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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 훈풍, 무등급 트리거 부담도 감소 [아시아나항공 M&A]25일 공모채 상환시 유효등급 소멸…본평가시 평정 유보 부담 덜어

양정우 기자공개 2019-04-17 10:38:55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6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BBB-, 하향검토)의 매각이 결정되면서 '무등급 트리거(Trigger)'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고 있다. 그간 내주 공모채 상환시 유효 신용등급의 소멸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조기지급사유가 충족된다는 위기감이 고조돼 왔다.

신용등급 소멸을 막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신용평가사의 본평가를 다시 거쳐야 한다. 신평업계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다행히도 매각 이슈가 터지면서 신용등급을 확정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냈다. 본평가에서도 최종 평정을 유보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일 제86회 공모 회사채(6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회사가 발행한 공모채 가운데 아직 상환하지 않은 유일한 회사채다.

문제는 이 공모채가 유효 신용등급이 공시된 마지막 회사채라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아무런 조치없이 회사채를 상환하면 신용등급이 사라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유효 신용등급의 소멸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신탁조기지급사유로 기재돼 있다. 올해 2월 말 기준 1조502억원 규모에 달하는 ABS가 일제히 조기지급사유를 충족하는 위기에 놓일 수 있다.

기술적으로 유효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해 발행한 사모사채를 통해 새 등급을 받거나 극단적으로 1억원 규모의 채권을 찍어도 등급 소멸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안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용평가사의 본평가를 거쳐야 한다는 게 최대 리스크였다.

신용평가업계는 통상적으로 본평가 과정에서 발행사의 신용등급을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와치리스트에 오른 기업도 본평가를 거치면서 새로운 신용등급이 부여된다. 아시아나항공이 하향검토 와치리스트에 오르면서 평정이 미뤄졌지만 이제 유예 기간이 사라지는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발표되면서 신용평가업계는 난처한 상황을 모면했다.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를 좌지우지할 빅 이벤트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등급하향 와치리스트를 유지할 수 있는 논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등급 확정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고 본평가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일 이전에 어떤 식으로든 신용평가사의 본평가를 거칠 것으로 관측된다. 신평업계는 기존 BBB- 등급과 하향검토 와치리스트를 그대로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 신용평가사 2곳에서 평정을 마치면 무등급 트리거라는 또 하나의 고비도 넘어설 전망이다.

신용평가사 입장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등급 평정은 딜레마에 가깝다. 기존 'BBB-' 등급을 고수하자니 평정 적정성에 대해 뒷말이 나올 듯하고 'BB+' 등급을 부여할 경우 후폭풍에 따른 뒷감당이 우려돼 왔다. 이 와중에 등급 유지를 위한 본평가에 직면하는 코너에 몰렸던 셈이다.

이 회사채의 디폴트를 우려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자금 사정이 녹록치 않지만 회사채 상환은 최우선 과제다. 채권단도 발빠른 자금 지원에 나선다는 의지를 표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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