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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첫 외부영입 CEO' 중도사퇴 배경은 오너일가 3인, 이사회 장악..고강도 경영혁신 '부담'

박상희 기자공개 2019-01-03 14:32:07

이 기사는 2019년 01월 02일 15: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양유업이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경영인이 1년 만에 물러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13년 '갑질 사태' 이후 경영 실적이 나빠진 남양유업은 전문경영인 영입으로 위기를 타개하고자 했지만 성과없이 CEO 공석 사태를 맞게 됐다.

관련업계는 오너일가 중심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전문경영인 체제와 융화되지 못한데서 원인을 찾고 있다. 남양유업 이사회는 홍원식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3명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이 고강도 경영혁신 등을 강행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분석이다.

남양유업은 최근 이정인 대표이사가 사임하면서, 이광범 상무가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이 전 대표는 2021년까지 3년 임기로 남양유업 CEO로 선임됐지만 지난달 31일자로 중도 사퇴하면서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했다.

이 전 대표의 사임은 갑작스러웠다. 후임을 정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정도였다. 실제 남양유업은 이 전 대표 사임 이후 이광범 상무를 내세워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에 돌입했다.

이 전 대표의 공식적인 사임 배경은 일신상 사유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는 외부에서 영입된 이 전 대표가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 한 견고한 내부 카르텔에 부딪혀 자신의 경영 철학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면서 결국 1년만에 물러나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남양유업 이사회
*남양유업 이사회 현황
*출처: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남양유업 이사회는 5명의 사내이사 및 2명의 사외이사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사내이사 5명 가운데 3명이 오너 일가다. 홍원식 회장과 어머니인 지송죽 여사, 그리고 아들인 홍진석 상무가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 홍 상무는 경영전략본부에서 일하고 있다. 지 여사는 비상근직으로 회사에서 맡고 있는 직급이나 직책이 없음에도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다.

오너 일가를 제외한 사내이사 2명은 이 전 대표와 최근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게 된 이광범 상무였다. 사실상 오너 일가 3인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사회 내 별도 위원회도 전무하다.

이 전 대표는 1년 전 취임 당시 수익성 기반의 책임경영 시스템을 구현하고, 대외적으로 판매 협력조직과 상생을 이루는 고강도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이사회를 장악한 오너 일가의 영향력으로 인해 기존 시스템을 바꾸거나 혁신하는데 한계를 느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까지 열린 남양유업 이사회 안건을 살펴보면 재무제표 승인 등 정례적인 것을 제외하면 남양에프앤비 유상증자 참여 2건과 볼보빌딩 매각 등이 전부였다. 계열사 지원과 자금 마련 차원의 유휴자산 매각 이외에 남양유업의 경영 혁신과 관계된 안건은 전무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갑질사태 이후 상생 경영을 위한 혁신을 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바뀐 게 거의 없다는 게 안팎의 평가"라면서 "오너 일가 영향력이 워낙 커 외부에서 영입된 전문경영인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홍 회장은 대주주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고, 지 여사는 등기이사로 돼 있지만 비상임이라 월급은 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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