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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Money-Flix] 한때 천억원이면 살 수 있었던 그 회사, 마블MCU 10년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슈퍼 IP 기업 마블의 역사

이철민 VIG파트너스 부대표공개 2018-05-09 10:47:54

[편집자주]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들이 금융과 투자를 소재로 다룬다. 하지만 그 배경과 함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는 참인 명제다. 머니플릭스(Money-Flix)는 전략 컨설팅 업계를 거쳐 현재 사모투자업계에서 맹활약 중인 필자가 작품 뒤에 가려진 뒷이야기들을 찾아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 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9일 10: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 모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딱 10년전, 그러니까 <아이언맨>이 개봉되기 직전까지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블랙 팬서 등의 마블 슈퍼 히어로들에 대해 알고 있던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스파이더맨이나 헐크는 어느 정도 익숙했었지만, 그 밖에 대부분의 마블 계열 슈퍼 히어로들은 한국인들에게 매우 생소했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오래 전부터 영화가 크게 흥행을 했던 슈퍼맨이나 배트맨 등 DC계열 슈퍼 히어로들의 인지도는 매우 높았다. 특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스>(2005년) 시리즈가 나오면서, 슈퍼 히어로의 주류는 당연히 DC계열의 차지였다. 심지어 원더우먼, 플래쉬, 아쿠아맨 등 다른 DC 계열 캐릭터들 대한 어린 시절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도 제법 많았다.

슈퍼 IP기업 마블
10년 간의 여정을 엄청난 성공으로 마무리한 대표적인 슈퍼 IP기업 마블

그렇게 인지도상의 약점을 가지고 시작된 마블의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는, 10년만에 역사상 가장 성공한 영화 프랜차이즈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개봉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북미 첫 주말 수익이, 역대 1위였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넘어 2.5억 달러를 기록한 것은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신화적인 성공을 만들어낸 주인공인 마블 엔터테인먼트(마블 스튜디오 등 관계사를 포함하여 마블로 통칭)는 만화 출판사 마블 코믹스를 모태로 하여 1986년 설립되었다. 그리고 3년 후 기업 가치 증대 가능성을 본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자 로날드 페럴만이 8,250만 달러에 마블을 인수한다. 그 중 7,000만 달러는 대출이었다.

페럴만이 투입한 경영진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흐름에 맞추어 사업을 확대했다. 그 결과 2년만에 이익이 10배 증대된 540만 달러가 되면서, 패럴만의 투자 당시 대비 2배의 주식 가치로 1991년 뉴욕 주식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하게 된다. 보유주식 40%를 매각한 페럴만은 대출 일부 상환 후, 투자 원금의 무려 5배를 회수한다.

상장 후 상황은 더 좋았다. 마블은 트레이딩 카드 회사, 장난감 회사, 스티커 제작사, 만화 배급사 등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면서 지속적으로 몸집을 불렸다. 1993년말 기준 이익규모는 무려 5600만달러까지 치솟았고, 상장 당시 주당 2달러였던 주가는 무려 35달러까지 오르고, 시가 총액은 1993년말 기준으로 34억 달러에 육박하게 된다.

하지만 수집가들이 주도하던 만화 시장의 거품은 마치 튤립 광풍의 결과처럼 1994년부터 급격히 꺼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마블은 오히려 몸집을 더 키우고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명목 하에 무리한 인수 합병을 지속하고, 결과적으로 대부분 실패하게 된다. 그로 인해 대규모 부채를 안게 되었고, 1995년 4,84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결국 1996년 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한다.

그런 상황을 기회로 생각한 칼 아이칸 등 이른바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공격 대상이 되면서, 마블은 여러 차례 분쟁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고 자구책의 일환으로 핵심 자산(IP)인 <데어데블>(1997년), <데드풀>(2000년) 등의 영화 판권을 하나씩 팔아버린다. 그럼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2000년에는 주가가 1달러, 시가 총액도 겨우1억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렇게 나락으로 떨어져 있던 마블에게 희망의 빛을 던져준 것은, 역설적으로 오래 전에 영화 판권을 넘긴 <엑스맨> 시리즈(2000년)와 <스파이더 맨> 시리즈(2002년)의 대대적인 성공이다. 그 시리즈들의 제작과정에 직접 참여하였던 케빈 파이기를 중심으로, 마블은 그나마 판권을 가지고 있던 슈퍼 히어로 캐릭터들만으로 구성되는 MCU를 구상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첫 번째 MCU 영화가 2008년 존 파브로 감독,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아이언맨>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불과 1년 후인 2009년, MCU의 무한한 가능성을 본 디즈니는 약 4조5천억원을 가치를 인정하고 마블을 인수한다. 마블이나 닌텐도 등 이른바 슈퍼 IP기업들이 가지는 잠재적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잘 보여준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슈퍼 IP 기업에는 무엇이 있을까? 좀 긴 안목을 가지고 본다면, 과거의 영광은 오간대 없고 개봉하는 영화마다 폭망한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는 DC코믹스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안타깝게도 워너브라더스 소속이어서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만 말이다.

유튜브: 마블 세계관 연도별 속성 정리: https://www.youtube.com/watch?v=Y9XPr_cokZ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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