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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드러낸 카드사]호재·악재 뒤섞인 BC카드 '중대기로'⑧사드 해빙기, 금리상승 영향無…회계변경, 수수료율 인하 부정적

원충희 기자공개 2018-06-18 16:13:05

[편집자주]

신용카드사들의 어두운 미래는 오래전부터 예고돼 왔던 일이다. 일회성이익에 가려져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올해는 그런 일회성요인이 거의 사라지면서 카드사들의 민낯 실적이 드러나고 있다. 금리상승기 도래, 하반기 수수료 원가 재산정 등 카드시장의 중대한 환경 변화를 앞두고 있는 지금. 카드사들이 처한 상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1일 08: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BC카드는 호재와 악재가 교차하는 시기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이하 사드)로 냉각된 한·중 관계가 풀리면서 알짜 중국인 고객들의 소비심리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반면 회계기준 변경으로 마스터카드 주식 처분이익을 더 이상 손익에 반영하지 못하게 됐다.

경영환경적으로는 모든 카드사들이 우려하는 금리상승과 가계부채 문제에서 자유롭다. 다만 하반기에 가맹점 수수료율 원가(적격비용)가 인하되는 방향으로 재산정 될 가능성이 높아 BC카드 역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본연의 수익능력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대기로에 서있는 셈이다.

올 1분기 BC카드의 당기순이익은 369억원으로 전년 동기(318억원)대비 1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매출액)은 8752억원에서 8577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사드 사태로 이익수준이 흔들린데 비하면 올해는 안정궤도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BC카드는 농협, 지방은행 등 11개 회원사와 22개 제휴사의 신용카드 프로세스와 카드발급, 대금정산, 고객서비스, 가맹점관리 및 제반업무를 대행하는 회사다. 회원모집, 신용판매, 대출 등의 업무에 주력하는 일반 카드사와 달리 플랫폼 회사에 가깝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자산도 임직원들 상대로 소량만 보유하고 있어 가계부채와 대손부담에서 자유롭다.

BC카드 매입점유율

사업구조 특성상 BC카드의 주 수입원은 카드전표 매입업무 수익이다. 3월 말 기준 영업수익 가운데 신용카드매입수익 비중은 87.1%(7466억원)에 이른다. 기존에 구축된 프로세스와 전산망, 가맹점은 추가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일정수익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기 때문에 타사에 비해 수익구조가 안정적인 편이다. 다만 국내에선 자체 결제망을 가진 회원사들의 이탈로 매입실적을 끌어올리기 점차 어려워졌다. 2010년 말 29.4%였던 매입실적 점유율은 꾸준히 하락해 지난 1분기 말 24.1%를 기록했다.

위축되는 국내 입지를 보완한 게 은련카드(중국은행카드연합, 이하 유니온페이) 결제대행 사업이다. BC카드는 중국 유니온페이 고객들이 한국에서 카드 결제하면 카드전표를 매입해 중국에 보내주고 대금을 받는 결제프로세싱 대행업을 하고 있다. 유니온페이는 중국인 관광객 대다수가 사용하는 중국 최대 카드브랜드라 관광객의 한국방문이 늘어날수록 호재다.

비록 사드 사태 탓에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지만 마스터카드 주식 매각이익으로 보완할 수 있었다. 지난 2015년에 1005억원, 작년에는 862억원을 이익에 보탰다.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관계 악화 등 각종 악재가 불거질 때마다 마스터카드 주식 처분이익은 BC카드의 수익 안전판 역할을 했다. 이 덕분에 BC카드의 영업이익률과 총자산순이익률(ROA) 추이는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BC카드 수익성
*자료 : 연결감사보고서(2012~2017)

올해는 이 두 가지 호재와 악재가 사라졌다. 사드정국이 해빙모드에 들어서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반면 작년 결산부터 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IFRS9)이 적용됨에 따라 마스터카드 주식을 처분해도 손익이 아닌 자본으로 반영해야 한다. BC카드가 소유한 마스터카드 주식 145만4000주(장부가액 2122억원)는 더 이상 수익보완재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다.

주력인 신용카드전표 매입사업을 둘러싼 환경도 비우호적이다. 올 하반기 가맹점 수수료율 원가인 적격비용 재산정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적격비용은 2012년 법으로 정한 이후 3년마다 재산정 돼 왔는데 정치적 이슈로 인해 꾸준히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번에도 인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카드매입수익 의존도가 큰 BC카드가 가장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환경 속에서 모든 카드사들이 안고 있는 금리상승 부담이 없다는 게 불행 중 다행이다. 카드사들은 회사채 등을 발행해 영업자금을 조달, 신용공여 및 카드대출 사업을 한다. 때문에 조달금리 상승은 원가부담으로 이어진다. 이에 반해 프로세싱 사업을 하는 BC카드로선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다보니 차입비용 걱정에서 자유롭다.

카드사 관계자는 "BC카드의 사업구조 특성상 충당금 강화, 금리인상 등에 대한 영향은 적지만 수수료율 인하 및 IFRS9 도입에 따른 부담이 만만찮다"며 "일회성 요인이 사라진 만큼 올해는 본연의 수익능력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대기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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