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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정밀화학, '빅딜 윈윈 효과' 제대로 봤다 [Company Watch]영업이익 2107억 '역대 최고'..거래 상대방 삼성SDI도 부진 터널 빠져나와

박기수 기자공개 2019-01-28 08:29:30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5일 17: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정밀화학이 주소를 삼성에서 롯데로 바꾼 지 3년 만에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68%가량을 지난해 한 해에 벌어들였다. 삼성그룹에서 매각할 당시 적자를 면치 못했던 롯데정밀화학은 어느새 고수익률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롯데에 화학사를 매각하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올인'한 삼성 역시 올해 빛을 보기 시작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3717억원, 영업이익 201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5.36%다. 직전 해인 2017년에는 매출 1조1595억원, 영업이익 1111억원만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9.58%였다. 1년 만에 영업이익은 81.5% 늘어나고, 영업이익률은 5.78%포인트 높아졌다.

롯데와 삼성과의 '빅딜'은 2015년 10월에 이뤄졌다. 핵심 화학사 롯데케미칼과의 시너지 효과를 비롯한 화학 부문의 성장을 노렸던 롯데그룹과 화학 산업을 비핵심사업으로 규정하고 전자와 반도체 사업에 집중했던 삼성그룹의 '니즈'가 맞아떨어졌다. 삼성이 롯데에 넘긴 화학사는 롯데정밀화학·롯데첨단소재·롯데BP화학 등 총 세 곳으로 정밀화학과 BP화학은 삼성SDI가 최대주주였던 자회사였고, 첨단소재는 삼성SDI의 일부(케미칼 부문)였다.

롯데정밀화학은 삼성에서 적을 바꿨던 2015년부터 실적이 상승세였다. 2014년 매출 1조2105억원, 영업손실 244억원을 거두며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던 롯데정밀화학(당시 삼성정밀화학)은 2015년 영업이익 26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이후 이듬해인 2016년 매출 1조1107억원, 영업이익 298억원을 거두며 영업이익률을 0.22%(2015년)에서 2.68%로 끌어올렸다. 그 이후 고속 성장을 거듭해 올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실적 추이

롯데가 정밀화학을 품은 후 특별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추가한 것도 없다. 헤셀로스(수용성 페인트 첨가제)와 TMAC(반도체·LCD 현상액의 원료)의 설비 증설이 각각 17년 4월과 10월에 시작되긴 했지만 이는 지난해 말 완공돼 실적에 변화를 주는 요인은 아니었다. 롯데정밀화학이 날개를 단 이유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 덕이 컸다.

롯데정밀화학의 주력 제품 중 대표적인 것은 에폭시수지의 원료로 쓰이는 ECH와 가성소다 등이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두 제품의 국제 가격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롯데정밀화학의 매출과 수익성이 좋아진다.

단적으로 두 제품의 국제 가격이 '삼성-롯데 빅딜' 이후 치솟았다. 특히 ECH는 지난해 톤당 220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2015년에 1000달러 초중반선을 웃돌던 ECH는 2017년 말 가격이 폭등하며 롯데정밀화학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해는 모회사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초호황기가 저물며 2017년 대비 수익성이 하락했던 해였다. 2017년 영업이익률 18.46%를 기록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 14.7%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모회사가 부진할 때 롯데정밀화학이 높은 수익률로 '수익성 안전판' 역할까지 해낸 셈이다.

평균가격

인수 후 승승장구했던 롯데와 달리 삼성은 '인고의 시간'을 거쳤다. 빅딜 이후 삼성SDI는 2020년까지 배터리 사업에 2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배터리 사업에 전념했다. 다만 매각을 단행했던 2015년과 이듬해인 2016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각각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0.79%, 17.81%로 손실을 냈다.

이 시기에 롯데로 넘어갔던 화학사들은 건실한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삼성SDI가 영업손실 9263억원을 냈던 2016년 롯데정밀화학과 롯데첨단소재는 각각 영업이익으로 298억원과 2630억원을 창출했다. 롯데BP화학도 247억원의 이익을 냈다. 이에 시장에서는 "삼성이 화학사를 팔지 않고 가지고만 있었어도 적자 폭이 줄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삼성SDI도 어두웠던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세계 주요 국가에서 전기차 정책이 바뀌고 배터리 사업이 활기를 띠며 투자에 대한 결실을 보고 있다. 25일 잠정 공시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1583억원, 7150억원이다. 직전년도 매출 6조3466억원, 영업이익 1169억원보다 각각 44.3%, 511.64% 늘어났다.

결국 빅딜 이후 한 쪽만 좋은 것이 아닌 양쪽 모두 웃을 수 있는 결과가 일어나기 시작한 셈이다. 배터리에 전념했던 삼성과 화학에 집중했던 롯데가 이제서야 '윈-윈 효과'를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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