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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1조 조달은 기본…청약 열기도 폭발 [2018 Big Issuer 분석]최상위 발행사 등극, 업황 호조 호평…그룹 지배구조 개선 지연은 부담

신민규 기자공개 2018-12-14 14:15:18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2일 15: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올해도 1조원 이상의 회사채 발행을 이어갔다. 철강경기 호조세 지속으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다시피했다. 높은 영업채산성과 낮은 레버리지 부담 등 극강의 신인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관청약 열기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무산된 탓에 대규모 현금이 유입될 기회를 놓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 매각시 1조원의 현금을 차입금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수 있었다. 올해 양호한 실적을 유지하긴 했지만 전방산업인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부진 탓에 원자재 가격을 제품에 반영하지 못한 점은 향후 부담요소로 꼽힌다.

◇기관 청약 '1조 클럽'…장기물 수요 회복

더벨 플러스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1월~12월12일 납입 기준) 1조1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지난해 1조100억원을 발행한 데 이어 연간 발행액이 1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올해 최대 빅 이슈어(금융지주 제외)인 SK의 뒤를 잇는 규모였다.

폭발적인 기관 수요는 올해도 지속됐다. AA급 우량 신용도에 한층 개선된 재무안정성을 앞세워 청약자금을 대거 끌어 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발행에 나선 것은 단 두건 뿐이었지만 시장을 평정하기에는 충분했다. 지난 1월 3000억원의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모집 예정액의 세 배가 넘는 조단위 자금이 신청됐다. 3년물과 5년물은 공모액의 네 배 안팎에 달하는 각각 3300억 원, 5600억 원의 수요가 몰렸다. 7년물 역시 세 배에 달하는 1900억 원의 기관 자금이 들어왔다. 결국 모집자금의 두배가 넘는 6000억원으로 발행액을 늘렸다. 지난 8월에도 2500억원어치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총 1조10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는데 성공했다. 현대제철은 발행 규모를 5000억원으로 증액했다.

현대제철이 끌어모은 1조원 이상의 수요 확보는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월 회사채 발행 당시 공모액(3000억원)의 다섯 배에 육박하는 1조4000억원의 청약금을 끌어모았다. 회사채 시장에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역대 최대 청약규모였다.

올해의 경우 장기물 투자 수요를 회복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상황으로 판단된다. 현대제철은 만기 7년짜리 장기물에 대한 기관 수요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제철은 올해 1월 7년물(700억원) 발행에 19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은 데 이어 8월엔 동일한 금액 조달에 2500억원이나 되는 주문을 받았다. 수요예측 1조원 청약 흐름을 이어가는데 장기물 투자수요가 일조한 셈이다.

현대제철은 내년 32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청약 흥행시 모집자금의 두배가 넘는 자금을 증액해왔다는 점에서 대규모 조달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 vs 무역분쟁·전방산업 등 변수 상존

시장에선 올해 현대제철의 실적이 호조세를 유지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선 다소 보수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무역분쟁을 비롯해 중국의 수급구조 저하가 중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전방산업인 현대차 계열사의 부진으로 일관제철사 가운데 포스코 대비 실적 개선세가 다소 더딘 점도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6년 조선업 불황에 자동차산업 부진이 덮쳐 2년 연속 실적이 감소한 바 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015년 1조4641억원에서 2016년 1조4450억원으로, 지난해에는 1조3676억원으로 매년 줄었다.

최근 2년간 조선업황 회복에 따른 후판가격 상승과 반등한 철근유통가격 등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현대제철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447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6.1%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3756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7.1% 성장했다. 당기순이익도 1900억원으로 전년대비 37.2%나 크게 늘었다. 지난 2년간의 실적 부침을 딛고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됐단 평가가 나온다.

3분기의 경우 영업이익이 1021억원으로 70% 감소했지만 통상임금 소송 1심패소라는 비경상적 요인이 반영된 면이 컸다.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0.7% 증가한 3761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방산업 부진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탓에 원자재 가격 부분을 반영하지 못한 점은 부담으로 꼽힌다. 일관제철사 가운데 현대제철의 실적개선 폭이 포스코 대비 미진했던 것도 이같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에 따라 연관제품의 채산성이 이전대비 하락한 셈이다.

이밖에 무역분쟁과 함께 중국의 조강생산 증가와 동절기 철강생산 통제 완화에 따른 공급 과잉 가능성도 부정적인 이슈로 꼽히고 있다. 중국의 수급구조 저하가 세계 철강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저조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선 변수, 남북경협 수혜 기대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가시화되고 남북 경제협력의 일환으로 철도연결사업이 재개될 시 현대제철(AA0, 안정적)의 신용도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당초 현대제철은 그룹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후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주식 550만4846주(지분율 5.66%) 전량을 대주주에게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 업계는 지분 매각대금을 1조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법인세 등을 차감하면 실질적으로 8000억원 이상의 현금이 유입될 수 있는 셈이다.

대규모 매각대금은 현대제철의 재무부담을 상당 부분 완화할 전망이다. 매각금액이 차입금 감축 등에 활용될 경우 신용등급이 상향 트리거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NICE신용평가는 매각 자금으로 차입금 등을 상환할 경우 지난해 말 4.0배였던 총차입금/EBITDA 지표는 2.7배로, 31.8%였던 순차입금의존도는 30.4%로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NICE신용평가는 상향 검토 조건으로 총차입금/EBITDA 3배 수준 및 순차입금의존도 30% 하회를 제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지분 매각시 그룹내 현대제철의 중요도가 다소 낮아질 수는 있다. 하지만 계열 안에서도 독자신용등급이 상위권에 속해 있어 계열 내 위상 변화가 등급 변경 요소가 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한반도 철도 연결 사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남북 경협 사업의 일환으로 거론되는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 작업이 착수되면 현대제철에 대한 시장 기대치도 재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제철의 국내 봉형강 시장 점유율은 다소 떨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33%로 여전히 절대적인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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