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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위 기술거래 막판 숨은 조력자들…'BD'는 누구 [신약개발 맨파워 분석]⑥활발해진 In & Out 라이선스에 영입 1순위…대형 제약사·바이오텍에 키맨 포진

서은내 기자공개 2019-03-22 08:11:02

[편집자주]

제약바이오 산업에 가장 중요한 자원은 '사람'이다. 신약이나 신기술 개발에 10여년이 넘게 걸리는 산업 특성상 안목과 실력을 갖춘 연구 인력을 갖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 바이오 산업에 포진해 있는 키맨들을 통해 제약바이오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1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잇따라 대규모 기술거래가 성사됐다. 기술수출 성과에 있어서 뛰어난 연구(science) 역량은 필수요건이지만 연구 그 자체만으로 일이 되는 건 아니다. 개발을 기획하고 사업 모델을 짜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 역할을 담당하는 이들을 BD(Business Development, 사업개발담당)라 부른다. 실험실에서의 후보물질 발굴과 숱한 고생의 과정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시작, 진전시키는 게 연구자들의 몫이라면 그것이 하나의 사업으로서 수익을 내게 만드는 것이 BD의 역할이다.

"비즈니스가 되게 한다"는 관점에서 BD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의 초·중·후기에 따라 필요한 역할이 달라지며, 기술 이전(아웃 라이선싱) 뿐 아니라 도입(인 라이선싱) 과정에서도 또 다른 BD의 기능이 요구된다.

국내에서도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BD의 역할이 세분화, 전문화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축적된 기술을 이전하는 부분에서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의 순서 상으로는 전임상부터 임상 1, 2상 정도의 중간 단계에서의 개발 노하우를 갖춘 BD의 기능에 포커싱되고 있다.

수요는 많아지는데 국내에서 경험있는 BD 인력이 부족한 만큼 연구자들이 BD로 전향하기도 한다. 외부에서 이들을 영입하기 위해 주요 인사들의 리스트를 만든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2016년 이후로 제약바이오업계의 BD 인력이 상당수 벤처캐피탈 업계로 옮겨간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오 투자 시장이 커지면서 BD들의 노하우가 투자업계에서 필요하는 인적 역량과 맞아떨어진 셈이다.

◇한국형 BD의 시작 '한미약품'

실제 그간의 기술수출 사례들을 보면 그 뒤에는 조력자의 역할을 해낸 BD의 활약이 숨겨져있다. 이들은 개발 중인 과제를 가지고 협상을 하게 되므로 계약 진행에 대한 노하우, 관계설정, 네트워킹,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갖춰야 한다. 협상 시작부터 계약규모 산정, 후속 매니지먼트에 이르기까지 BD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빅파마업체로의 기술수출 소식을 전한 한미약품은 국내 기술을 해외에 팔기 시작한 한국형 BD의 시작점으로 소개할 만하다. 한미에서 주요 기술수출 잭팟을 성공시킨 이로는 김창숙 현 LG화학 상무가 꼽힌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한미약품에서 BD담당 이사로서 사노피, 베링거, 일라이릴리, 얀센, 스펙트럼 등과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김 상무는 특히 유창한 외국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글로벌파마사들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역할을 해냈으며 악착같은 추진력으로 계약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 상무는 주요 기술 이전을 성사시킨 뒤 손지웅 전 한미 부사장과 함께 LG화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뒤를 이어 한미약품에서는 이영미 라이선싱 총괄 상무가 라이선스 인을 중심으로 BD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잇따라 호재를 내고 있는 유한양행의 경우 김재교 전무와 김한주 이사가 BD를 담당했다. 김 전무는 투자 및 재무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개발자로서도 두각을 나타낸 이다. 김 전무는 이번에 이사회 멤버로도 선임됐다. 특히 얀센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레이저티닙 딜의 경우 김한주 이사가 공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는 수학과 출신으로 유한양행 신약 물질의 성공 가능성을 수학적 데이터와 논리에 근거해 입증하는 스타일이다.

대웅제약에서는 전승호 사장이 BD로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나보타 관련 딜의 주역도 전 사장이다. 초기 개량신약 판매에서 능력을 발휘하며 발탁돼 빠르게 승진했으며 특히 협상장에서의 밀고 당기는 노하우가 좋은 스타일로 꼽힌다.

최근 SK바이오팜이 유럽 아벨테라퓨틱스에 넘긴 6000억원 규모의 세노바메이트 판권계약은 신해인 사업개발팀장이 담당 BD다. 미국 FDA로부터 첫 신약 승인을 받은 수면장애치료제 물질 관련 그간의 계약도 신 부장의 공이 컸다. 특유의 조곤조곤 설명하는 스타일이 협상장에서 빛을 발했다.

◇ 바이오벤처 조기 성과 주역으로 자리매김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한국형 BD가 생겼다면 중견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를 중심으로 초기 기술 도입관련 역량 등을 포함해 보다 전문화된 개발 노하우를 갖춘 BD들도 늘고 있다. 그간의 축적된 경험을 발판삼아 직접 바이오 벤처를 차리거나 주요 임원진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2016년 동아에스티가 애브비와 5600억원 규모로 체결한 라이선스아웃 계약은 현재 영진약품 대표로 있는 이재준 전 동아에스티 개발본부장이 담당한 딜이다. 이 대표는 과거 GSK에서 커머셜 딜을 주도했으며 이후 동아로 옮겨와 능력을 발휘했다. 협상장에서 격없는 분위기를 만들며 전략적인 판단으로 돋보이는 인물이다.

JW중외제약은 이성열 부사장이 BD담당 임원이다. 덴마크 레오파마에 4500억원 규모로 이전한 아토피피부염 치료제가 이 부사장의 수완을 통해 이뤄졌다. 이 부사장은 전재광 전 대표 사임에 따라 개발 부문 수장으로 JW중외제약 이사회 멤버로 선임될 예정이다.

벤처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BD 인사들이 있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3년까지 한미에 몸담으며 아테넥스에 오라스커버리를 기술수출하는 등 초기 BD 방향을 설정한 김재순 현 PH파마 전무다. 한미 이후 대웅제약 개발본부장 등을 거쳐 벤처업계로 나왔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도 유명하다. 다양한 기술계약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계약사항의 진행 단계에서 꼼꼼한 스타일이 두드러지는 인사다.

레고켐바이오의 채제욱 전무도 BD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으며 고바이오랩의 박철원 부사장도 LG, CJ, 알보젠 등을 거치며 기술 이전, 도입 및 매각 등 전 분야의 딜에서 성과를 냈다. 알테오젠의 대표인 박순재 박사도 과거 LG에서 BD를 담당했으며 창업 이후에도 직접 딜을 주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약사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BD로 미국 자운스 테라퓨틱스의 김민지 박사도 있다.
주요 BD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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