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8월 09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며칠 전 지인이 보내준 'NO 재팬' 마크에는 OK저축은행이 포함돼있었다. 사실 OK저축은행이 일본계라는 오해를 받은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그 이면에는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이 겪어온 애환이 담겨있다.최윤 회장은 재일교포 3세다. 일본에서 약 60개의 한식업 체인점을 내는 등 사업적으로 성공을 맛본 인물이다. 그는 여기 그치지 않고 '양질의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대전제는 다르지 않다며 한국 금융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J&K라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한 최 회장은 국내에서 부도가 났던 일본 업체를 인수해 2002년 대부업을 시작했다. 기존 대부업계의 주먹구구식 운영과는 달리 일본 '대금업' 노하우를 활용해 업계 최초로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도입했다.
'재일교포=일본인'이라는 잘못된 인식과 과거에 일본 법인이었던 곳을 인수했다는 점이 맞물려 일본계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을 비롯한 아프로서비스그룹 지배구조 꼭대기에 있는 최윤 회장의 국적은 대한민국이다. 나고야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일본에 귀화하지 않았다. 슬하에 둔 1남 1녀 역시 한국에서 태어났다. 법인도 한국 소속, 고용도 한국에서 이뤄진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이 배당을 한 적도 없지만 하더라도 '국부유출'은 아니다.
그럼에도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의 경계에 위치한 만큼 끊임없이 한국인임을 증명해야 했다. 어디에도 온전히 소속되기 어려운 디아스포라(Diaspora)의 비극이다. 그는 일본인으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 녹색 대한민국 여권을 들고 다니며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OK라는 사명이 '오리지널 코리안(Original Korean)'의 준말이라는 사실이 가볍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특히 지난 6월 재일 금강학교의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한 건 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오사카에 위치한 금강학교는 1961년 대한민국 정부 최초로 인가받은 해외 한국학교로, 한국인만이 이사장으로 재임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재학생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 등을 가르친다. 선임 당시 재일교포 사회에서는 젊고 성공한 3세대 CEO가 민족학교를 대표해 센세이셔널했다는 전언이다.
최근 일본계 불매운동의 불똥이 저축은행에도 튈 가능성은 작다는 게 중론이다. 금융당국과 업계에서는 대규모 예금인출 등 실질적인 피해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억울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기 신념을 따르는 이를 피해자로 만드는 일은 경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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