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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5000억 추징당한 이유 '해외 페이퍼컴퍼니' 국내서 휴대폰 팔아 특허권 세금은 아일랜드로…불복 기각, 행정소송 대응 전망

김장환 기자공개 2018-12-26 08:37:12

이 기사는 2018년 12월 24일 15: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국세청으로부터 거액 추징금을 부과받은 핵심 사유 중 하나는 '페이퍼컴퍼니' 문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조세회피처에 서류상 회사를 설립하고, 이곳에 '특허권'을 넘겨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탈세 행각을 벌였다고 봤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한 조세 불복 절차를 진행해왔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다만 행정소송을 통해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 향후 재판이 진행되면 관련 법인이 페이퍼컴퍼니가 아니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게 세금 환급 여부를 결정할 '키'가 될 전망이다.

24일 세무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세청으로부터 지난해 4월 5000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고 그 해 7월부터 진행해온 조세불복 심판청구 절차에서 최근 '기각' 결정을 받았다. 삼성전자에 대한 추징금 부과 사유 중 하나였던 페이퍼컴퍼니 관련 조세불복으로, 조세심판원은 국세청 과세가 적정하다는 결론을 최종적으로 내렸다.

국세청이 적발한 사안은 삼성전자가 조세회피처로 잘 알려진 해외 지역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이곳을 통해 거액 세금을 탈루했다는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조세조약에 의거 세율이 낮은 해외 국가에 법인을 설립하고, 이곳에 특허권을 넘겨 수수료 이익 등 세금을 낮추는 방식을 수년간 동원했다. 이를 삼성전자는 '절세', 국세청은 '탈세'라고 봤다.

세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관련 추징금 문제를 낳은 곳은 삼성전자가 수년 전 설립한 아일랜드 법인이었다. 삼성전자는 2011년 손자회사 격으로 미국 자회사 아래에 해당 법인을 만들어 '햅틱' 기술 관련 라이선스 일체를 넘겼다. 햅틱은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탑재되는 터치스크린에 지금도 적용되는 '진동' 관련 고유 기술이다.

미국 모기업으로부터 햅틱 특허권을 전수받은 아일랜드 법인은 이후 미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한국 포함 7개 국가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햅틱 라이선스 비용을 독점적으로 지급받았다. 삼성전자 아일랜드 법인은 2013년 또 다른 휴대폰 기술 관련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넘겨받아 기존 특허권과 함께 수수료를 매년 '정액제'로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아일랜드 법인 관련 계약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아일랜드 법인은 2012년부터 한국과 아일랜드의 조세협약을 근거로 국내에서 제품 판매로 발생한 소득마저 국세청 원천징수 없이 아일랜드 당국에만 세금을 냈다. 결론적으로 해당 라이선스를 한국 법인이 갖고 있었다면 기술저작권 관련 이익에 24% 세율을 적용한 세금을 한국 세무당국에 냈어야 한다. 하지만 아일랜드 법인으로 관련 기술을 이전한 탓에 현지 당국 세율(12.5%)에 맞춰 아일랜드에만 세금을 납부했고, 동시에 국내에서는 관련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지난 2016년 삼성전자 세무조사에 착수한 뒤 아일랜드 현장 조사를 거쳐 해당 법인을 사실상 '유령회사'로 결론 내렸다. 세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등에 적용되는 기술 특허권 덕분에 해마다 대규모 이익을 내고 있던 아일랜드 법인은 현지 특정 별도법인 내 약 9.9㎡(약 3평) 규모 사무실을 갖춘 게 전부였다. 책상 1개와 퍼스널컴퓨터 1대만을 갖췄고, 임직원도 3명에 불과했다.

국세청이 이를 유령회사로 본 이유는 이외에도 더 있었다. 삼성전자 아일랜드 법인은 스마트폰에 활용되는 핵심 기술 특허권을 갖고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IT 관련 고용 인력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삼성전자는 해당 법인이 이사회를 갖추고 적법하게 운영해온 정상 법인이라고 주장했지만, 국세청은 경영권 의사결정 과정의 실체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2016년 세무조사 대상이 된 회계연도인 2012~2015년 사이 아일랜드 법인의 이사회 안건과 결의사항 및 의사록을 삼성전자 측에서 제출 거부한 탓이다.

삼성전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이 이 같은 이유로 거액 추징금을 부과하자 곧바로 조세심판원에 불복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불복 사유로 들었다. 지적재산권 운영 사업은 직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영역이고, 또 능통한 소수 직원만으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분야라고 주장했다. 아일랜드 당국에 적법하게 세금을 납부했기 때문에 '이중과세'라는 주장도 펼쳤다. 조세심판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가 세금을 돌려 받을 수 있을지 여부는 정식 재판을 통해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납세자는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과세전적부심사, 이의신청, 심사 혹은 심판청구를 진행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 행정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무려 5000억원에 달하는 세금 환급 여부가 걸려 있는 사안인 만큼 삼성전자도 행정소송을 택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이번 조세심판원 결과에 대해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공개한 적이 없다"는 입장만 꾸준히 밝히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가 부과받은 5000억원대 추징금 내역에는 관련 페이퍼컴퍼니 문제 외에 다른 사유 역시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납세자는 추징금을 부과 받을 때 세금 발생 건별로 조세불복을 결정할 수 있다"며 "2016년 삼성전자 세무조사를 하면서 페이퍼컴퍼니 외에도 최순실 관련 자금 흐름 역시 살펴봤고, 관련 세금도 추징금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조세 관련 불복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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