중소형주 비중이 컸다"며 "최근 중소형주 장이 셀트리온을 제외하면 성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성과 역시 타 펀드에 비해 나빴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영운용 측은 수수료 체계도 수익률 괴리를 만들어 낸 요인으로 꼽았다. A펀드의 경우 선취 판매수수료가 없으며 매년 나가는 총 보수는 1.49%다. 하지만 A1펀드의 경우 선취 판매수수료 1%를 먼저 떼는 데다가 총 보수가 1.70%로 가장 높다.
신영운용 관계자는 "판매사에서는 선취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A1 펀드를 선호한다"며 "영업점에서는 펀드 회전율을 높히기 위해 주가가 높을 때 환매를 하고 다시 가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매매가 잦다 보면 팔 때는 시세보다 싸게, 살 때는 좀 더 비싸게 사게 되면서 고객 수익률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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