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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 기재부로 기울어진 저울추 [이사회 분석]사장·감사 임명제청권 금융위·기재부 분산…모피아 출신 CEO 득세

원충희 기자공개 2018-08-30 09:55:01

[편집자주]

지배구조 개선이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천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주요 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9일 08: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는 파산위기 금융회사를 지원하고 공적자금을 관리하는 준정부기관이다.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과 경영평가를 받지만 금융위원회와 손발을 맞춰 일하는 경우가 많다. 예보 사장은 금융위원회 당연직 위원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주요임원 인사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도입됐다. 사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감사는 기재부 장관이 후보를 제청한다. 사장이 회사를 운영하고 감사가 이를 견제하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행태를 보면 기재부 출신들이 사장 자리를 차지하면서 무게추가 기울어졌다. 사장은 기재부 출신이, 감사는 기재부에 임명 제청함에 따라 이사회 구성에 기재부 입김이 더 강해진 형세다.

예금보험공사 이사진

예보는 금융회사가 파산 등으로 예금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 예금의 지급을 보장하는 곳으로 예금보험기금 조성, 부실금융사의 정리, 보험금지급 및 회수 등의 업무를 하는 준정부기관이다. 이 같은 역할 때문에 우리은행과 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가 됐으며 한화생명보험의 3대 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는 사장과 감사, 부사장과 3명의 상임이사, 7명의 비상임이사 등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부사장과 3명의 상임이사는 사장이 임명한다. 지난 2013년 이전만 해도 예보 고위직은 낙하산 인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주로 관이나 정치권 출신이 왔으나 2014년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공기업 특성상 정권의 정책기조에 따라 선임되는 사장과 경영진 견제를 위한 감사는 외부출신을 데려와야 했지만 실무총괄인 부사장은 상임이사 중 1명을 승진시켜 균형을 맞췄다. 부사장 후보인 상임이사들도 그때부터 3명은 내부, 1명은 외부출신으로 구성되기 시작했다.

상임이사 중에서 리스크 담당이사는 외부출신을 영입하는 관행도 뿌리내리고 있다. 지난 2013년 6월 통계청 출신의 신승우 이사가 선임된 이후 그의 후임으로 신한은행 출신 문종복 이사가 왔고 문 이사가 임기를 마치자 한국은행 출신의 장한철 이사가 뒤를 이었다. 처음에는 관료 출신이었으나 민간금융사, 공공기관 등 출신도 다양해졌다.

감사 또한 민간금융사 출신이 오는 게 정착되는 추세다. 지난 2015년 5월 선임됐던 윤창근 감사는 옛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출신이며 그 후임인 선환규 감사(2018년 5월 선임)는 우리은행 출신이다. 감사원 혹은 금융감독원 출신들이 많이 내려오는 민간금융사의 감사직과는 반대행보를 걷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넘버원, 넘버투인 사장과 감사다. 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복수후보 추천과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며 감사의 경우 임추위 복수후보 추천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기재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명제청권이 금융위와 기재부로 분산돼 있다. 견제와 균형을 생각한 구조다.

하지만 최근 사장들의 출신을 보면 기재부로 저울이 기울어진 형세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역임했던 5대 최장봉 사장 이후부터 예보는 금융위 출신들이 사장 자리를 차지해 왔다. △6대 박대동(금융위 상임위원) △7대 이승우(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8대 김주현(금융위 사무처장)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재무부, 재정경제부에서 관료경력을 시작한 터라 넓게 보면 '모피아(재무관료 출신)'로 분류될 수 있다.

그러나 9대 곽범국(기재부 국고국장) 사장은 금융위와 관련 없는 인물이다. 현재 가장 유력시되는 사장후보인 위성백 전 기재부 국고국장 역시 기획예산처와 기재부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금융위 출신들은 더 이상 예보 사장직에 발길을 주지 않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보 사장은 연봉 및 처우에 비해 감시와 규제가 강하다보니 금융위 출신들이 오기를 망설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위 입김이 센 기타공공기관과 달리 준정부기관은 기재부의 영향력이 좀 더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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