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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현금창출능력 -3700억→+1500억 '상전벽해' ①순차입금 감소 등 유동성 대폭 개선..PF 우발채무 부담 '점증'

이승우 기자공개 2018-08-13 09:23:00

[편집자주]

201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지난 2008년 건설업계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미분양 가구 수가 10만을 넘어서며 건설사별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고, 결국 수많은 건설사들이 무너졌다. 최근 들어 다시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가구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건설사들은 10년이 흐른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 더벨은 지난 10년간 건설사들의 진화 과정, 그리고 현재의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7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년 사이 롯데건설의 재무 상황을 표현하기에는 '상전벽해'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지난 2008년만 해도 덩치가 커지고 이익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현금이 돌지 않는 기형적인 구조였지만 최근 들어 롯데건설의 현금창출능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물론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면서 덩치도 두배 가까이 커졌다. 다만 그 사이 주택사업 비중을 급격하게 늘리면서 다시 운전자본 부담이 늘어날 기미가 보인다는 점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향후 주택경기가 고꾸라질 경우 현금흐름 창출에 취약한 사업 구조일 수 있다는 얘기다.

◇연간 1000억 이상 현금창출..뚝 떨어진 차입금 의존도

지난 2008년말 기준 롯데건설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마이너스 3746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이 2210억원에 달했으나 실제로는 현금이 오히려 빠져나갔다는 뜻이다. 이는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인 돈이 현금이 아닌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으로 쌓였기 때문에 발생하게 됐다.

롯데건설 주요 재무지표
*2014년 공종별 내부 븐류기준 변경으로 08년과 17년 매출액 분류 기준 상이

2008년말 롯데건설의 매출채권은 1조8224억원에 달했다. 공사비나 분양대금으로 받아야할 돈을 제때 받지 못한 이유 때문이다. 사업을 위해 매입한 토지나 미분양 사업장 등으로 발생하는 재고자산도 2699억원에 달해, 총 운전자본 부담은 1조5464억원에 달했다.

그랬던 롯데건설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FC)은 작년말 기준 플러스 155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월말 기준으로는 NCF가 2232억원으로 더욱 늘어났다.

차입금의 질이 개선되면서 유동성 상황이 더 좋아졌다. 차입금 의존도는 지난 2008년 35.6%에서 작년말 23.5%로 떨어졌다. 올 3월말 현재도 21.8%로 더 떨어졌다. 단기차입금 의존도 역시 15%대로 떨어졌다. 차입금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순금융비용은 올해 들어 100억원 아래로 줄었다.

한국기업평가는 "2015년 이후 주택경기 호조로 인한 주택부문의 신규 수주 증가와 미착공 사업장들의 착공전환으로 신규 수주가 지속되고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덩치도 커졌다. 2008년말 3조7357억원이었던 롯데건설의 매출액은 작년말 5조3017억원으로 41% 늘어났다. 공종도 다변화돼 지난 2008년 미미했던 해외와 플랜트 비중은 작년말 각각 4%씩 차지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공종 다변화도 이뤘지만 특히 주택부문 사업을 크게 늘리면서 지난 10년간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늘어난 PF 부담..꿈틀대는 '운전자본'

대폭 개선된 롯데건설의 재무 상황은 사실 주택 부분에서의 약진에서 비롯됐다. 높은 마진을 남기는 자체 주택사업 비중을 크게 늘려 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이후 시작된 주택경기 활황은 롯데건설에도 큰 기회가 된 것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높은 비중의 주택사업이 향후 부메랑으로도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3월말 현재 롯데건설의 매출액중 자체주택사업 비중은 51%다. 상가나 오피스 등 도급공사 형태의 건축 부문을 합치면 국내 주택건축 사업은 70%를 넘는다.

롯데건설 공종별 매출
*롯데건설 공종별 매출 및 수주잔고, 출처: 한국기업평가

주택사업 비중이 높아지면서 우발부채인 PF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기업평가의 분석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올 2월말 현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잔액은 8000억원 규모다. 하지만 여기에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한 PF 보증과 조건부 채무인수(책임준공 미이행시) 및 자금보충을 더할 경우 PF 우발채무는 4조9000억원으로 급격하게 불어난다.

한기평 관계자는 "조건부 채무인수 사업 대부분이 착공사업이고 자금보충을 한 사업들의 분양성과도 양호하다"면서도 "PF 우발채무 사업 대부분이 주택 및 건축사업으로 구성돼 있어 주택경기 하강국면 진입시 재무안정성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건설 운전자본
롯데건설 운전자본 추이, 단위: 백만원

주택사업 비중이 높아진 가운데 운전자본 부담이 늘어날 기미가 조금씩 보이고 있다. 작년말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을 포함한 롯데건설의 운전자본은 1조5379억원을 기록했다. 규모도 규모지만 꾸준히 하락하던 추세가 반등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대손 상각 처리 자산이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 살라시아사업과 화성동탄타운하수스 등을 재고자산 처분손실 등으로 처리하면서 법인세 직전 이익인 세전이익률은 1%대에 그치고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부실자산에 대한 지속적인 손실처리로 인해 영업수익성 개선이 자본확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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