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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바이오 개척한 선구자…상장으로 퀀텀점프 김지원 아주IB투자 대표 "외화 버는 한국 VC 구현…공모자금 미국 투입"

강철 기자공개 2018-08-31 08:10:23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0일 0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야흐로 벤처캐피탈의 전성시대다. 올해 들어서만 약 10곳의 벤처캐피탈이 기업공개(IPO)를 선언했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와 SV인베스트먼트는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몇몇 벤처캐피탈이 추가로 상장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내 1호 벤처캐피탈인 아주IB투자도 상장 대열에 합류했다. 이달 초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주식수를 늘리기 위한 액면분할도 결정했다.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IB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다른 벤처캐피탈보다 뜨겁다. IPO에 나선 벤처캐피탈 중 발군의 펀드레이징 능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을 평가받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공모로 조달하는 자금도 앞서 상장한 벤처캐피탈의 4~5배 달하는 1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2013년부터 기반을 닦은 미국 바이오 시장은 아주IB투자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아주IB투자는 미국을 기반으로 운용자산(AUM)을 2020년까지 2조5000억원으로 늘린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다. IPO 준비가 한창인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아주IB투자 본사에서 김지원 대표를 만났다.

김지원
김지원 아주IB투자 대표

- 김지원이라는 인물에 대해 설명해달라

▲화인캐피탈의 전신인 국민리스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여러 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과정에서 초기기업 투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본격적으로 벤처투자를 해보자고 결심하고 1999년 아주IB투자의 전신인 기보캐피탈로 자리를 옮겼다. 20년 가까이 재직하며 딜 소싱, 펀드레이징, 기업금융, 투자전략 수립, 경영지원 등의 업무를 두루 거쳤다. 2015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파트에서 경험을 쌓은 것이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든 원동력이 된 듯 하다.

- 아주IB투자에서 이룬 성과가 있다면

▲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했다. 이를 위해 투자전략본부를 론칭해 펀드의 기획, 결성, 마케팅, 관리, 청산 업무를 총괄하도록 했다. 그 결과 투자본부 인력들이 딜 소싱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아주IB투자 심사역의 평균 투자검토 건수가 타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투자 역량 집중→많은 우량기업 발굴→관리·성과보수 증대→수익성 안정화→트랙레코드 축적→운용자산(AUM) 증가'의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펀드의 규모를 대형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과거에는 주로 200억~300억원 선에서 펀드를 만들었다. 현재 운용하는 조합들은 대부분 1000억원 이상이다. 규모가 큰 것이 운용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다.

- '기업공개 완수'라는 중책을 맡았다. 상장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2000년에 상장 검토를 했으나 결국 철회했다. 당시에는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 시장에서 벤처캐피탈의 IPO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그런데 지금은 상장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TS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등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벤처캐피탈이 하나 둘 등장하면서 적정한 밸류에이션을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오는 10월 중에 공모를 하는 과정에서 아주IB투자의 객관적인 가치가 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의 사용 계획은

▲'해외에서 돈을 버는 한국의 벤처캐피탈'. 아주IB투자의 중장기 비전이다. 비전을 실현할 타깃으로 미국을 설정했다. 2013년 보스톤에 바이오 기업 발굴을 위한 사무소를 설립했다. 2개의 펀드를 만들어 12개의 바이오 기업에 투자했다. 5년이 지난 현재 결과물은 매우 만족스럽다. 지난 6월말 기준 전체 투자 수익률(IRR)이 20%가 넘는다. 12개 기업 중 9곳이 나스닥에 상장했다. 추가 딜 소싱을 위해 최근 1230억원의 3호 펀드를 만들었다. 앞으로 미국 시장에 투입할 자금의 규모가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연간 100억~200억원 수준인 투자액을 2배 가량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상장으로 확보하는 자금은 현지 펀드 결성 과정에서의 GP커밋(운용사 의무출자), 인력 충원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 미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전망해본다면

▲한국에 비해 시장 규모가 훨씬 크다. 바이오만 놓고 봤을 때 투자 기회가 국내보다 20~30배는 더 많아 보인다. 1년에 검토하는 투자기업 수만 200개가 넘는다. 화이자(Pfizer), 머크(Merck), 암젠(Amgen), 존슨앤존스(Johnson & Johnson)를 비롯한 빅 파마(Big Phama)들이 연간 수백조원에 달하는 R&D 투자를 하기 때문에 시장이 점점 커질 수 밖에 없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바이오 시장의 팽창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온 이래 무수한 관련 사업이 파생되지 않았나. 미국 바이오 시장도 앞으로 같은 성장 궤도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신약, 메디칼 디바이스, 헬스케어, 바이오 엔지니어링 등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은 정말 유망한 투자 대상이다.

- 투자 못지 않게 중요한 회수 인프라는 어떤가

▲IPO가 주를 이루는 국내와 달리 대부분 M&A(인수합병)를 통해 자금을 회수한다. 전체 회수 시장에서 M&A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투자기업이 상장을 했음에도 지분을 팔지 않고 M&A 시점까지 기다린다. 일례로 당사가 투자한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현재 매입가보다 8배 넘게 올라 있다. 그럼에도 함께 투자한 현지 벤처캐피탈은 장에서 매각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더 높은 가치로 지분을 인수할 전략적 투자자가 나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이 같은 활발한 M&A는 빅 파마들의 사업 확장 전략과 무관치 않다. 빅 파마들이 직접 신약을 개발하는 비중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대신 외부에서 파이프라인을 라이센싱하거나 바이오 스타트업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상적인 회수 시장이 형성돼 있는 셈이다.

- 앞으로의 미국 시장 운영 계획은

▲바이오에 집중된 투자 영역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보스턴 외에 다른 지역에 거점을 마련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원활한 확장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현지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이를 위해 현지 벤처캐피탈과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 인력의 영입도 계속 추진한다. 투재 재원 마련을 위한 4호 펀드 결성도 검토할 예정이다. 펀드 규모는 최소 20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안전한 시장이다. 중국, 동남아시아와 달리 금융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리스크 밸런싱을 기반으로 한 투자 전략을 유지한다면 퀀텀 점프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아주IB투자를 해외 투자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 실적에 대한 시장에 관심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관리 계획이 있다면

▲'펀드의 대형화→투자 규모 확대→관리·성과보수 증가→영업손익 흑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이에 따른 성과는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5년간 매년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140억원을 달성했다. 벤처캐피탈의 가장 큰 리스크인 실적의 변동성이 거의 없다. 돈을 제대로 벌줄 아는 벤처캐피탈이 된 느낌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펀드를 계속해서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쌓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최근 1230억원 규모로 결성한 '3.0바이오펀드'는 아주IB투자의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보여주는 사례다. 정부기관의 출자 없이 순수 민간 자본으로 펀드를 만들었다.

- IPO로 마련할 자금 규모는? 최대주주의 구주 매출 계획도 있는가

▲시장에서 1000억원 정도로 추산하는 것 같다. 앞서 상장한 벤처캐피탈의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감안해 계산한 숫자로 보인다. 다만 신주 발행을 얼마나 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구주 매출 여부도 확정된 것이 없다. 이 부분은 대주주인 아주산업과 논의를 해야 한다. 아주산업의 당사 지분율은 82.7%로 다소 높다. 지분을 많이 보유할 필요가 없는 만큼 구주 매출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분 8%를 보유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매매 여부도 미지수다. 매각할 계획이 있다면 지금부터 준비를 하지 않을까 싶다.

-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은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려 한다.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경영 현황을 투자자와 공유할 방침이다. 정기적으로 기업 설명회(IR)를 개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IR 자리가 마련된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업종의 특성상 알리기 어려운 정보도 있을 것이다. 제약이 있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장에 공개할 생각이다. 이 같은 노력이 쌓인다면 벤처캐피탈의 상장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배당은 이미 하고 있다. 상장 후에도 기존의 배당 정책을 유지하려고 한다. 다만 높은 배당과 안정적인 주가가 양립하기 어려운 점은 감안해야 한다. 상황에 맞춰 적정한 균형점을 찾도록 하겠다.

◆ 김지원 아주IB투자 대표 약력

△1985년 2월 휘문고등학교 졸업
△1991년 2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91년~1998년 국민리스
△1999년~현재 아주IB투자
△2015년 2월 한국벤처캐피탈 대상(금융위원장상)
△2015년 3월 한국거래소 표창장(이사장)
△2017년 2월 서울대학교 나노융합IP 최고전략과정 수료
△2017년 11월 신기술금융 우수투자사(금융위원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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